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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일터에 온 한경이
할아버지가 최근에 맡아 했던 일 중에서 가장 열중했던 직책을 한경이에게 알게 하고 싶었다.
한경이 외할머니께서 교회의 오랜 친구 분의 따님을 모시고 오신 김에 며느리와 한경이를 내 차에태워서 데리고왔다.
며느리도 한경이도 나의 일터에 와 본 것은 처음이다.
이 육중한 괴석은 아버님이 지역 산악회장을 하시면서 회원들을 모시고 단양 어느 산에 가셨다가 제법 높은 계곡에서 줏어서 배낭에 지고 오신 것이다.
한경이가 증조할아버지가 수집한 괴석을 만지면서 하얀 모래로 장난을 하고 있다.
이 돌을 볼 적마다 아버님 생각이 난다.
나의 친구 인환이가 가평에서 만든 "눈보라를 헤치고 날아든 나비" 조각이다.
인환이가 처와 인후를 데리고 가평 명지산 자락에서 생활 겸 작업을 할 때 만든 것이다.
한경이는 나비를 잘 알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봄이 와서 마당에 날아드는 나비를 보면 얼마나 신기해 할까?
이것 역시 인환이가 80 년 대에 중앙일보 미술공모전에서 조각 부문 입선을 한 작품이다.
빨래판을 세워 놨을 때 햇살이 비쳐서 밝고 어두운 각과 면을 나타날 때 영감을 얻었다는 작품이다.
한경이에게 어릴 때부터 이런 것들을 많이 보여 주면 정말로 잘 클까?
다 제 그릇대로이니, 나는 그저 주기만 할 뿐이다.
한경이는 집에서 엄마 소리와 하부아 소리를 제일 많이 한다.
아내가 "왜 쟤는 할머니 소리를 한 번도 안 하나 몰라.." 하고 서운해 할 정도이다.
한경이가 하부아를 달고 살다 보니 입에 올라서 하부아와 엄마를 혼동해서 부르기도 한다.
잘 시간이 되어 졸려서는 나하고 놀다가도 "엄마 엄마 엄마" 하면서 2 층을 가리키는데, 간혹내 품에 안겨 있는 중에도 "하부아 하부아.." 하기도 한다.
어제부터는 '하부지' ,'하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아마 어른들의 발음을 좀 더 정확히 따라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른들이 "할아버지" 라고 해도 아이들은 "아부아" 로 발음하는데, 좀 더 크면 "하부지" "할아버지"를 할 수 있게 되나 보다.
<2009.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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