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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동 시절을 마감하는 2012 년 겨울 마당과 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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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14. 19:11
홍은동 단독주택에서 1994 년 부터 2013 년까지 살았으니 20 년을 산 셈이다.
아파트에서 살던 중 홍은동의 예쁜 단독에 잘 살고 있는 아내 친구의 말을 듣고 홍은동의
이 집으로 이사 오게 되었다.
큰 길 바로 옆에 붙어 있지도 않고 골목으로 50 미터 정도 들어오면 되고, 주택보다는 마
당이 상당히 넓고 차고가 따로 있는 데다가 제법 오래된 감나무가 맘에 들었다.
또, 안방 앞에 오랜 모란꽃이 있어서 더 좋았다.
건축업하는 사람이 70 년 대에 자기 살 집으로 탄탄하게 지었다는 집이었다.
경석이가 5 학년 때 이 집에 와서 결혼하여 아이들까지 낳았으니 감회가 깊다.
이 집에 든 정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하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내 맘과 눈귀를 머물게 하는 이 집에 대한 자부심이 참 대단했
다.
이 집 살 때 3 억 가까이를 주었는데 그 당시 반포 근처의 아파트가 1 억도 안 갔다가 이
집을 팔 때쯤엔 72 평 이 집의 여러 갑절이 되었다 해도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그래서 2013 년에 집이 팔리고 행신으로 이사를 올 때 그동안 기념 삼아 모았던 작을 돌
들과 50 년 가까이 묵은 모란꽃 나무, 앵두나무 상사화 수선화뿌리 맥문동 몇 뿌리를
가져 왔다.
그 나무들을 뽑던 심정은 지금 생각하도 아릿하다.
아내는 애써 쓸데 없는 짓,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