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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산 비행
"일요일 매산리 백마산에서 오전 11시. 초보비행자 환영"
공식 서울파라 회원이 아닌데도 빠뜨리지 않고 비행안내를 해 주는 윤바람님이 항상 감사하다.
3 주 전쯤에 하늘산 예봉산 활공장의 착륙장에서 무더운 날에 리버스 지상연습을 하고서는 비행을 언제 하나를
손꼽아 기다리다가 이번에 하기로 하였다.
11 시 10 분 쯤 도착하니 전 성남미미팀의 조순호 선생이 먼저 눈에띄어 그 쪽 팀 트럭에 기체를 싣고
서울파라의 윤바람 스카이필을 만나 착륙장으로 이동했다.
착륙장 바람은 거의 무풍이며 이륙장도 거의 무풍인데 가끔 정풍이 들어 온다고들 한다.
자유비행대의 훈련생들이 교관들의 도움을 받아 전방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내가 배울 때보다 훨씬
힘 안들이고 하는 것 같다.
고급 비행자들은 오늘 같은 날은 "단단비행" 바람이기 때문에 비행의욕을 내지 않고 있길래,
그냥 등산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이륙장으로 걸어 가기로 하다.
올라가는 길은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여 패이고 깎인 것이 꼭 '이만큼'을 유지하는것 아닌가 싶다.
매산리 활공장은 공수특전단 교육장이라서 일반인들을엄격하게통제하는 곳인데 일반 비행자들이 이륙장과 착륙장을
좀 더 깨끗하게 사용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을 생활화하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길은 무덥고 습하였지만, 도심에서의 그것보다는 충분히 견딜만하고 기분이 나쁘진 않아서.
오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길래 웃통을 다 벗고 올라갔는데 나름대로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끈적한 땀이 상반신을 흘러 내리지만 식힐 바람은 없고, 날파리들이 앵앵거리는데도 산이려니 하니까 그런대로
참을만하고 산 속이라서 불쾌하지는 않다.
300 이륙장에 올라가니 교육생들인지, 체험비행자들인지전방이륙으로 이륙시키고 있다.
일찍 주저앉아 실패한 사람이 몇 있었고 경사면이 골지고 패여서 좀 불안해 보였는데,
바람은 이륙하기에 안전한 바람이라서 다들 재밌게 이륙들을 한다.
조금 지켜 보다가 500 이륙장을 거쳐 백마산 정상-503 m- 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려 오는 길에
500 이륙장과 길가의 생수병들을 회수하여 300 이륙장의 쓰레기까지 모아 놓았다.
하나 둘씩 이륙을 하는 중에 한 교관이 "어? 쟤 다리 벨트 안 맸네?" 하면서 적당히 유도를 하여 북쪽 사면의 숲에
불시착 시키는 것이 보인다.
다리끈 안 맸으면 최대한 빠르게 나무에 걸게 하는 것이 안전한 모양이다.
하늘산의 한 고급비행자의 참사가 떠 올려지는 순간이었는데,고도가 별로 안높아 사고를 면하게 되어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른다.
잡아 주는 사람이 없어 여러 기체를 잡아 주다 보니 나의 기체를 실은 트럭과 필과 아이거가 도착하여
이륙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날은 더웠지만, 이륙실패를 대비하여 관록의 비행복을 입고 다리벨트, 허리벨트, 보조산을 잘 채우고,
무전기의 주파수를 맞추어 딱 섰다.
비행은 이륙의 맛이 거의 전부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30 분만 지나면 옆구리 어깨가 아프고 멀미까지 나기 때문에 나는 장시간이나 고고도 비행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요.
그냥 뜨는 것으로 족하자는 것이 바로 나의 생각이다.
이륙을 기다리면서 이 생각 저 생각 드는 중에 늘다짐하는 것이,
"기체가 올라오면 돌아서서 바로라이저 놓고 바로 견제들어가자,
하네스에 빨리 올라타지 말고 충분히 뛰어 나가서 뜨고는 조금 경과하여 자리를 잡고 앉자" 는 것이다.
바닥의 상태를 보고, 윈드쌕을 보면서 필의 구령에 맞추어 기체를 끌어 올리니 오른쪽으로 조금 기울어져서 올라 온다.
그래서 조금 조종을 하여 머리 위로 올라 왔을 때 돌아서 라이저를 놓고 견제를 하면서 왼쪽으로 뛰어 기체를 수평으로 만들어 힘차게(?)뛰었다.
종종걸음 치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서 뛴답시고 뛰었지만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이 "너무 빨리 올라탔다"는 필의 고언이 들린 것을 보아 시원찮았던 것 같다.
그래도 실패는 하지 않고 떠 올랐다.
1 월 도비산에서 비행하고는 처음이니까 6 개월 만에 날은 셈이다.
필의 유도에 따라 조금 선회하다가 윤바람님의 유도와 나의 생각에 따라 고도를 깎고착륙하였지만,
학다리 착륙이 아니라 반 엉덩이 착륙이 되었지만 수 개월만의 이착륙치고는 그런대로......
아직도 기체에 바람이 들어 있어서 전방으로 달리다가 다시 후방으로 조종하다가 다시 전방으로 달리다가,
마지막에 후방으로 돌아서서 기체를 내려 앉혔다.
무애와 종철씨, 윤바람님이 기체를 개는 것을 도와 주어 고맙게도 쉬었다.
하네스가 너무 누워서 자세가 참 불안해 보였다고 걱정을 하였는데,
지난 번에 지상연습을 하고 나서 풀어 놓은 것을 그대로 둔 모양이다.
조종을 다시 해 놓아야 한다고 충고들 한다.
나중에 필이 내려 와, 주능님이 너무 빨리 올라탔다고 다시 한 번 주의를 주의를 주어 다음 번 비행할 때엔
꼭 유념하기로 다짐하였다.
단단비행이라해도, 이륙 착륙이 성공하면 큰 비행한 것처럼 뿌듯한 만년초보이지만,
하늘에 뜨는 기분, 날으는 기분만 느끼면 족한다.
모두들 덕분에 7 월 비행을 성공하였다.
늘 감사하기만 하다.
<2008.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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