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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세상......5.31 선거...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유독 가파르다.
소위 개혁을 지향하는정당들이 5.31 지자체 선거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투표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게 한나라당의 싹쓸이로 끝날 거라고 다들 예측한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 선 이후로, 재 보선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휩쓰는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현상들을 두고 '한나라당이 잘해서' 혹은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의 결과라고 보는 사람도 거의 없다.
나는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 라는 진리는 여기에도 적용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이미지" "감성" 정치의 가장 큰 덕을 본 노무현 정권이 역시 그것에 당하고 있는 것 아닌가?
어차피 뚜렷한 이슈가 없을 때에야 그냥 호오 감정으로 좌우되는 것이어서 열린우리당의 무능한 이미지는 한나라당의 공격적 이미지에 덮이게 되는 것이 상식이고 박근혜가 당한 얼굴 칼질은 동정과 더불어 강력한 이미지가 겹치게 만듦으로써 이미 게임은 끝난 것이나 진배 없다.
그리고 적극 투표 의사와 함께 여론을 주도하는 4-50 대 이상 세대는 여전히 신문세대요,
소극투표의지와 함께 표피적 감정 분출에 휩쓸리는 세대인 2-30 대 인터넷 세대를 비교해 보면 전자는 현금이고 후자는 신뢰가 덜한 어음이 분명한데 이슈가 없는 선거에서는 그 결과는 늘 명약관화 하지 않을까?
주 투표 연령층을 투표장으로 불러 모을 수 없는 상황에서야 다 그 넘이 그 넘이고, 그 당이 그 당인데 특별하게 열우당이 힘을 쓸 건덕지는 전혀 없다.
결국 이미지도 "좋은 이미지" 만이 아니라 "강한 이미지"가 겹치면 이기게 되어 있는데,
열우당의 "후보의 좋은 이미지" 플러스 "무능하고 약한 당의 이미지" 가 어찌 승부가 될까?
그런데 4-50 대 연령층은 어떻게 한나라당으로 돌아 선 것일까?
나는 이들이 개혁 정책에서 돌아 선 것 만이 아니라, 이미 보수화 됐거나 벌써 부터 보수층일 수 밖에 없다는 본다.
소위 386, 486세대 라고 할만한 7-80년 대의 민주화 세력을 곰곰히 생각해 보면 민주화와 평화 통일에 대해 표면을 어느 정도 덮는 일반적인 사고들을 하고는 있었다고 하지만, 철저한 사람들은 역시 극소수가 아니었나 하는생각이 든다.
철저한 소수는 의식에 있어서 뿌리 깊은 나무 같지만, 표층을 덮는 일반 대중은 바람이 불면 날아 가 버리는 재와 같지 않을까......
한마디로, '민주화' 되면 좋지만, '민주화' 된다고 하여 자신의 생활이 어떻게 질적으로 높아지고 뭐가 좋게 달라진다는 말인가?
역사의식, 정의감, 사명감, 시대정신......등 등...
이런 거 가지고 있어 봤자 평당 2000만원- 4000만원 하는 강남 아파트 값 잡을 수 있나?
그저 경쟁에 뒤쳐져서 노후 걱정만이 들지 않는가.....
그래, 개혁이 얼마나 나와 가족에게 도움이 된단 말인가?
그들 세상이 되고 보니, 무능은 독재보다 더 나쁘고, 경기침체와 양극화도 다 그들의 무능 탓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반드시 정의로워야 하고, 꼭 정의가 이겨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것이 딱 그 때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어차피 보는 각도와 생각하기에 따라서 정의의 모양과 크기 자체가 달라지기도 하지 않는가...
박정희 때, 전두환, 노태우 때에 반공법에건 긴급조치에건 보안법에건 계엄령으로 희생 당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니, 이렇게 사람을 옭아매고 공포스럽게 하는 이런 법에 불편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어쩌다가 애꿎은 사람이 덫에 걸리는 일이 있다 해도 본인 이외에는 "남의 일" 로 생각하는 사람이 수 천 만 아닌가?
그 사람만 재수 없을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런 왜곡된 일반화와 전체의식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개혁 추진 세력들에게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나마 인터넷이 상용화 되어 정보가 독점되지 않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과 인터넷의 감성 여론 지배 경향이 "역사의식"이 없다 해도 "인간의 기본적인 상식과 감정"으로 시비, 호오, 정사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사실, 박근혜나 이명박이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우리나라는 크게 차이 날 게 별로 없을 것이다.
시장이나 구청장 국회의원 군수직을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한다 해도 나라가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들의 부정과 불공정이 수 년 간 드러나면 새로운 심판을 할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이미지로 흥한 자 이미지로 망하리라" 라는 논리가 다시 증명되고 말 것이다.
어차피 최근 수 십 년간 제도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왔기 때문에 사람이나 정당 몇이 바뀐다 해도 크게 뒤집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선거에서 크게 흥분하거나 그 결과에 대해서 실망하거나 분노하지 않기로 작정했다.
<2006.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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