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조시

기본카테고리 2005. 9. 12. 10:25

이제 때다

내가 가야 할 시간이다

내 몸

내 정신

내 혼

그리고 내 마음을 두었던 이 곳을 떠나려 한다

아니 모든 시간을 떠나려 한다

이제 나를 부르소서

이제 나의 손을 놓아라

나는 이제 없다

미련도

슬픔도

아픔도

그리움도

이제

나 하고는 상관이 없다

그저 너희와

내 벗들의 기억 속에

잠시만 있을 뿐......

아니

있었을 뿐......

나를 온전히 없이 하소서

아버님

당신이 기다리시던 시간 입니다

저희가 놓지 않으려던 시간 입니다

언제까지고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그 시간 입니다

숨 참과

다정한 말씀을

기침과 편안한 웃음을

불면과 고요한 뜻을

고독과 어머님 그리움을

격통에서 우리 사랑을

불안에서

기도를 보았습니다

아버지

당신을 보지 못합니다

당신을 듣지 못합니다

당신을 만지지 못합니다

당신이 자유 하기 때문에...

그 자유로

우리도 자유 합니다

그래서모두는 자유 합니다

부릅니다 그래도

목이 메어 부릅니다

나오는 울음

솟구치는 서러움

어쩌지 못하여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2005.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