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 놓는 휴대전화 단상...

기본카테고리 2010. 1. 11. 18:25

휴대전화가 오면 발송자 번호가 표시되기 시작하면서 드는 생각이 몇 가지 있다.

전화를 바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도 나중에 전화를 할 수 있다는 점,

바로 받기 싫은 전화라면 안 받을 수 있다는 점,

나중에라도 전화하는 시점을 본인이 알아서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아예 무시할 수도 있다는 점......

그러나 나는 아예 무시해 본 적이 거의 없다.

반대로 내가 거는 전화 역시 상대방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전화나 문자를 보냈을 때 바로 답신이 안 오면 '못'하는 것이거나 '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화나 문자를 세 번 정도 했어도 답이 없다는 것은 '안'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기피하고 있다는 것으로...

내가 가깝게 지내기도 하는 후배 하나는 전화기를 꺼 놓을 때가 종종 있다.

전 날에 술을 많이 마셔서 일어나기 힘들거나 일을 바로 하기 힘들 때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무시할 수도 있는 전화 자체는 미리 회피하는 것 같다.

그 전 날 서로 중요한 의논을 하면서 하회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 진행되고 있는 데도 다음 날 전화를 하면 꺼 놓고 받지를 않는다.

이 쪽에선 중요하지만 저 쪽은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있다는 증좌인 셈이다.

거꾸로 저 쪽에서 꼭 필요하여 전화 하였을 때 이 쪽에서 꺼 놓고 있다 해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리라.

그러하니 이런 사람과는 중요한 대사를 같이 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저쪽에서도 중요한 것이 없고, 이쪽의 생각이 크게 급하거나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 된다는 것은 집중성, 진정성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201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