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생각과 취미

꺼낸 기체 다시 넣기

가을강 2005. 6. 29. 12:46

< Petula Clark- Happy heart>

지난 6.26 일 유명산으로 비행 갔습니다.

1. 모르진 풍경

11 시 경 모르진 도착.

부부 금슬에 따라 잘 자란다는 자귀 나무 꽃 향기가 은은하고 깊게 퍼 집니다.

이 나무 껍질은 합환피라고 하여, 부부 간의 정애를 도와 주는 한약재로 쓰입니다.

몇 가지 꺾어서 물병에 꽂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법 큰 호박벌이 윙윙 꽃 가루를 묻히고 있는 모습을 찍어 보려 했으나 실패...

바로 옆의 복숭아 나무에 복숭아가 제법 달렸습니다.

모르진이 맨 손으로 솎아 주길래 안 가렵느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하여 조금 놀랬습니다.

나중에 도착한 리냐드님과 같이 자귀 꽃 구경을 하면서 개 들을 예뻐해 주었습니다.

풀 밭에서 늘 뒹굴며 놀기 때문에 진드기가 잘 붙는다면서 임신한 코코와 백구 강아지 에게서

진드기를 뽑아 주는 모르진을 도와 나도 몇 마리 잡았는데, 손톱으로 톡톡 누르면 까만 피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신나게 빨아 먹은 것 같습니다.

모르진이 레인보우를 타다가 볼레로로 바꾸었다고 하여 정말 탄복 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 끗 낮추기가 아니라 세 끗 낮추기를 실천 하였다고...

2. 착륙장

안개가 제법 끼어 있으나 오후 되면 날씨는 괜찮을 거라는 모르진의 말에

리냐드 님과 착륙장으로 향 했습니다.

스카이 필과 허 재을 회장, 종덕씨, 종록이, 종철씨 현옥씨를 만나 반갑게 인사.

보니까 다들 가족과 동반하여 북적북적 합니다.

부인들은 다 건강하고 좋은 성품을 가진 현모양처 들이더군요.

아이들을 상당히 활발하게 자라게 하는 것으로 보아 다들 트인 성격들 같아서 친숙한 느낌이

아주 빨리 들었습니다.

바로 올라 가기로 하여 리냐드 님 차를 타고 이륙장으로 직행.

3. 이륙

이륙장은 바람이 정풍으로 아주 순하게 잘 불어 줍니다.

그런데 어영부영 하는 사이에 바람이 약해 지더니 무풍, 측풍, 배풍으로 바뀌었습니다.

필의 착륙 지도를 받고는 이륙을 시도 하였습니다.

처음엔 전방이륙으로 뛰었으나 땅 바닥이 꿀렁꿀렁 해서 연지 견제를 못 하였던 듯,

실패...

그래서 아예 좌측풍일 때 후방으로 기체를 띄워서 확실하게 견제를 하고 뛰었습니다.

역시, 사뿐하게 이륙이 되어 한화 쪽 능선을 향해 날아 갔습니다.

안개가 깔린 파아란 여름 유명산은 너무나 편해 보입니다.

몇 시간 전에 누군가가 나무에 불시착 하였다는 게 생각이 났는데, 하나도 안 다쳤을 거 같습니다.

보조쌕을 한 번 쳐다 보고, 기체의 모습을 보아 가며 조종줄의 텐션을 맞추어 갑니다.

3. 착륙

어느 덧 착륙 모드로 접어 들었습니다.

고도가 제법 되어 철골 구조물 쪽으로 한 번 갔다가 다시 절벽 능선을 따라 앞으로 전진.

썬 목욕탕이 보이는 곳 까지 쭉 나가서 착륙장으로 틀었습니다.

필이 배풍 착륙할 거라고 유도 합니다.

절벽 능선과 착륙장을 몇 번 오가며 고도를 깎아 들어 갑니다.

고도가 아직 높으니 한 번 더 갔다 오라고 지시 합니다.

그러나 필이 파고 들어 가라는 데 까진 감히 못 가고 틀은 결과

약간 높은 고도로써 착륙하게 되어 동체 착륙을 하고 말았습니다.

필이 와서, 더 파고 들었어야 했다고 말하길래, 상공에서는 못 갈 것 같다고 이야기 하였지요.

4. 두 번 째 비행 시도

점심을 대충 라면으로 때우고 한 번 비행 하자는 필의 말에 따라 귀곡산장에서

열무 국수, 김치 전을 먹었습니다.

믿음사랑과 베스트 플라이 박 회장님도 동석을 하여 대식구가 먹는 열무 국수는 참으로

별미 였지요.

이륙장에 도착 하니 완전 배풍이 찬란 합니다.

윈드쌕의 꼬리가 아주 빵빵하고 당당하게 옆으로달립니다.

정말 오만무쌍으로 보일 정도 이더군요.

배풍 이륙장으로 바로 와서 태산이 필이 멋지게 나갑니다.

배풍 이륙장에서는 몇 년 전 항동 정비에서 날아 본 경험이 딱 한 번 밖에 없어서 망설여 졌습니다.

믿음사랑이 하지 말라고 권 하고 허 회장과 리냐드님도 만류 합니다.

그래서 날아 가는 저 쪽 방향의 바람이 대개 어떠냐고 물으니 그건 괜찮다고 하길래

가방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착륙한 필이 바람이 좀 거칠고 비가 오기 시작하니 비행하지 않는 게 좋다는 무전이 왔습니다.

에효~ 좀 아쉽지만 깨끗하게 접기로 하였습니다.

비행 하려던 마음을 접기란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확인 하였습니다.

리냐드 님 차를 타고 내려 오는 중에 날이 갑자기 어두워 지더니 비가 억수로 쏟아 집니다.

그래서 비행 안 하길 잘 했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착륙장에 도착 하였습니다.

5. 살구 따기

이륙장 올라 갈 때 봐 둔 살구 나무를 찾아 보았습니다.

비가 억수로 쏟아 지고 있어 잘 딸 수 있을까 걱정 하였지만,

우산을 쓰고 막대기를 찾아 그걸로 후리면서 살구를 땄습니다.

한 모자를 따서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서울 올라 오면서 조금씩 베어 먹었는데,

그 시고 떫은 맛이 정말로 끝내 줍니다.

밀리고 밀리는 6 번 도로, 짧은 시간에 123 미리가 왔다는 그 비 도로 에서

다섯 개나 먹었습니다.

딱딱한 살구는 정말로 떫더군요.

108 회의 비행은 양평에서의 후방 이륙과 단단 비행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