대학 교수님들의 월급 외 수입

기본카테고리 2009. 10. 9. 12:58

정운찬 총리의 거짓말이 자꾸 드러나면서 과연 정운찬 총리가 자기 소신대로 뭔가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표하는 보도가 많다.

그 중에도 교수 시절에 큰 기업체에서 정운찬 씨의 네임밸류를 이용한 배팅들이 문제가 되어 "고문기술자" 라는 오명까지 받게 된 교수들의 부수입에 대한 보도는 이 시점에서 특별한 느낌이다.

국회의원이나 일부 언론에서 "정 총리의 말에 신뢰가 없고, 영이 안 서는데 어떤 공무원이 따라 줄 것인가?" 하는 질타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총리 류의 사람들이 힘의 원천을 국민이나 공무원들의 신뢰로 보지 않고, "대통령"으로 보기 때문에 정확지 않은 질타라는 게 내 생각이다.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은 선거 때나 시적으로나 정당 카피로나 잠깐 써 먹힐 이야기지 누가 그것을 지금 믿겠는가?

권력은 국민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 되어 버렸다.

그만치 "꿈" 이랄지, "에스프리"를 잃어 버렸다.

다음은 교수들의 부수입에 대한 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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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걸", 대학교수들의 배터지는 불로소득
[오마이뉴스] 2009년 10월 09일(금) 오전 10:52 | 이메일| 프린트
[오마이뉴스 이경숙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아파트와 자녀의 석차를 삶의 목표로 하는 닫힌 사회", 이 사회를 탈피하겠다고 국무총리가 취임사에서 말했다. 그는 이 말을 하기 전에 먼저 고백부터 해야 했다. "내가 사회를 이 꼬라지로 만들었다"고. 자식교육을 위해 자식에게 미국 국적을 권유했고, 위장전입도 했으니 내가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그러나 제법 깨끗했다는 그도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처럼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이었다.


나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아마 그들 세계에서는 제법 깨끗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세계에서 정운찬은 대학원생 돈 떼먹거나 마구잡이 부동산 투기를 안했다면 충분히 고고한 척 하면서 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들 세계는 보통 사람들이 돈 벌고 자식 키우는 세계와는 너무나 다른 소득구조를 가진 세계이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대학 강사이다. 강사로서 가까이 있는 교수들을 보면, 그들이 왜 그렇게 아파트 평수와 자식교육에 안달하는지 저절로 보인다.


흔한 말로 교수들은 연봉 말고도 두둑한 딴 주머니가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yes24, 하나금융연구소에서 각각 연 6천만 원, 1억여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망을 피해가기 위한 그의 말처럼, 설령 원고 몇 번 써줬다 해도 원고 몇 번에 연 1억6천만 원이라는 부가소득이 생겼다.


사실 모두가 아는 일이지만, 어디 고문이 무슨 일을 하는가. 고문은 아무 일 하지 않는 사람이고, 고문이 뭔가 참견하고 일하려고 하면 진짜 고문(拷問)이기에, 기업들은 그런 고문을 쓰지 않는다. 그런 고문을 맡고 연 1억 6천만 원을 받았다. 문제없이. 사실 문제없다기보다 그들 세계에선 그게 뻐길 만한 능력이다. 어디 그뿐이랴. 기업 회장마저 궁핍하게 살까봐, '소액' 1000만 원을 직접 쥐어주시질 않나.


이런 고문자리가 아니라도 대학에서는 딴 돈이 생기는 구멍들이 수두룩하다. '소소하게' 들어오는 큰 돈들이 즐비하다. 프로젝트 할 때마다 받는 돈, 학위논문 심사 때 챙기는 거마비, 계절학기 강의료, 논문실적을 올리기 위해 대학마다 걸고 있는 돈따먹기 논문게재비도 있다. 대학마다 거마비가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취직이 잘 되는 과를 중심으로 거마비는 은밀하게 돌고 있다.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사립대학보다 '월급이 적어 계절학기 강의를 꼭 해야겠다'던 국립대학 모 교수는 하루에 세 시간씩 한 달 바짝 계절노동을 한 대가로 계절학기 강의료 수백만 원을 챙긴다. 이 돈은 외국 보내놓은 자식들 살피러 가는 여비로 대개 쓰인다.


네이처와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게재하면 1억을 툭 던져 주는 대학들도 있다. 그런 대단한 학회지가 아니더라도 학회지에 논문을 실으면 대학들은 꼬박꼬박 돈을 주신다. 한 편당 200만 원 하는 대학에서부터 적어도 오륙십만 원씩.


그뿐이랴. 외부 특강이야말로 더 없이 좋은 기회다. 대학교수라는 타이틀만 달면, 대기업에서야 시간당 백만 원의 돈도 거뜬히 주지만 규정이 '까다롭다'는 국립대학에서조차도 시간당 30만 원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두 시간 강의를 해도, 세 시간쯤으로 알아서 올려준다. 게다가 원고료까지 보태면 100만 원은 너끈하다.


그렇다고 교수연봉이 적은 것도 아니다. 2008년 11월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대학 정교수의 연봉이 1억이 넘는 대학들이 20개, 9천만 원 이상이 총 60개, 8천만 원 이상이 총 119개, 7천만 원 이상이 174개, 6천만 원 이상이 186개이다. 그래도 대학들은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적 대학이 되려면 연봉을 자유롭게 올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큰 소리다. 국립대학 교수들은 사립대학 교수들보다 월급이 적다고 아우성이다.


교수들만 그런 건 아니다. 대학도 가진 자들에게는 돈을 잘 챙겨준다. 어차피 그 돈은 내 주머니의 돈이 아니라 학생들 등록금이거나 국민 세금이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되기 전 한양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이름을 올려놓고 단 두 번 강의에 연봉 3600만 원을 받지 않았는가. 가진 자들이 부동산 투기를 하고, 사기를 쳐서 버는 돈은 젖혀두자. 그들이 끼리끼리 알아서 챙겨주는 사실상 불로소득만으로도 보통사람들이 보기에 배가 터질 지경이다.


그러니 "이 좋은 걸" 왜 안 하겠는가. 보장된 "이 좋은 길"을 어떻게든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겠는가. 그래서 교수들이 더 자식교육에 기를 쓰고, 부동산 투기에 목을 매단다. 까짓것 몇 년만 공부 좀 하면 이 달콤한 세상이 기다리는데, 그 세상을 향유해왔고 끼리끼리 애써 만들어놓았는데, 자식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돌릴 수야 없지 않겠는가.


그들이 지금 사회를 이 꼬라지로 만들었다. "아파트 평수와 자녀의 석차가 삶의 목표인 사회"로. 이 표현은 정운찬 총리가 사회를 읽는 안타까움이나 탁견이 아니라, 그가 그렇게 절실하게 살아왔다는 고백이다. 그래 놓고, 나도 자랄 때는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말하는 그들의 뻔뻔스러움. 그래 놓고 대학의 비정규직들에게 시급 4000원도 아까워하고,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되는 임금을 받는 용역직들의 월급을 깎자고 덤비는 곳이 대학이다.


(*대학들마다 사정이 다르다. 전국200여 개 대학 가운데 정교수 최고 평균연봉은 1억7천여만 원, 반면 평균연봉이 6천만 원 미만인 대학도 16곳이 있다. 그리고 대학교수마다 편차가 심해서, 여기서 말한 돈과는 무관하게 연구하며 사는 교수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