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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 고모님께 세배를 가다.
지난 주 일요일에 청평 고모님께 세배를 드리러 가려고 했다가 항동 일요일 OB 번개가 있었던 데다가 며느리 장염이 다 낫지 않아서 한 주 미루었다가 이번 주에 가기로 하였다.
경석이는 친척댁에 가는 것을 귀찮아 하고, 3.1 일에 요당리에 우리 집안 대표로 갈 일이 있음을 핑계로 하여 빠지고 아내와 며느리, 한경이,기선네네 식구들이 함께 청평을 갔다.
유아 전용 카 시트를 사서 달았더니 한경이는 거기에 앉아서 차분하게잘견딘다.
전에는 조수석에서 이것 저것 만지고, 뒤에 앉히면 자꾸 앞으로 오려고 하고 꽤나 산만하였는데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일은 아이나 어른이나 비슷한 모양이다.
저 유아용 카시트는 제법 비싼 것이라며, 조금 싼 것은 16 만원이지만 이것은 35 만원 짜리라는데 무척이나 편한 것 같다.
둘째도 사용하게 될 것이라서 고급으로 샀다고 한다.
다리까지 꼰 채 참 편하게 잘 잔다.
한경이가 깊게도 잔다.
고모님 내외와 기선이.
고모부가 경석이 어릴 때에 아주 귀여워 하시고 잘 놀아 주셨지만 경석이는 생각이 안난다고 한다.
고모부가 경석이 손을 잡고 뛰라고 하면 상당히 오랫동안 열심히 뛰었고, 장난감을 가지고 경석이를 어르다가 떨어뜨리면서 "에구구구!!!" 하시면서 그것을 허겁지겁 집는 시늉을 내시면 엄청나게 깔깔 거렸다.
나는 고교 3 년을 상도동 고모님댁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정이 많이 들었고 신세를 많이 져서 늘 감사해 한다.
고모님은 늙은이들과는 같이 사진 찍지말라고 충고하신다.
곧 죽을 사람들이기 때문에 안 좋다는 것이다.
아마 "편찮은 어른들께는 세배를 드리지 않는다."하는 속설과 같은 맥락인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여럿이 찍고 보니 참 대견하다.
사는 본이 무엔가.
계수가 한경이를 데리고 산 가까이 갔다가 제기차기 할 수 있는 풀을 뽑아 와서 제기차기를 한다.
계수씨도 헐랭이를 잘 찬다고 하면서 차는데 맞추지 못한 장면이다.
세배와 점심을 끝내고 나와서 한경이와 한 컷 찍었다.
고모님은 고모부님 퇴직금을 청평에다 텃 밭이 딸린 집을 구입하셨는데 고모부가 퇴직하신 후에 다이너스티 피라미드에 들어 가셨다가 수 천 만원 손해를 보신 것을 보면 고모님의 선택이 정확한 듯 싶다.
공직에 오래 동안 봉직하던 사람들은 퇴직 후에 사기를 잘 당한다는 말이 거의 맞기 때문이다.
여기 아침고요수목원 가는 길에서 허브농장을 하시면서 늘 일과 더불어 생활하신다.
석민이가 데리고 있는 하얀 놈이 얼마 전에 산 비숑프리제 종의 강쥐이다.
선영이와 한경이.
한경이는 할머니를 부를 때 "엔네" 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들리는 걸까?
음운학 상의 어원을 찾을 때 어린 아이들의 발음을 참고하면 어떨까?
아내 보다 작은할머니를 더 잘 따른다.
점심을 먹고 집 뒷 산 흙길을 산책하고 내려 오고 있다.
그런데 내 손을 잡고서 자꾸 그 쪽으로 가자고 하는데 아마 땅의 푹신거림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20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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