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은 회개하라'' <펌>

기본카테고리 2006. 1. 19. 17:02

기독교인을 한마디로 말하면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다.

그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압축하여 표현하는 상징적인 말씀은 신약성서 누가복음 4장 16절부터 19절까지다.

그런데 이 말씀은 구약성서 예언자의 한사람인 이사야의 글을 인용하고 있다.

이의 내용은 ‘주께서 나를 보낸 이유는 가난한 사람에게 복음을, 묶인 사람들에게 해방을, 눈먼 사람에게 눈 뜨임을, 억눌린 사람에게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기 위해서다’(이사야 61:1~2) 라는 요지다.

이 말씀이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유는 예수가 소위 공생애를 시작하며, 성경에 맨 처음 인용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예수는 이러한 구체적인 내용을 삶의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몸으로 살았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삶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말씀을 근거로 볼 때 예수를 믿는 사람은 적어도 그러한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믿고 따르기 위해서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은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그리스도인이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대단한 하느님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많은 그리스도인이 과연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제대로 믿고 따르고 있나 하고 자문하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부끄러운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한국의 그리스도인을 대표하는 기구 중의 하나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다.

이 단체는 1989년 12월 말에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인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되었다.

그 숫자나 규모에 있어서는 개신교를 대표할 만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단체를 주도하는 인사들의 면면은 최근 한국의 정치사회 현실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신앙인으로서

올바른 길을 걸어왔는지 반성해야할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그들은 서슬이 퍼런 유신독재와 군부독재시절 민청학련사건·인혁당사건·1980년 광주 대학살·1987년 노동자 대투쟁 등 민주적인 시민·학생·노동자·농민들이 독재 권력에 의해

탄압받고 희생당할 때에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오히려 최고 권력자를 위한 조찬기도회를 열어 부와 권력에

아첨하고 협력했다.

또 불의한 권력을 비호하여 구약성서의 중요한 전통 중 하나인 예언자적 신앙인의 삶을 살지 못하여

당 시대의 하느님의 소명을 다하지 못하였다.

뿐만이 아니다.

그 후에는 유엔도 폐지를 권고한 국가보안법과 같은 시대에 뒤떨어진 악법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비호하여

수구보수 세력의 입장에 동의했으며, 북한 동포를 돕고 통일을 이루어야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북한에 교세를 확장해 자신들의 이익을 구하려는 서구 제국주의적인 선교전략에 의한 북한 진출을 꾀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부패비리사학의 편에 서서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하며 공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성서의 가르침을 서슴없이 거스르는 행태를 벌이고 있다.

부끄러운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받고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적반하장 격으로 불의한 세력과 야합하여 하느님과 예수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다.

교회 내부적으로는 어떤가?

여러 면에서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야할 인사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교단 총회장 선거에 수십, 수백억에 이르는 선거자금을 동원하여 신성한 성직을 유린하는가 하면, 그것도 부족하여 목사직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이른바 세습이라는 전대미문의 파렴치한 행위를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는 등, 부를 탐하는 일에 누구보다 발

빠르고 세속권력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인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 이상철 씨. ⓒ뉴스앤조이 이승규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온갖 수모와 고난을 겪으면서도 털을 깎이는 어린 양과도 같이 순종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하면서 인간을 사랑하셨다. 그 희생과 사랑을 전하고 실천해야할 그리스도인들이 가난하고 소외당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고단한 어깨를 짓누르고 오히려 불의한 권력과 야합하여 부를 누리는 거짓 사도와 예언자들로 전락하였다.

한기총을 앞세우며 순한 양들을 잘못 인도하는 삯꾼 목자들은 하루 빨리 하느님과 역사와 민족 앞에 무릎을 꿇고 회개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최소한의 본분을 다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 앞에서 조국의 역사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정진하는 이름 없는 그리스도인들의 순수하고 깊은 신앙을 더 이상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은 다윗 왕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며 하느님께

돌아오는 어린 양을 기꺼이 맞아 주시고 품어주시는 분이시다.

이상철 / 남서울산본교회 교인

<2006.1.19 일 뉴스앤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