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생각과 취미

서해가 동해 보다 더 좋은 이유 -개펄

가을강 2005. 4. 20. 18:35

난 서해가 동해 보다 더 좋다.
동해의 그 물을 보면 "시퍼런"이란 꾸밈씨가 들어가는

안 좋은 사물이 같이 떠 올라 정이 안간다.

시퍼런 비수의 날, 서슬퍼런 기상, 시퍼런 멍, 시퍼런 도끼......
무슨 독기 품은 칼날 이나 냉기 같은 것이 떠 오른다.

그리고 깊이도 알 수 없는 그 속이 너무 끔찍 하다.
그에 비해 서해 바다는 얼마나 포근 하고 정감 가고, 풍부 한가...

동해엔 살아 있는 생물을 쉽게 찾아 보기 힘들지만,
서해엔 조금 바깥 만 나가도 게, 조개, 굴, 망둥이, 갯지렁이.....
생명체를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물이 막 빠진 개펄을 보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대지가 쫘악 펼쳐져 있다.
그야말로 어머니의 상징인 젖 줄과 감 쌈을 볼 수 있지 않은가?

물이 바로 썰고 난 개펄,

또 하나의 드러나지 않던 세계.

난 개펄을 막아 논이나 공단으로 쓰겠다는 존재는짐승이
악마의 사주를 받은 인간 탈을 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