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의 화목 유지

기본카테고리 2006. 12. 13. 16:17

아버님의 가훈은 家和萬事成이었다.

아버님이 생전에 제일 많이 강조하셨던 것이 바로 이 말씀이었는데 그 말씀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버님 형제 분들과의 생활 자세이셨고 자식들에게 강조하시던 덕목이셨지 어머님과의 화목이 우리 전 가족의 화목과 평화로 이어지는 것임은 간과하셨던 듯 싶다.

아버님의 외유내강-바깥에서는 부드럽고 집에 들어오셔서는 엄격함-으로 가장 상처를 많이 받으신 분이 어머님이셨고 어머님의 눈물, 한숨, 한은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스며들어와 "별로 화목하지 않은 가정"으로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건 간에 자식들과 어머님이 아버님 돌아가시고도"가화만사성" 이란 덕목을 일종의 이념으로 삼게 된 것은 엄연한 기정사실이 되었고 형제들끼리라도 잘 지내야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묵계로 자리잡았다.

그동안의 살아 온 과정들을 보면가족간에 화목을 유지하는 중요한 몇 가지 선들을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었나 싶다.

즉, 가족 간에 서로가 경제적 사회적 성취욕을 나타내지 않으며 -자랑이건 시샘이건 간에-현재의 상태에에 대해 형제끼리 비교를 특별하게 하지도 않고 자랑도 않고 큰 부러움이나 신세한탄도 않고서로 특별히 요구하는 게 없었다.

이렇게 서로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이 평범한 일상속의 행복을 지키게 하는 것 같다.

이로써 모이면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넘치게 되는 것 아닐까?


형제 간에 돈 거래를 했다면 이자 갚아라, 원금 언제 줄래? 떼먹을 거야? 라고 모이는 기회를 재촉의 기회로 삼아 티격대격 하겠지만 돈 거래가 없으니 이런 소리 안해도 된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조건이다.

돈이 필요하더라도 서로 풍족하지 못해 놓으니 빌려 달란 말도 못 한다.

또 경제적 도움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별로 없다.

달라는 말 하기전에 잃어 버린 셈치고 도움 줄 수있으면 좋지만그런능력이 되는 가족이 없으니 담백하다.

서로 간에 돈 문제에 대해 아예 체념하니까 맘이 편하다.

그러니 만나면 즐겁기만 하지 않은가?

<김목경-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2006.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