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 세월

기본카테고리 2016. 6. 13. 11:17

            [노시] 세월

 

 

시간은 나이 대의 속도라더니

 

65 키로로 간다

 

아니 그 이상이겠지

 

 

 "육 십? 좋은 나이지 " 듣던 때

 

엊그젠데

 

그 말을 하던 선배가 되었다

 

흔한 말로 살아 온 시간보다

 

살아 갈 시간이 엄청

 

줄어들었다

 

 

 하고 싶었던 일이 더 많던 때

 

해야 하는 일이 참 많던 때

 

못 해서

 

안 해서

 

아쉬웠었던가?

 

지금 생각하니 별 생각이 안 난다

 

중요한 일이 아니었나 치부해 본다

 

 

 많은 이들이 정리해야 할 때라던데

 

누리고 즐기고

 

평온하게 살 때라던데

 

아직도 져야 할 짐이 있어

 

매일 매일 끊지 못할 일이 있어

 

부러움 사고 있으니

 

이것도

 

복인가?

 

그래서 세월이 더 빠른가 보다

 

 

 요새

 

아홉 살 한경이도 그런단다.

 

왜 이렇게 일 주일이 빨리 가느냐고...

 

금새 토요일이라고...

 

아내가 학교 다닐 때는

 

한 주가 그렇게 늦게 갔다던데

 

나는 그 생각도 안 들었던 같다

 

 

 하여튼

 

요새는 너무 빠르다

 

<2016.6.13>

 

 

 

 

 

2015 서울싱잉커플즈 창단 40 주년 기념 36회 정기콘서트 후기

기본카테고리 2016. 1. 9. 12:26

                            단비를 몰고 오는 서울싱잉커플즈 연주회

 

서울싱잉커플즈의 콘서트가 열릴 때에는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자주 내립니다.

이 연주회가 사람들이 이유 모를 갈증을 조금씩이라도 느끼고 있을 때, 그것도 목마른 땅을 적시면서,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즈음에 단비를 불러 오는 것 같습니다.

뭔가를 서두르게 될 때 오히려 차분한 마음이 필요함을 일깨우듯이요......

창단 40 주년 기념, 36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2015.11.22 일 밤에도 비가 내렸지요.

 

 올해가 창단 40 주년 째 라더군요.

중동 친구들과 종훈이 지인들이 함께 한 뒤풀이에서 종훈이에게 들으니 1975 년에 합창단을 창립하였답니다.

올해 예순 네 살인 종훈은 창단 5 년 째에 입단하였다고 하며 창단 멤버인 신상철 선생님이 1938 년 생이시라니 이 조직의 생명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창단 후 3 년 째에 첫 연주회를 연 이후 지금까지 서른여섯 번을 계속해 온 것은 세대 간의 조화, 남녀 간의 조화가 빚어 낸 materpiece 자체라는 감탄이 저절로 생깁니다.

이 자리를 빌려 축하를 드립니다.

이 합창단이 꾸준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여성 단원과 피아노 반주자들의 드레스 코드인데 올해엔 핑크로 정한 모양입니다.

피아노 최윤진 씨의 연한 분홍색 드레스, 최은미 씨의 깊은 분홍색 드레스, 여성 단원들의 옅은 분홍 드레스 단복이었는데 올해에도 저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으며 눈을 호사시켜 주었습니다.

 

 이번 연주회는 구성을 제 36 회 정기연주회와 창단 40주년 기념연주회로 나눈 것 같습니다.

정기연주회의 합창곡은 에릭 휘태커와 모르텐 로리젠으로, 테마 연주는 안토니오 비발디의 글로리아와 세계의 포크송으로, 40주년 기념연주회는 2 부로 구성한 것 같군요.

 

 콘서트의 문은 에릭휘태커의 워터 나이트와 모르텐 로리젠의 Dirait-on 이 열었습니다.

음악 감상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을’로서 워터 나이트와 dirait-on을 언제 어떻게 만날까요?

그저 싱잉커플즈 공연에서나 접하고 알게 되는 진귀한 경험을 할 뿐이지요.

 

 여남 27 커플과 멋진 분홍 드레스의 피아노 반주자, 그리고 조익현 지휘자님이 풀어 주는

두 노래는 수준 높은 고난도의 명곡을 보다 익숙하게 만들어 주었지요.

화면에 뜬 가사들이 특히 이해를 잘 도와주었습니다.

워터 나이트는 강과 밤, 그리고 사랑에 대한 꿈들을 잘 어우러지게 만든 것 같이 고즈넉하고 깊은 분위기로 청중을, 아니 저를 이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샹송 dirat-on 은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엄청난 시적 異事의 생을 보여 준 릴케와 장미를 새삼 생각나게 해 주었습니다.

물에 비친 나르시스의 자기 사랑의 아픔과 몽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 36 회 정기연주회의 메인 테마 곡은 안토니오 비발디의 글로리아입니다.

비발디가 음악선생님으로 있던 고아원의 합창단을 위하여 만든 곡으로 12 부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의 거룩하심, 사랑과 구원을 찬양하고 감사로써 영광을 돌리는 노래들인데

합창은 합창대로 장중한 느낌이었고 여성 삼중창이나 독창들은 감미롭고 진지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악 합주 중에 들리는 오보에와 트럼펫의 맑고 깨끗한 소리가 곡들의 무게를 많이 덜어주는 느낌이었으며 특히 저는 여섯 번째 곡인 ‘주 하나님’ 순서에서 독창과 오보에가 아주 좋았습니다.

