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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 호수 산책에서 느낀 것, ''''균형과 조화'''' 라는 것.
지난 12 월 19일 부터 22 일까지 스리랑카에 다녀 왔다.
방콕까지 비행기로 다섯 시간,
방콕에서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7시간,
콜롬보까지 3 시간 이상, 콜롬보에서 자동차로 다섯 시간을 가야 엠빌리티피아 라는 마을에 닿는다.
콜롬보에서 엠빌리티피아 가는 길은 한국의 경남건설에서 건설한 왕복 2 차선의 잘 닦인 포장도로인데 차가 엄청 많이 다닌다.
스리랑카 운전법과 묘미는 추월에 있다.
자동차 좌측통행이기 때문에 시야가 좀 더 확보되어서 그런지, 마주 오는 차가 보인데도 수시로 추월한다.
상대편 차선의 차가 속도를 줄여 주고 조금 피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어 있는 듯이 보인다.
나는 승용차로 갔는데 노인 운전기사가 엄청난 실력과 배짱으로 추월을 감행한다.
숙소인 찬드라 호텔은 호수가에 지어져 있어 멋지다.
하루를 묵고 나서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가를 산책하였는데 호수가에 우사가 있고, 소들이 가족을 이루고서 물에 들어가 유유하게 앉아 있거나 목욕을 한다.
많은 소들이 물가에 나와서 쉬고 있다. 백로들이 소 주위를 날아 다니기도 하며, 동네 사람들이 호수의 바위 옆에서 빨래를 한다.
바위 위에 빨래감을 후려치는 방법으로 빨래를 하는데, 그 옆에서는 고기를 잡기도 하는 등 한가롭기 그지없다.
이 나라는 이제야 개발이 한창인 것 같다. 도로 위를 분주하게 달리는 많은 자동차들만 보아도 그렇다.
그렇다면 이 호수도 곧 썩어들어갈 것 같은데 사람들은 큰 걱정을 안 하는 것 같다.
아직은 괜찮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며 국민소득 1000 달러 대에 불과하지만 높은 행복지수가 납득이 갈 정도이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 호수의 수용능력은 어디까지일까?
소들의 배설물, 사람들의 생활 오폐수, 공업용수, 농업용수가 한데 섞여 가는 속도를 얼마나 감당할 것인가?
아직은 수요 공급이 어느 정도는 맞아 가고 있는 것인가.
아직, 많은 것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그럴 수 있다면 그것은 나름대로의 "균형"이 아닐까?
"자연"이 공급자라면 인간이나 동물 식물들은 수요자이다.
공급이 수요의 질량에 적합하면 그것이 바로 조화요 균형이리라. 시한적이지만...
그러다가 수요의 질량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경쟁적이거나, 독점적이 되면 그 균형이란 것은 급격히 깨진다.
호수가에 우사가 있고 사람들이 수시로 빨래하고 아무 거나 수시로 물에 버리지만, 아직 호수가 살아 있다는 것은
자체의 생명력을 가지고서 수요자를 먹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즉, 아직 자정, 자성, 복원 능력이 있다는 것일 게다.
즉 균형이 아직은 깨어지지 않았다는 뜻일 게다.
그러나 언젠가는 깨어진다. 반드시 깨어지는 때가 온다.
산업화의 과정으로 인하여 갑자기 인구가 늘어나거나 소가 늘어나면 어쩔 수 없이 균형은 스스로 깨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 사람들은 크고 작은 것에 연연해 하지 않으며 급한 성취욕을 안 내는 것 같다.
큰 것과 편한 것, 빠른 것을 추구하거나 존경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은...
그리고 꽤나 오랜 간 이들이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 사람들이 한국에 돈 벌러 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엔 좀 불안해진다.
일종의 코리안드림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 사람들은 아직 잘 웃고, 굉장히 친절하다.
아이나 어른들이 그렇게 환하게 혹은 수줍게라도 잘 웃을 수가 없다.
부끄러워할 망정 스스러워 하지는 않는다.
쉽게 친근함을 보여 주는 이들이 오랫동안 세속적 성취를 경쟁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썩어가는 호수나 저수지, 강들이 자정할 수 있도록 "천천히" 를지니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랄 뿐이다.
<2008.1.1>
<Yuhki Kuramoto - Lake Lou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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