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 하도 많이 들어서......

흔한 생각과 취미 2021. 11. 3. 14:28

 노년을 이야기들 한다

 

늙어서는 비워야 한다고들 한다

늙어서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들 한다

어쨌거나 늙어서는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들 한다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더깨가 앉았다

 

  혹은 황혼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한다

노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한다

단풍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한다

하도 많이 들어서 지겹기까지 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잘 모른다

육십이 다르고

칠십이 다르고

칠십 다섯이 또 다르고

팔십이 다를 것임을.......

 

 보는 단풍과 

쓸어 담아 버리는 낙엽이 다름을

모른다

 

내가 길에 떨어져 흩날리는 낙엽이 되면

내가 자루에 쓸어 담기는 낙엽이 되면

가을을 즐기는 노래를 얼마나 부를 수 있을까?

느낄 수는 있을까?

 

[20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