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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노래가 귀에 들린다.

가을강 2010. 9. 30. 17:01

조용필 이문세 김광석 전인권 윤도현 등 이후로 귀에쉽게 들어 오는 노래가 별로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가수를 모르게 되었다.

설운도 현철의 노래란 것들도 그 전 세대 가수들의 뛰어남에 묻혀서 그저 그랬다.

안치환 김종환 강산에 등의 노래들은 윤도현의 노래에 덮였다.

그래서 요즈음의 가수들은 쉼 없이 명멸해 가는 불꽃처럼 수 없이 왔다 사라져 갈 뿐이었다.

오죽하면 '강아지 옹아리' 라고 내가 비웃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론 이런 나에게 나는 일말의 미흡함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뭐냐면 '나도시대의 흐름들을 모르고, 맞지 않은 채 완고해져 가는구나' 하는 불안감이다.

이래선 안 되는 거 아닌가......

고목처럼...

마음이 고목이면 몸도 고목이 되어 가는 거 아닌가.

그저 흘러 간 노래, 지나가 버린 시간들에만 익숙해져 가는 눈과 귀가 희미하다 못해 마음과 영혼마저 딱딱해져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이승철의 '그사람'을 듣고 배웠고, 내친 김에 '사랑 참 어렵다' '그런 사람더 없습니다.' 를 배워 부르면서 이른 바 신세대 노래들에 대한 벽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 신세대 노래들을 들을 수 있겠다 라고 아내에게 말했더니 "이승철이 무슨 신세대냐?" 고 한다.

하긴 며칠 전 티뷔에서 25 주년 콘서트 하는 걸 보니 마흔이 훌쩍 넘었다.

어쨌건 간에 내가 세대가 바뀜에 따라 바뀌는 가수와 노래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건 사실이 아니랴.

아들 며느리 조카들이 아는 모든 가수들과 노래들을 다 알게 되거나 귀에 모두익숙해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강아지 옹아리'로 들리지는 않는다.

어수룩한 트롯이나 소위 성인가요에 대한 식상함과 비호감에 비하면 신세대 노래들이 오히려 귀에 편하다.

어설픈 블루수 발라드 보다는 락이 편했던 것처럼.

색스폰을 열심히 연습해 댈 때 악보공장에서 악보들을 여러 개 다운 받아서 내 악보함에 담아 놓은 것을 다시 열어 보니 임재범이라는 가수의 노래 "사랑보다 깊은 상처" 라는 노래가 눈에 띄었다.

그래서 이 아이의 노래를 들어 보니 귀에 거슬리지 않고 금방 들어 온다.

요새 뜬다는 "밥만 잘 먹더라" 라는 노래도 들어 보니 제법 재밌다.

아주 오래 전에 김경호의 "나의 사랑 천상에서도" 를 호기심으로 배울 때가 생각이 난다.

임재범의 노래를 자주 들어 보자.

<2010.9.30>

어려운 글월도 백 번을 외우면 저절로 깨친다더니 노래도 결국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