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파동 관련 좋은 글 모음(펌)

그리고 뭔가... 2006. 1. 7. 11:43

의약분업과 닮은 블러핑- 서프라이즈 06.1.7 에서


사학법 파동을 두고 얼핏 그 형태적인 모습이 과거 김대중 정부시절의 의약분업과 비슷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당시 의사단체들이 집단휴진, 폐업 사태등과 지금 사학재단의 학교폐쇄, 신입생 거부등을 보면 장면 장면이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그러는 것 같다.


지금 사학재단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런 시추에이션이다.


그들의 전략은 지금의 사학법 개정 파동을 과거 의약분업시 장면으로 오버랩시키자는 것이다. 이렇게 판이 흘러가게 하기 위하여 그들은 지금 의도적으로 상당히 무리하게 보이는 초강수를 선제공격용으로 날리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하지만 지금 사학재단이 행하는 액션은 본질적인 자신들의 바램이 아니라 일종의 블러핑이다. 따라서 정부여당 즉, 정책당국이 이런 블러핑에 절대로 현혹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의약분업은 여야가 수년간 의논하여 의견을 수렴한 후 그 여파를 고려해서 시행을 1년 연기까지 하면서 까지 만든 국회의 합의안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약분업은 왜 초기갈등 구조 해소에 실패했을까?..이건 정책당국이 갈등구조를 풀 때 합의의 구도에 대한 잘못된 세팅을 했기 때문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국책사업이나 국가 미래과제 또한 기타 국민 전체의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정과제는 협소한 해당 이해관계자 만의 논의로 구도를 짜면 실패한다.


정부가 국민을 단지 정책의 수용자로만 객관화시키고 논의구조를 끌고 가면 그때는 이해당사자들이 자기들 꼴리는 대로 국민을 갈등구조 속에 끌여들여 판을 헤집어 놓는단 말이다. 여기에 가장 잘 먹히는 전술이...바로 국민을 볼모로 잡는 의도적인 블러핑이다


의약분업 당시 국민들은 의사들과 약사들의 이해관계를 강건너서 구경하는 구경꾼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의약분업이 되니 ...국민들 입장에서 절차상의 번거로움이나 비용의 상승등 달가롭지 않는 일들이 생산되게 되어 ..더욱더 방관자적 입장을 고수하게 된 것이다.


이건 전적으로 당시 국민의 정부 정책당국의 잘못이라고 본다


판이 이렇게 돌아가니 의사단체의 블러핑이 먹히게 된다. 의료대란이라는 표현으로 매스컴에서 불을 지르니 국민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설익은 정책으로 괜히 객관적인 입장의 국민만 괴롭다"라는 신음이 터져나오게 된 것이다.


의약분업 이후 갈등구조를 해소하느라 의료보험 수가가 대폭 증가하여 의사들은 적잖은 이익을 보상받았고 그 뒤 건강보험의 적자폭을 메우느라 국민의 비용은 좀더 증가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전쟁터에서 적군도 치료해야 한다는 의사로서 소명을 망각하고 의료행위를 중단한 의사들이 지탄받아야 하지만 사태가 국민인내심의 임계점을 넘어 버리니 투쟁의 성과가 오히려 의사단체에게 돌아가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이다.


애초부터 의약분업문제는 국민을 방관자나 구경꾼으로 내버려둘 문제가 아니였다..정부는 의사의 입장도 아니고 약사의 입장도 아니..철저하게 국민의 입장에서 협상에 참여하여 국민다수가 구경꾼이 아닌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게끔 만들었어야 하는 거였다.


풀어서 말하면


복지부가 의사협회 - 약사협회 - 시민단체 모아놓고 사회나 보는 구조가 아니라 의회와 더불어 국민을 대리하여 국민패널로 논의에 참여하는 구조가 되었어야 국민이 구경꾼이 아닌 이해당사자로서 이익단체들로부터 공공의 이익을 관철하는 상황이 펼쳐졌을 것이라는 거다..



사학법 개정이후 지금 사학들이 잘 이해가 안되도록 과도한 오바액션을 취하고 있다. 상식적인 일반인의 시각으로 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처사다..


