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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년 설날 백련산과 세배 풍경 몇 개
까치 설날에 잠을 일찍 들었더니 그런대로 꿈자리도 편하고 아침이 개운하다.
눈을 뜨니 7시가 채 안 되어 경석이를 깨어 백련산 해돋이를 맞으러 가자고 하니 선뜻 동의한다.
녀석이 이제 딱 일 주일 지나고 다음 목요일이면 결혼식을 하게 된다.
짝이 꽤나 좋은가 보다.
내가 보기에도 경석이가 제법 더 의젓해진 것 같고 제 색시 귀하게 대하는 것이 마음에 참 흐뭇하다.
경석이와 산에 오르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는 사이에 단골 해돋이 능선에 도달하였다.
사람들이 양력 해돋이는 관광에다 어떤 이벤트까지 만들어 가면서 여행을 떠나면서 맞으러 가는데,
음력 해돋이에는 별로 흥미를 안 갖는다.
덕분에 아주 한가한 해돋이를 하게 되었다.
양력 해돋이는 윤원장의 신년하례식을 강동구의 잔디공원에서 맞고,
음력 해돋이는 우리 집 뒷산 백련산에서 맞으니 새해 첫 날을 의미있게 보낸 셈이다.
양력 때에도 날이 영하 13 도 라고 하더니 오늘은 영하 8 도란다.
코 끝이 시리고 코가 막혀 오고 귀 끝이 아리하지만 아들과 같이 오랜만에 아침 산에 오르니 기분이 좋다.
"나이 젊어서 어릴 적에는 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할 때가 많고, 나이 먹어 늙어 갈 때에는 하기 싫은 것을 이기고 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공부는 왜 하나?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선택의 폭을 넓게 해 주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소위 선택 당할 기회가 많은 것과,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넓히는 것은 좀 다르다"
다정하고 진지하게 이야기 하면서 내려 오는데,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딱딱딱딱....하고 나길래 찾아 보니 한 10 미터 앞의 소나무에서 둥치를 쪼고 있다.
확실히 서울 공기가 7-80 년 대보다는 많이 좋아졌나 보다.
우리나라도 산업화의 폐해를 극복하기 시작하나 보다라고 생각되어 마음이 넉넉해지는 느낌이다.
아침 햇볕이 소나무들 사이로 들어 와 황금 빛으로 물들일 때 딱따구리가일하는 모습을본다는 것이 참으로 행운이 아닐까 싶다.
빛이 참깊고 아름답다.
딱따구리의잿빛 털은 윤이 흐르고 참 예뻤다.
집에 돌아 와 설날 예배를 드리고 한참을 지나니 며느리 자리가 인사를 왔다.
어머니께 경석이와 며느리가 세배를 드리는 것을 보니 참으로 은혜스럽기 짝이 없다.
<2008.2.7>
<Adam Zampino - wedding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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