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의 하모니카와 색소폰 불기

팔불출이래도 좋아~ 2009. 7. 4. 15:39


한경이 돐이 이제 딱 20 일 남았다.

돐이 가까우니 재주가 부쩍 느는 것을 느낀다.

나는 한경이가 더 어릴 때부터 노래를 잘 불러 준다.

지가 스스로 졸립거나 잠을 재우려 할 때엔 되는 대로 그냥 흥얼거려 주었다.

기왕에 내가 듣던 음률들과 사설들을 섞어서 내 기분대로 노래해 준다.

.......

자장 자장 자장...

우리 한경이 착한 애기

우리 한경이 씩씩한 애기

우리 한경이 총명한 애기

우리 한경이 튼튼한 애기

우리 한경이 용감한 애기

잘도 잔다

잘도 잔다

검둥개야 짖지 마라

꼬꼬닭아 우지 마라

고양이야 울지 마라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새록새록 잘도 잔다

쌔근쌔근 잘도 잔다

쿠울쿠울 잘도 잔다

꾸벅꾸벅 잘도 존다

포근포근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자장 잘도 잔다

....................................................

송아지 노래를 바꿔서도 부른다.

한경이 이마는 무얼 닮았나

한경이 이마는 하늘을 닮았네

한경이 예쁜 눈 무얼 닮았나

한경이 예쁜 눈 샛별을 닮았지

한경이 예쁜 볼 무얼 닮았나

한경이 예쁜 볼 복숭아를 닮았네 사과를 닮았네

한경이 우뚝 코 무얼 닮았나

한경이 우뚝 코 멧뿌리 닮았네

한경이 예쁜 입 무얼 닮았나

한경이 예쁜 입 꽃잎을 닮았네 앵두를 닮았네

한경이 예쁜 귀 무얼 닮았나

한경이 예쁜 귀 할아버지 닮았네

.......................................................

엄마 앞에서 짝짜꿍

아빠 앞에서 잼잼잼

할머니 한숨은 잠자고

할아버지 주름살 펴져라

온 식구를 다 등장 시켰다

.........................................

송아지 망아지 얼룩 고양이

엄마 개도 얼룩 쥐 개구리 닮았네

꾀꼬리 뻐꾸기 얼룩 다람쥐

두견새도 얼룩말 비둘기 닮았네

갖가지 짐승과 새를 다 등장 시켜서 노래를 불러 주면 옆에서 아내가 아이가 더 헷갈려 할까 걱정이라고 웃는다.

..................................................

"바람 부는 세상"을 개사해서 내가 "한경의 자장가"로 만들어 부른다.

이 노래를 불러 주면 언젠가부터 "으으으으....!!!"하며 따라 한다.

한경아 세상을 알려거든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라

사랑이 무엇인지 철없이 묻지 말고 한 떨기 피어난 꽃을 보라

저 떠 오르는 아침 해와도 같은 아이야

주 예수님의 사랑을 항상 닮아 가렴

슬프고 가난한 사람들 만나거든

아이야 네 가슴 열어 주렴

...............................................

한경이는 "아버지는 나귀타고..."노래를 참 좋아했다.

꺼꾸 하며 이상한 의성어를 내면 막 까르르 웃었다.

아버지는 나귀타고 장에 가시며고 (꾸꾸!)

할머니는 건너 마을 아저씨 댁에 (꺼꾸)

고추 먹고 매앰맴 (꺼꾸!)

달래 먹고 매앰맴 (꺼꾸!)

..............................................

아주 어릴 때부터 하모니카를 옆에서 가끔 불어 주었다.

고향의 봄, 반달, 낮에 나온 반달, 꽃밭에서, 고향생각......

가끔 하모니카를 물려 주면 빨아 먹기나 하지 불지는 못하였는데,

며칠 전부터 불고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얼마나 신기하던지....

내가 박수 치며 칭찬해 주면 더 세게 불고 빤다.

오늘 아침에 색소폰을 꺼내서 내가 부니까 옆에 와서 "음 음!!" 하길래,

마우스피스를 입에 물려 주니 바람을 분다.

"푸우!푸우!" 제법 바람소리가 세게 난다.

처음 색소폰 배울 때 마우스피스를 물고 불 때 바람 소리만 나는 것처럼 한경이가 제법 바람소리를 낸다.

그래서 아내와 에미를 불러서 보여 주었다.

다들 신기해 하면서, "우리 집에 음악 천재가 난 거 아냐?" 하면서 웃는다.

새 아기를 시켜서 사진을 찍어 놨더니 내가 하도 신기해 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저 찌그러진 입 모습이라니....

그리고 반짝이는 한경이의 눈이라니...


한경이 돐 날에는 생일축하의 노래,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즐거운 나의 집을 연주하기로 맘 먹는다.

<2009.7.4>

<하모니카 - 즐거운 나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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