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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꺼내 줘!`
이제 한경이의 말이 워낙 다양해지고 발음도 제법 정확해져서 흔한 일상이 된 것 같아서 블로그에 기록하는 것이 그닥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써 놓지 않으면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있다가 기억이 지워져 버리면 흔적 마저 찾기 힘들 것 같아 가끔 써 놓아야겠다.
한경이가 가지고 놀던 것, 쓰던 물품들을 한결이가 물려 받고 있다.
형의 것을 동생이 물려 받는 것이 참 좋아 보였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가끔은 한결이가 좀 안 되었다 라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신경을 덜 써 주고 있지 않는가 하는 미안함에서이다.
그렇게 잘 웃고, 웃을 땐 애비가 어려서 웃을 때처럼 혀를 살짝 내밀고 웃어서 참으로 예쁜데 그걸 볼 때마다 더욱 미안쩍다.
한경이가 갖고 놀던 '어린이 체육관', '보행기' 를 한결이가 놀고 탈 때면 한경이가 가끔 샘을 부리며 떼를 쓰면서 뺏는데,
한경이가 보행기-이미 제 몸엔 작아서 들고 나기가 조금은 어렵다- 를 탔다가 나오려니 잘 못 빠져 나왔던 모양이다.
그래서 할머니에게 "꺼내 줘!" 하길래, 할머니가 "뽀뽀하면 꺼내 줄께." 하니 "그냥 꺼내 줘!" 하고 소리를 지르더란다.
그 이야길 듣는 나도 꽤 웃었지만 같이 있던 에미까지 같이 많이 웃었다고 한다.
요즈음 제법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며 소통이 된다.
전화로 "하부지, 언제 와?", "하부지 일찍 와~" "하부지 언제 오아 가?"...
며칠 전 부터는 전엔 어려운 발음이었던 '출근'이라는 단어를 제법 따라 한다.
이제 웬만한 단어들은 다 따라 하면서 그 뜻도 대충 기억하는 것 같다.
"이너나!" "안꾸 가" "안아 줘" 라는 말은 아주 흔히 쓰는 말이다.
"모지"는 모기 인데 모기를 무척 무서워 한다. 그리고 잘 보고 보면 잡으려 하거나 잡으라고 한다.
또요새는 그네 타고선 "세모시" "고추먹고 맴맴" "기차길 옆" "잘잘잘" "누구하고 노나" "한경이 이마는 무얼 닮았나" 등등의 노래를 제법 따라서 부른다.
고추먹고 맴맴은 외워서 읊기도 한다.
열까지의 숫자를 거의 다 말하는 것처럼.....
감기가 자주 걸려서 어린이 집에 보내지 않고 에미와 아내가 하루 종일 데리고 노는데 아이가 더 밝아진 것 같다.
<201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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