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년 만의 서울 폭설

기본카테고리 2010. 1. 4. 22:46






아내가 새벽기도를 가고 나서 얼마쯤인가 지났을까 바깥에서 무슨 소리가 나서 방문을 열고 마루에 나갔다. 현관문이 활짝 열려 바깥을 내다 보니 마당에 눈이 내리며 제법 소복하게 쌓였다.그리고 계단은 물론이고 현관문 앞까지 하얀 눈이 쫙 깔려 있다. 문을 닫고 창으로 바깥을 보니 눈이 꽤나 많이 올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까지 함박눈이 쏟아지듯, 가루눈이 얌전하게 뿌리듯이 오면서 소복소복 쌓여 15 센티 이상 쌓인 것 같다.

이렇게 감나무 둥치에 눈이 쌓인 것은 두 번째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집 마당은 잔디이니 저 정도로 쌓인 눈이라면 꽤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 되어 미리부터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아예 차를 갖고 나가지 않기로 하였다.

대신 양말 두 켤레와 함께 등산화를 신는 등 중무장을 하고 나갔다.

대통령이 새해 시정연설 하는 날인데 유래 없는 대폭설 사태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하여 상대적으로 빛이 바래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017,7018,7021 번 버스를 타고 새절역에서 6 호선을 탄다.

합정역에서 2 호선으로 갈아 타고 신도림역에서 연장선을 타고 신정네거리역에서 내린다.

신정네거리역에서 버스로 두 정류장을 가면 끝이다.

무려 한 시간 반이나 걸린다.



도로에서 한의원 출입구 까지의 통로에 눈이 가득하다.

1 층 가구점에서 한 번 쓸었다 하는데 눈이 너무 쌓여서 나중에 치우려면 보통 힘들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한 시간 반을 눈 치우는데에 열중하다 보니 온 몸이 땀에 푹 젖는다.

들어와서 거울을 보니 꼭 찜질방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처럼 얼굴이 뻘겋다.

<20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