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쓸만한 나의 복원력

기본카테고리 2010. 1. 14. 15:57

요즈음 속이 좀 안 좋기 시작한 것은 며칠 전에,친구가 재작년에 갖다 준 홍삼 제품 드링크를한 팩을 마신 후 부터였던 듯 하다.

그리고 그저께 약초마을에서 선물로 가져 온 마늘쥬스를 컵에 담아 왔을 때 은근히 역하였지만 오늘 따라 비위가 좀 약한가 보다 하면서 억지로 마시고 나간 것이 한 몫 한 것 같다.

속이 별로 편치가 않아서 음식을 자제해야지 하는 마음을 갖고 세종호텔 부페에서 과메기 세 점, 홍어회 두 점, 엘에이 갈비 한 대, 고구마 스프, 메밀국수, 감 쥬스 반 잔 밖에 안 먹었는데 회의 중간 부터 속이 메스꺼리고 답답하길래 중간에 화장실에 가서 조금 토했으나 시원치가 않다.

세종호텔에서 15 분밖에 안 걸리는 집으로 오는 길이 꽤나 긴 거리로 느껴질 정도로 영 불편하다.

그래서 홍연교 -542 종점 앞-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더는 참을 수가 없어서 길 가의 눈 위에 토하고 나니 조금 시원하다.

차고에 차를 넣고 나오는데 고맙게도 또 울컥거려서 제법 많이 토했다.

이제 이 정도면 오늘 먹은 과메기와 홍어회는 다 나오지 않았을까 기대해 본다.

한경이가 할아버지를 밝히는 것은 어른들에 대한 '장난'끼도 섞여 있는 것 같다.

아내나 아들이 외출 했다가 대문을 열고, 현관문에 들어서면 "하부아!" 하면서 뛰어 가다가 내가 아니면,

싹 돌아서서 "에이..." 한단다.

그래서 애비가 "이 녀석이~" 하면서 손가락으로 머리를 콕 쥐어 박으니까 신경질적으로 제 머리를 콕콕콕콕 쥐어 박는다고 한다.

물론 나야 기분이 좋지만, 아이가 어른들이 신기해 하는 것을 즐기는 것 아닌가 싶다.

아침에 세수 할 때 왼쪽에 코피가 나서 솜으로 막으니 한경이가 싫어하는 건지, 무서운 건지, 불쌍해 하는 건지 빼라고 찡찡 거리며 운다.

열이 나서 한경이에게 옮길까 걱정이 되어 마스크를 썼더니 자꾸 떼라고 하여 걷어 버렸다.

평위산 과립제를 물에 타서 먹고 뒹굴뒹굴하다 잠이 들었다가 깨 보니 새벽 한 시를 가리킨다.

잠을 어찌 잤는지 몸이아프고 편하지가 않아서 꿍꿍 앓다가 새벽이 되고, 아침이 되었다.

한의원에 오니 온 몸에 기운이 없고 몸이 쑤신다.

며칠 전부터 몸이 조금씩 아프더니 드디어 몸살까지 겹치는가 보다 싶어서 점심도 못 먹고 누워 있다가 일어나니 열이 꽤 많이 나는 것 같다.

체온을 재 보니 39.7도 !

내가 고열이 날 때 빨리 내리는 방법은 아스피린 한 알과 한약을 같이 복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3-40 분 만에 열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도 도씨평위산과 아스피린 한 알을 먹고 나니 30 분 지나서부터 열이 0.2 도씩 내려가기 시작한다.

경희신년교례회에 불참하고 집에 일찍 들어 갔다.

배가 고파 오는 것을 보니 뱃속은 좀 안정이 되는 것 같아 며느리에게이야기하니 흰죽을 한 그릇 차려준다.

한경이가 내가 일찍 들어 온 것에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내 곁에서 멀어지지를 않고 뭐든지 나하고 같이 하려 한다.

어린 소견에도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컴으로 동요 동화 보기, 토마스와 친구들 보기, 어른들에게 제 지식을 과시하거나 묻기, 계단에 올라가서 놀기 등은매일 하는 일인데도 재미있나 보다.

한경이가 할아버지 아픈 것을 알았는지 내가 안방에 누워서 쉬니까 엄마하고 놀고, 저녁을 먹고 일찍 올라갔다.

돌 침대에서도자다가 바닥에서 자니까 몸이 더 편한 것 같아서 밤새 내내 바닥에서 자고 보니 몸이 개운하다.

열을재 보니 어제밤에는 37.8 도 였는데 아침에는 36.5 도이다.

어찌 이렇게 하루 사이에 달라질 수 있을까?

내가내 몸을 봐도 신기할 정도이다.

그리고 한약이 참으로 신통하다.

식적류 상한 즉, 외상 겸 내상에 쓰는 도씨평위산 몇 번에 이렇게 달라지다니.....

몸이 다 회복된 것은 아니어서 아직 왼쪽 엄지손가락과 오른손 두상골 부근의 손목이 아팠지만 한의원에 출근하여 진료를 하다 보니 점점 덜아프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 며칠 전 부터 갑자기 오한 전률이 가볍게 오고 몸이 좀 아프는 등 몸 조시가 별로일 때 나쁜 음식을 먹은 것이 고열과 몸살을 일으켰고 다행이 도씨평위산 세 첩과 아스피린 한 알로 거뜬해진 것이다.

아직도 내 몸의 복원력은 그런대로 괜찮은가 보다.

연말에 거듭된 외식으로 인해 체중이 3-4키로나 불어서 음식 조절을 하고 있던 참인데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201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