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뭔가...

용산 부활도

가을강 2010. 1. 9. 23:29

70년대 이후 큰 사건이 발생하면서 뚜렷하게 상징성을 띄는 단어들이 있다.

모든 단어들은 동전처럼 서로 상대를 갖고 있지만 시국이나 민주주의 민중과 관련된 것들은 특히 그러하다.

청계천 상가는 전태일 분신과 억압 수탈 구조,

박정희의 죽음과 김재규,

광주는 참혹한 학살과 신군부,

박종철은 물고문과 거짓말장이 경찰,

이근안은 고문 공권력과 가짜 간첩,

시청앞 인파 하면 월드컵 노무현 촛불이 떠오르고,

촛불하면 무자비하게 짓밟는 경찰들의 야만성과 꽉 막힌 명박산성이 바로 떠오른다.

조중동 하고 부르면 눈알 휘번덕이며 각지고 퉁퉁 불어 터질 정도로 큰 얼굴과 메기 입으로 악악 대는 멧돼지가 떠오른다.

교장이라고 하면교사들을 채찍질 해 가며 아이들을 시험 지옥으로 몰아 넣으며, 말 안 들으면 몰인정하게 잘라 버리는 목 뻣뻣한 탐욕자가떠오른다.

김문수 하면 교활한 배신자의 이기적인 눈초리가 먼저 떠오른다.

한나라당 하면 목 짧고 디룩거리는 눈을 굴리며 배가 불뚝한 잔인한 깡패들과 거짓말장이 인상이 먼저 떠오른다.

민주당 하면 그저 무능함과 무책임으로 뺀질뺀질한 얼굴만이 떠오른다.

이제 용산 하면 불이 나도 용감 무쌍하고 잔인한 진압 폭력과 여섯 명의 애꿎은 목숨이 생각나고 전태일, 광주가 같이 오버랩 된다.

오늘 낮에 서울역 앞 광장에서 영결식을 하고 용산 참사 현장에서 노제를 지냈다고 한다.

눈 속에서 유족들은 통곡하고 시민장례단 2000 명과 참석 시민 2000 여명이 크나큰 안타까움과 슬픔으로 같이 눈물을 흘렸단다.

경찰들은 새로 취임한 서울경찰청장의 "불법 시위는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는 엄포가 있어서인지,

저네들이 정당하게 행사한 공권력이 훼손당해서 분노했는지 장례행렬을 그렇게 방해하였다고 뉴스가 전한다.

저렇게 하지 못한 10 년 동안 얼마나 근질근질 하였을까?

힘이란 쓸 데쓰라고 있는 것인데......

행진을 할 때 용산참사 희생자 5 명이 불 속을 뚫고 다시 살아난다는 "부활도" 를 펼쳐 들고 행진하지 못하게 하려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마치 개가 저 스스로 무서울 때 더 짖는 것 처럼 대한민국 경찰이 이 정도로 겁쟁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기회만 있으면 "용서 받지 못하는 시민들의 시위" 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칠 것인가 걱정이 든다.

강자에 순한 법치와 약자에게 가혹한 법치가 명백하게 드러나는이 시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게 될까......


<2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