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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4.14 나는 아들에게 어떤 사람일까?
- 2005.04.14 9.11 담 날 부터 부시 인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 2005.04.14 꿈은 계속 된다...월드컵 4 강 전 관람기...
- 2005.04.14 내가 소망하는 것 들 중의 하나.....
글
나는 아들에게 어떤 사람일까?
내가 싫어하는 인간형 중의 하나가 "완고함" 입니다.
어제도 난 아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야단 쳤습니다.
의심 만에 근거하여 야단을 쳤고, 아들은 눈물로써
나의 의심에 참을 수 없는 억울함을 표하였지요.
고삼이라고, 매년 데리고 가던 벌초도 면제를 해 줬건만
도서관 간다고 나가서 밤 11시에 들어 온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어디에서 오냐?
명지대 쪽에서요...
뭐 했어?
오락이요...
오락을 얼마나 했어?
도서관에서 8시반에 나와서 한시간 반 정도요...
임마...그럼 아침부터 여덟시 까지 도서관에서 있었어?
예!
새꺄...그럼 왜 지금까지 전화 한 통화 안 하고 전화도 안 받았어?
난 야단을 치면서 내가 아들에게 완고한 아버지, 의심덩어리 아비로
인식될까 싶어 어떻게든지 아들을 거짓말장이,
아비는 추리력과 영감과 직관이 정확한 아비로 결말 지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아들에게 어떤 아버지로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정말 그냥 완고 덩어리로만 보여지지 않을까?
혹시 위선자로는?
수능을 2 개월 앞 둔 놈이 긴장의 끈을 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쥐 잡듯이 잡는 내 모습이 너무 왜소하고 치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까짓, 대학 안 가거나 못 가면 어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내가
이렇게 까지 치사한 의심을 못 버리다니......
밴댕이 같으니라고....
혹시 아들의 진로와 미래를 부모의 알량한 자존심 만족의 도구로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닌지, 나 스스로도 끔찍하더군요.
아직도 학과 성적 하나 뛰어나지 않다고 애 기죽이지 말자고 생각하는
내가 막상 각론에 부딪쳐서는 이렇게 화를 내고 흥분하다니......
아들은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래도 오랫동안 무릎 꿇고 앉은 것이 고통스러워 보여 중간에
책상다리 자세로 바꿔 준 것으로 약간의 위로를 삼지만.......
아들의 눈물이 자꾸 눈에 아롱거려 맘이 쓰립니다.
아버지의 의심을 받았다는 분함, 그 의심을 풀어 줄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분통함에서 나오는 눈물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쓰립니다.
집착을 버려야지.....
욕심을 버려야지.....
외출해서는 오락이면 오락, 농구면 농구, 노래방이면 노래방....
한 가지 아이템으로만 놀다가 들어 오기로.....
두 가지 이상을 즐길 땐 꼭 연락하여 허락을 받기로.....
나가선 반드시 전화를 하고 받을 수 있도록 하기로......
늘 되풀이 되는 싱거운 결말이 되고 말았지만
정말 쪼잔하기 짝이 없는 아비가 되고 말았어요.
그러나 아침 7시에
"아버지! 학교 다녀 오겠습니다" 하면서 잠에서 덜 깬 아비의
손을 잡아 주고 나가는 녀석이 너무 예뻤습니다.
<해병대 제대 4 개월을 앞 둔 아들이 고 3 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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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담 날 부터 부시 인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TV를 계속 보고 있으니, 부시의 인기가 오히려 올라가고 있으며
외교 군사 정책이 더 강경으로 치달을 거라고 한다.
한반도와 관련해서 대북 강경노선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며
긴장이 더욱 고조해 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는다.
이런 예측이 맞을지는 모르겠으나 아주 기분 나쁜 예측이다.
안경만 씌우면 꼭 밴뎅이 회충의 확대형인 자가 힘을 얻어
한반도의 전쟁위협을 높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기분 나쁘다.
"내가 봐 주고 지켜 줄테니 보호비를 내고 내가 시키대로 하라"는
논리는 좋게 보면 식민주의, 제국주의, 패권주의이지만,
따지고 보면 조직 깡패의 논리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천부의 특성이 무언가?