 

 제 36 회 정기연주회와 창단 40주년기념연주회를 이어주는 무대가 바로 세계의 포크송 모음일 것 같습니다.

워터 나이트 dirait-on, 글로리아 12부 (혹시 한 곡이 빠지진 않았나요?) 로 중동 친구들에게 難耳感을 안겨서 쫄게 하더니 그것에 빠져서 졸지는 않게 한 것이 바로 “세계의 포크송” 스테이지입니다.

첫 번 째 포크송은 아프리카 추장의 복장을 한 사람이 제일 먼저 등장을 하고 나서 알록달록한 옷차림에 빨간 고깔 모자 둥그런 판쵸모자 등을 쓴 단원들이 뛰어 나와서 남아프리카 민요인 Aya Ngena를 춤추면서 노래합니다.

그들의 축제 때 많이 부르는 노래 같은데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아야 싸바마!” “아야트바마!” “아야!” 등을 외칩니다.

화면 자막을 보니 Aya 란 ‘그들이 들어간다’라는 뜻인가 봅니다.

뜻은 몰라도 무척 흥겨워서 비발디까지의 무거움을 싹 씻어 갔습니다.

 

 두 번 째 싸모아 포크송인 “minoi,minoi” 는 ‘움직여라, 움직여라’ 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나에게로 움직여서 사랑해달라고 간절히 노래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멕시코 민요인 “아름답고 푸른 하늘”상당히 서정적이고 고요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어진 40 주년 기념 영상 사진은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청중들을 숙연하고 진지하게 만들었습니다.

환희 보람 감사 열정 인내 사랑 행복 아쉬움 등으로 점철된 40 년!

그야말로 성령의 열매 자체인 것 같습니다.

70 년대부터이니 80 년대, 90 년대, 2000년대, 2010 년대...... 강산이 네 번 이상 바뀌는 동안에 아들 딸을 낳고,

그 아들딸이 다시 아들딸을 낳았으니 3 대를 살아오는 동안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존재하고 숨 쉬고 있겠는지요?

그 세월만으로도 경탄스럽고 존경합니다.

지나 간 사진의 빛은 바랬어도 그 때의 감성과 뜻은 여전함을 공감합니다.

요새 ‘바램’을 따라 부르고 있는데 노래 말 그대로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 가는 것' 같습니다’

수 십 쌍이 조금씩 익어 오면서 오늘의 영광을 맞은 싱잉커플즈합창단께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그 다음의 창단 40 주년 기념 창작곡은 싱잉커플즈에서 편곡 작곡을 맡아 주시고 지휘까지 해 주시던

김준범 선생님께 위촉을 하고 저의 자랑스런 대학 후배 박문현 원장이 노래 말을 붙인 “내 노래의 계절-빛으로 빚은 네 개의 노래" 는 싱잉커플즈를 상징하는 노래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계를 아우른 듯한 여성 단원들의 연 핑크 빛 드레스는 가벼우나 깊으며, 고아하나 편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봄의 창가 햇살, 여름 은하수, 가을 단풍, 겨울의 소복눈이 우리에게 행복과 추억과 사랑, 그리고 평화로 가득 함을 갖게 하니 정말로 축복이지요.

 

특히 저는 “꽃 진 자리에 열매를 맺듯이......”

“한 잎 붉어도 가을은 깊은데....” 라고 노래한 가을이 더 좋아졌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하나 온 땅 가득한 평화!

마지막으로 오세종 전 지휘자님, 최윤진 피아노 반주자와 OB 단원과 함께한 합창 무대는 정말로 뜻이 깊고 이 합창단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조직이든지 원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살아있는 역사가 있다는 것이니까요.

상투적인 ‘유세차’ 가 아니라 실제로 세월과 역사가 살아서 이어져 내려온 것이지요.

 

 2009 년에 연주했던 글로리아 (하늘 높은 데서는 하나님께 영광), 2011 년의 강원도 아리랑,

친구 종훈이의 D 장조 하모니카가 시원한 이등병의 편지, 1988 년의 홍난파 이은상의 고향생각,

1988,1991 년의 신고산타령 등을 원로 단원님들과 다시 부를 수 있었으니까요.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곱고 아련한 추억을 짙게 생각나게 하는 이은상 곡의 고향생각 마지막 노래 말,

‘때 묻은 소매를 보니 고향 더욱 그립소...’ 새삼 좋더군요.

강원도아리랑에선 단원들의 흥도 좋았지만 금색드레스의 피아노 연주자의 흥이 아주 좋았습니다.

 

 마지막 곡은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 이었는데 이 노래의 가사를 이번 연주회의 키워드로 삼고 싶어집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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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우리 가는 길에 아침 햇살 비치면 행복하다고 말해 주겠네

이리저리 둘러봐도 제일 좋은 건 그대와 함께 있는 것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때론 지루하고 외로운 길이라도 그 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때론 즐거움에 웃음 짓는 날이어서

행복하다고 말해 주겠네

 

 듣고 느끼고 갈무리하는 사이에 앵콜송들이 끝나고 청중들과 같이 ‘즐거운 나의 집’을 불렀습니다.

저도 노래를 같이 부르면서 음악을 하는 2 세들을 40 주년 기념연주회에 참여시키자는 의견도 있었을 법 한데

왜 채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프닝에다 가끔 難耳한 노래보다는 順耳한 노래를 배속시키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같이 한 성재씨, 매해 스폰을 아끼지 않는 윤영이 부부, 홍중이 부부, 희순이 상우 백석이 지해 친구들! 참으로 즐거웠고 행복했소이다!

 

2015.11.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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