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강 2005. 4. 28. 12:47

감 나무의 순들이 많아 진다.

사람 눈에 감 나무 순이 보일 때에는 일시에 순이 다 난 것으로 착각 한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감 나무를 싸는 연두 빛 안개가 짙어 감을 보고는

감 나무 순의 자리가 더 많았음을 깨닫는다.

자세히 보면 많은 순이 돋아서 감나무를 파아랗게 만들었지만,

어떤 가지는 아직까지도 마른 채로 있어 한 감나무에 서로 다른 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면 그 마른 가지도 연두 순을 내고 있다.

역시 이르나 늦으나 순이 나는 자리는 예약 되어 있었던 거다.

달이 한 두달 더 지나서 순이 나지 않는 놈들은 아마 죽은 가지 일게다.

예약된 자리를 못 채운 셈이다.

이것도 아마 몸통을 살리기 위한 자기 죽이기 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