모든 인간이 다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나라가 다 똑같진 않다는 것이다.
인간은 저항하기에 인간이고, 존재 가치이다.
그래서 인류사회는 발전해 왔고 서로 싸워 온 것이다.
쓰는 말이 다르듯이......
그래서 사람들은 합의한다.
전쟁을 없앨 수는 없어도 줄일 수는 있다는 것에...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 반대에도 합의할 수 밖에 없다.
전쟁을 줄일 수은 있어도 없앨 수는 없다는 것에......
미국이 엄청 큰 피해를 당했다.
국가안보, 세계평화 지키기, 테러에 대한 응징 이라는 명분으로 또 엄청난 보복을 일으킨다..
그러나 아랍 민족을 모두 청소해 버릴 수는 없다.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을 공습하거나 쳐들어가서 군사시설을 파괴하고
정권 담당자들을 실각시킬 수도 있겠지만, 나치도 못한 인종청소를 할 수 있을까?
보복을 당한 이슬람 쪽의 과격주의자들, 전쟁 상태 임을 선언한 이 들이
그냥 숨죽이고 있을까? 투항할까?
또 다시 테러를 일으킨다...
지금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절대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또 테러를 일으킨다.......
테러와 응징 보복 전쟁의 악순환은 언제까지 라도 계속된다.
그리고 말하겠지.....
테러를 없앨 수는 없어도 줄일 순 있다 라고.....
그리고 테러에 대한 응징은 정당방위이고 정의라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일거다.
보복에 대한 보복 테러는 정당방위이고 역시 정의라고.....
결국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스스로 제기하게 된다.
그럼 어쩔 수 없는 운명이란 말인가?
그런데 그동안 미국이 테러의 위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테러분자들로 하여금 감히 미국을 공격할 맘이 없겠금 겁을 먹고 있었기 때문일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화에 대한 미련을 많이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본다.
멀리 바다의 항공모함에서나, 까마득한 높이에서의 미사일 공격이나
폭격에 맛들인 미국이 지니고 있었던 군사력에 겁을 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주 작고, 짧은 평화에 대한 기회나 기대를 갖고 있었기 때문 이었다고 생각한다.
전쟁이나 테러를 없앨 수는 없어도 줄일 수는 있다면 군사력과 테러를 사용하는 것 부터 줄이고
인간대 인간, 국가대 국가 간의 신뢰를 쌓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존심이란 감정의 굴레를 어떻게 벗을 수 있을까?
결국 악순환은 계속되고 말 것이다.
그럴 망정 군사력과 테러를 늘이는 방법으로 이것을 막는 것 보다는
줄이는 방법으로 이것을 예방하는 것이 논리에도 맞지 않을까?
미국의 강경노선이 힘을 얻어 간다는 것이 매우 찝찝하고 정말 기분 나쁘다.
<2001 년 9.11 테러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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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계속 된다...월드컵 4 강 전 관람기...
상암동 경기장은 마포나루에 드나들던 황포 돛배를 형상화 하였답니다.
양쪽 골문을 직선으로 하였을 때 좌우 지붕은 펼쳐진 돛의 선을
그대로 살린 것 같이 날렵하고 예쁘더군요.
북쪽과 남쪽은 사잇 하늘을 보게 하였고...
골문 뒤에서 보니 115미터 된다는 거리가 의외로 짧아 보였고
골문은 더 넓어 보였습니다.
66000명 정도가 들어 찬 응원석도 의외로 시끄럽지 않았고...
오히려 잠실에서 응원할 때가 더 요란했던 것 같습니다.
그 소리가 관중석에서는 분산이 되고, 운동장이나 하늘 위로는
집중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전엔 이운재의 등에서, 후반전엔 칸의 등 뒤에서 봤지요.
전반전에 독일 선수들이 공격주도권을 갖고 우리의 골문을
위협하였지만, 하나도 걱정이 안 되었습니다.
티비에서 볼 때 처럼 그렇게 위험스러워 보이지 않더군요.
