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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봄
기본카테고리
2009. 4. 13. 22:45
가을이 되면 사람들, 특히 남자들의 가슴이 썰렁한듯, 빈듯해진다.
감수성이 풍부한 남자들뿐만 아니라 깊지 않은 사람들도 그러하다.
가을이 주는 계절 느낌, 그 뜨겁고 축축하던 여름이 지나가면서 한 두 줄기 남겨 놓는 골을 가을바람이 슬슬
들어오니 어찌 허전하지 않으랴.
가을이 깊어가면 모든 것이 바랜다.
물이 빠지는 건지 다른 물로 드는 건지 구분하기 힘들지만...
풍성함에서 하나씩 둘씩 분리되어 사라진다.
곡식 풀 잎사귀...
눈에 보이는 것이 자꾸 적어지니 가을은 더욱 쓸쓸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역으로 열매와 결실이 풍성하니 균형을 이루기도 한다.
봄은 채워가는 계절이다.
아무 것도 없어 보이던 나무가지, 대지, 물들에서 하나씩 둘씩 자리가 채워진다.
메마른 가지, 앙상한 가지에 꽃이 달리고 잎이 커지며 파래진다.
화려하고 눈 부시다.
그러나 너무 화려하다 못해 어떤 이는 서러움, 외로움을 더 느끼게 된다고 한다.
역시 균형을 이루는 것 아닌가?
올 봄엔 꽃들이유난히 빨리 피어서 그런지 봄이 주는 경외감이 훨씬 덜하다.
그리고 벚꽃의 세상이 그렇게 신기하지도 감탄스럽지도 않다.
그런데 우리집 마당의 모란은 올해 들어서 특별히 늦게 꽃이 피는 것 같다.
앵두꽃이 져 가니 감나무에 새 순이 났다.
가을에 봄을 생각하고.
봄에 가을을 만난다.
<2009.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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