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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훈 네 콘서트 - 나는 '乙'(♬)
<김민기( with symphony orches)- 상록수>
나는 딱 '乙' 입니다.
공연 팜플렛에 작년후기를 쓴 '훈'이 언급한표현에 따르면.....
한 마디로 부드러움의 은혜를 촉촉히 받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차갑고 뜨거운 대기와 거센 비바람 눈서리를 묵묵히 받아 내고
긴 흐름을 통해 걸러 내고 스스로 깊어져 간 강물 처럼 고요히 흐르는 강물이 내는
소리가 연상 되었습니다.
60년 대에 결성된 일본 콜샹티 합창단과 같이 부른 성가는 성가대로 장엄하였고
편안하였습니다. 물론 머리로는 어려웠지만......
뭔가 강한 사랑의 힘이 수 십년을 지탱해 온 것 같은 느낌이 확실히 들더군요.
27년 간을 거의 한 해도 빠짐없이 부부 합창 공연을 해 온 그 저력,
참으로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기쁨과 사랑과 행복, 그리고 어려움이 녹아 있겠는지...
이 나이테만 갖고도 많은 사람을 감동케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귀, 아니 머리로도 익은 김민기의 상록수,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저 구름 흘러가는 곳 등은 장엄 미사곡으로 엄숙해 진 분위기를 확 바꿔 놓았습니다.
특히 김 광수 작곡이 아닌 이 영수 작곡의 '엄마야 누나야' 는 강변과 갈잎으로
이끌려 간 착각을 들게 한 명 합창이었습니다.
찰랑찰랑거리는 얕은 강변과 고운 모래가 눈에 보이는 듯 하고
갈대 잎이 사각대는 바람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노래였습니다.
상록수를 좀 더 힘있게 불러 주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미흡함이 엄마야 누나야에서
완전히 씻겼다면 너무 주관적일지.....
나는 상록수를 그냥 노래로만 부르지 않았거든요.
일본에서 음력 7월 보름 백중에 부르는 일본 민요를 콜샹티가 선을 보였는데
귀에 설지 않더군요.
특히 홋카이도 지방의 청어잡이 때 부르는 노래는 우리의 뱃노래를 연상할 정도로
힘이 있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관객들도 모두 좋아하고 쉬워 하더군요.
거친 듯한 창법도 좋았습니다.
무슨 행사에서든지 간에 눈에 띄는 사람이 몇 사람은 꼭 있게 마련입니다.
같은 유니폼을 입은 사람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람은 대개는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싱잉커플즈에서는 역시 단연히 윤종훈이가 눈에 띄였고
콜샹티에선 객석에서 볼 때 무대 왼쪽 제일 끝 줄에서 두번 째 줄과 두 번째 단원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
정말 진지하고 열심히 부르더군요.
물론 다 열심히 하였겠지만, 티 나게 열심인 사람들 있잖아요.
뭔가를 해도 열심히 하는 사람, 놀아도, 일해도, 노래해도, 춤을 춰도......
두 나라 합창단의 합동 합창 중의 앵콜 송인 아리랑......
전주는 분명히 아리랑이었길래 아리랑을 부르나 했더니 콜샹티에 의해 먼저
불리어진 가사-일본어-는 아리랑이 아닌 듯 하였으나 나중에 같이 부를 땐
분명히 아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하길 일본판 아리랑 인가 했지요.
피아노 반주를 맡은 윤종훈 아내의 모습도 우아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좋은 때와 일을 마련해 준 종훈 에게 감사하며 다시 한번 축하를 드립니다.
< 2002.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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