독일 선수들의 집요한 공격은 부정확했고, 각도가 없었고
이운재와 우리 수비수들의 선방은 유효적절해 보이더군요.
그러나 막상 후반전이 되어 골문을 바꾸고 나서 보니
우리의 골문이 그렇게 위험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김태영의 패스미스 하나가 그대로 골로 연결되었지만
그 이전부터 우리의 패스미스,드로잉 미스가 자꾸 맘에 걸렸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공격에 가담했던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기도
전에 가로채이더니 그대로 한 골로 이어지고 말더군요.
그 때가 15분 정도 남겨 두고 있던 시점이었지요.
경기장 시계는 전반 후반을 따로 따로 표기하지 않고
90분으로 표기 합니다.
이 때, 한 골 정도는 어떻게 되든지 간에 들어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
막상, 칸의 몇 개의 선방과 우리 선수들의 헛발과 뻥차기가
계속되는 것을 보고는 정말로 초조해지더군요.
정말 정말 너무 너무 지쳐 있었습니다.
슛의 예리한 각도와 높이와 쎄기가 맞지 않더군요.
송종국 이천수 안정환 박지성 등의 슛, 설기현의 밀리는 모습....
예의 버벅이 또 나오더군요.
차두리는 골과는 인연이 약하지만, 공과는 인연이 있는 듯
이 아이가 공을 잡기만 하면 일단은 센터링까지 하더군요.
제치고 치고 들어가고 달리는 모습이 야생마 같습니다.
그러나 부정확함과 상대의 덩치에 밀리는 것은 눈에 훤히 보입니다.
작은 차이가 결과에 가서는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이말을 실감한 날이었지요.
적의 골대 뒤에서 보는 적은 너무나 잘 막아 내고 있었고
우리 선수들은 극심한 피로에 따른 부정확이 여실했습니다.
아 아......
그러나 한 골이라도 넣고 졌더라면......
하는 마음이 자꾸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양측을 다 축하하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기립 박수는
이 날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고 우리 선수들의 사면을 향한 인사와 이에 대한 박수는
마지막 경건 의식이었습니다.
아 아..언제 또 이런 날을 맞겠습니까?
우리 국민 모두 너무도 장한 하루 하루 였습니다.
허탈의 깊이와 농도는 얼마나 오래 갈지......
하루라도 빨리 빠져 나와야 할지,
아니 좀 더 잠겨 있어야 할지,
가슴이 찬 것 같으면서도 비어 있고
아쉬운 것 같으면서도 뿌듯하고
진 것 같으면서도 이긴 것 같고
잃은 것 같으면서도 얻은 것 같습니다......
포만도 아니고 주림도 아닙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우린 뭔가 하려 했으며 해 냈으며 멋진 꿈을 꾸었으며 이뤘습니다.
그리고 꿈은 계속될 것입니다.
<2002년 독일과의 준결승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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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망하는 것 들 중의 하나.....
모진 놈 옆에 있다가 같이 벼락 맞지 않는 것,
내가 모진 놈이 되거나 나 벼락 맞을 때 다른 사람 벼락 맞게 하지
않는 것 입니다.
모진 나라,미국이 우리가 눈 뜨고 살 동안 망하기야 하겠습니까?
또 그 나라가 갑자기 망하면 얼마나 많은 나라들과 사람들이 고통을 받겠는지요?
어쩌면 섭리란 게 있어 서서히, 그 나라 아닌 나라나
악귀 아닌 사람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또 어쩌면 의인 서 넛이 있기 때문에 멸망의 시간을 늦추고 있는지도 모르구요.
그러나 또 모릅니다.
그 날이 도적같이 갑자기 올 수도 있다 잖습니까?
9.11 이후 우편으로 전달되고 옮기던 탄저균 이라는하얀 가루로
인해 온 나라가 겁에 질리던 것 처럼 종말은 어느 순간에 갑자기
하나의 밑 벽돌이 빠지면서 자가 연쇄 분열을 일으켜서
그냥 무너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같이 벼락 맞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고
내가 모진 놈이 안되길 바라는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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