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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예배 단상과 눈 덮인 파주 공릉 저수지
올해 첫 예배를 처남 목사가 설교하는 교회에서 드렸다.
설교대 앞에 하얀 천으로 덮은 성찬 떡과 성찬 포도주가 꼭 예수님을 덮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안 좋았던데다가,
성찬예배를 통하여 사람들을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언제부턴가 성찬예배가 영 부담이 생겨 난 참여 안 한다.
어떤 장로님이 대표기도를 하면서 '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을 듣고는 이제는 정말 교회가 기업화 하는 것이 보편화 하였구나 하는 생각에서 씁쓰름했다.
교회 성장의 목적은 무엇인가?
믿지 않는 많은 사람들, 죄인들을 예수님을 믿게 하여 많은 영혼을 구원하게 하는 것이라고 웅변하겠지만,
이는 과정 상의 선과 의를 도외시한 교회 이기주의이다.
예수님의 산상수훈, 지극히 작은 소자에 대한 긍휼과 자비를 위한 행위를 평시에 꾸준히 하지 않고 경시 간과하면서 도대체 무엇으로 예수님을 섬기고 높일 것인가.....
으리으리한 교회 건물, 결코 성전이 아닌 교회라는 이름의 기업체 사옥으로 예수님의 영광을 드러낼 것인지......
유럽 중세에 로마 교황청이 건물 지을 자금 마련을 위하여 면죄부까지 발부하다가 종교개혁을 맞은 것 아닌가.
많은 한국 교회의 화려한 건물 짓기는 자기 과시요 자교회 이기주의 외에 무엇이 있을까.
다 하나님 앞에 티끌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용산참사를 당한 장로 집사 가족과 재개발조합대표 장로가 같은 교회에 다녔는데 참사가족은 교회에서 한 번도 예배를 못 본채 통곡하고 외로워 할 때 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누구의 편이었는가?
화해와 평화를 위하여 무엇을 했을까....
숙제다.
내가 겨울엔 꼭 겪고 싶은 것이 몇 개 있다.
꽝꽝 언 저수지나 강 위를 걸어 보고 싶기도 하고 무지 추운 철원이나 한탄강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큰 소나무에 쌓인 눈을 보고 싶고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엄청 쏟아지는 광경이다.
올해엔 철원도 영하 30도 가까이 떨어지진 않아서 아직 안 가봤고, 겨울 한탄강 절벽 경치도 못 봤지만 드디어 꽝꽝 언 저수지를 걸어 보고 큰 대자로 누워 보게 되었다.
깊게 언 저수지는 백령도에서 경석이가 근무할 때 면회를 가서 걸어 봤기 때문에 이제 언 저수지를 보면 그 때가 생각이 난다.
"사람들에게 나도 예수님처럼 물 위를 걸어 보았다, 한강을 걸어서 걸었다" 라고 이야기 하면 농담하는 줄을 알지 그 내막을 자세히는 몰라 하기 때문에 겨울 언 강을 걸어서 건넜음을 알려 주면 그제서야 수긍한다.
꽝꽝 언 강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 갈라져서 틈이 제법 넓은 곳을 보게도 되고, 쩡쩡 소리가 나며 무섭기도 하고 호기심이 커져서 귀를 기울이며 걸음을 조심하기도 한다.
몇 년 전 분원리 앞에서 건너편 팔당 쪽으로 갔다 온 적이 있는데 얼지 않고 물이 흐르는 곳과 큰 성에가 겹쳐서 솟아 오른 곳을 보았는데 저 곳이 한강 줄기의 눈이 아닌가, 숨 구멍이 아닌가 싶어서 오싹해진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저 곳에서 잘 빠져 목숨을 잃지 않았을까, 저 곳이 물귀신이 발을 잡아 당기는 곳이 아닌가 싶었다.
예배를 드리고 파주 기도원에 장인 묘소를 성묘 가면서 가는 길에 공릉유원지를 들러서 언 저수지를 보기로 하였다.
예전엔 동네 앞의 좁은 길을 통하여 저수지 옆을 지났는데 저수지에 가까운 곳에 큰 길을 뚫어 참 편했다.
한 눈에 하얗게 눈으로 덮인 저수지에 썰매를 타는 사람들이 보인다.
순간에 가슴이 탁 트이면서 저절로 뛰기 시작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내와 같이 저수지로 들어가니 상상도 할 수 없게 두껍게 얼었다.
한 아버지가 사륜오토바이 뒤에 자녀들을 끌면서 다닐 정도로 탄탄하다.
저수지 중간까지 걸어 가면서 눈 덮인 저수지를 한껏 감상한다.
아! 정말 좋다.
건너편 야산 사면의 경치가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 없다.
상류로 널리 쫙 펼쳐진 설원.....
이렇게 평평한 설원을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물이 언 저수지 위의 설원이 아니라면 이렇게 편편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사진을 큰 대자로 누워서 찍고 서서 찍고 한참을 즐겼다.
<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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