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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남산 풍경 몇 개
백단 벗 수문과 남산엘 걸어 올랐다.
공교롭게도 서대문도서관이 휴관이라서 남산도서관으로 왔더니 여기도 5.31 일까지 공사중 휴관이다.
그래서 이태원에서 사업하는 수문일 불러내어 남산엘 오른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 벗과 돌계단을 씩씩거리며 올라가다 보니남산은 이제 엄청 우거져서 나무들이 무척이나 굵고 높아져
밀림을 이루고 있다.
애국가 2 절 가사의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이 무색하게 남산에는 소나무가 줄어들고 있단다.
참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등 활엽수들이 많이 우거졌다.
막 소나기가 갑자기 쏟아졌다가 갠 후이기 때문에 공기는 참 시원하고 맑아 가슴이 확 뚫리는 기분이다.
아래 송화가루가 둥둥 떠 있는 두 장은 수문이가 오기 전에 찍은 사진이다.
소나기가 온 직후에 고인 물위에 송화가루가 떨어져 송화의 내를 만들었다.
마침 비둘기 몇 마리가 이 물에 몸을 담그고 푸득거리는데 목욕을 하는 것 같았다.
마시기도 하는 걸 보니 목이 꽤나 말랐었던 모양이다.
남산에 새 풍속도가 생겼다.
연인들이 자물통을 걸고 사랑을 기념하는 것으로 몇 년 되었다는데 나는 처음 보는 일이라서 참으로 신기하였다.
1층 전망장소와 그 밑의 찻집 실외에 설치한 철망 보호망마다 갖가지 자물통이 매달려 장관을 이룬다.
문화와 세태는 전염되는 것이 확실하고 흘러가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면서 선거 이야기 백단 이야기, 그냥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면서 오월의 한 낮을 즐겼다.
수문이가 교회 행사 이야기 하면서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을 살펴 보니 자식이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지는 못하였으나,
그 덕에 식구들이 헤어지지 않고 삼대가 한데 살고 어울리는 가족들이라고 해서 내가 한참을 웃었다.
"경석이 공부 안한 것을 위로하고 격려하느라고 그런 거지?" 라고 짐짓 해 보았지만 사실 수문이 말이 맞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해서 유학이다 공부다 해서 부모가 멀리 떨어져 살고, 부부 간에도 서로 떨어져 지내는 것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진 않는다.
자식을 위한 부모의 희생?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수문이도 같은 생각이었다.
재현 형님의 손주 보는 낙, 단독주택에서 아들네와 같이 살아가는 행복을 나는 알기 때문이다.
남산은 밤에 더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레이져쇼가 펼쳐지므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데 일본인들이 대단히 선호한다고 전한다.
팔각정 밑에 투명한 철사로 만든 사람이 둥둥 떠 있는데 여기에가 레이저를 쏘고 바람이 일면 이 투명인형이 춤추듯이 선회하며 살아 움직인단다.
올해가 가기 전에 밤에 꼭 한 번 와 봐야겠다.
<20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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