7~8명인 이사회에 달랑 한두명이 들어가서 이사회 속기록이나 점검하자는 수준인데..그것을 두고 학교폐쇄라는 초강수를 두다니...도대체 얼척이 없다...그렇게 사학법 개정이 폭발적인가?...


하지만 이건 그저 평범한 일반인이 슬쩍 생각할만한 수준이다


만일 정부가 이렇듯 막연하고 뭉뚱그려 생각하고 대처한다면 이건 사학법 파동을 의약분업 사태로 몰고 가려는 사학재단의 농간에 빠져드는 수순이 된다..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저건 사학재단의 블러핑이다...저들은 블러핑을 통해서 사학법 개정의 문제가 단지 사학재단과 전교조의 문제로 귀결되게 하고 교육부는 그저 이해 관계 갈등을 조정하는 사회자의 역할이나 하라는 뜻이다.


만일 판이 이렇게 사학재단이 원하는 식으로 돌아가면 국민은 괜히 이해관계의 틈에 끼여 피해만 보는 구경꾼의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교육부와 여당은 이해관계 정리도 못하고 괜히 설익은 정책을 입안한 꼴이되고 국민들은 자녀를 학교에 못 보내 교육부재라는 피해만 고스란히 입고....


결국 이렇게 조정되다 보면 갈등의 해소는 사학재단의 투명성은 투명성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정부의 재정을 사학재단에 더 지출되는 과정으로 해소될 것이다..

사학들이 학교 폐쇄하는 최후의 블러핑을 양보했으니 정부나 시민단체도 뭔가 한두개는 양보해야 할 것이 아니냐라는 논리로 귀결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참여정부는 지금부터 정신 바짝차려야 한다

첫째 절대로 사학재단의 블러핑에 현혹되어선 안된다.. 저들이 블러핑으로 나오면 그 블러핑을 맞받아 쳐야 한다..따라서 애초부터 공립전환이라는 카드는 미리 꺼내들고 논의를 시작하는게 맞다. 사립학교 싫으면 공립으로 전환시킨다고 못을 박아야 한다.

둘째, 정부는 항상 학교에 자녀를 보내야하는 학부모의 시각에서 정책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인 국민을 방관자로 만들면 안되고 그 자체로 이해관계자가 되게 해야 사학의 투명성 강조라는 사학법 개정의 취지가 제대로 먹혀 들어간다.

따라서 정부든 여당이든 어설프게 국회에서 재개정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면 절대안되는 것이다. 그런말이 나오는 순간 전체 사학재단이 벌떼처럼 일어나서 더 큰 오바 블러핑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공은 국회의원이나 관료들의 손으로 넘어가고 국민은 그저 불안한 마음에 구경이나 하는 구경꾼이 되는 것이다

이러면 그 정책은 변질되거나 결국 망하게 된다


이번 사태는 누가 뭐라고해도 전적으로 학부모인 대다수의 국민과 일부 몰지각한 사학재단의 전선이다. 따라서 정부는 학부모의 의지를 대변하여 하늘이 두쪽나도 절대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교사편성, 교육시설관리, 학사일정등의 모든 학교행정을 철저하게 준비하여 학부모들에게 공개보고 하겠다는 자세를 만들어야 한다


종교재단의 건학이념과 하나님 뜻-김정란 교수의 글에서-06.1.6

종교재단이 세운 학교일지라도

하늘나라가 아닌 이 땅에 세워진 이상

이 땅의 제도적 합리성을 거부해선 안 된다

종교적 가치는 공적 가치를 감싸야 한다.

"교육, 희망을 노래하자"

제천 간디학교 양희창 교장 인터뷰…"사학법 반대하는 기독교인 이해할 수 없어"

-06.1.6 뉴스앤조이에서

양희창 선생(제천 간디학교 교장)은 교육은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많은 기독교 학교가 진정 기독교 정신에 맞는 교육을 한다면 희망을 가르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학교가 세상의 기준을 따라 아이들에게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법만 주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독교 학교의 교육은 세상의 기준과 다른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개정 사학법에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 양희창 선생은 교육은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기독교 교육은 세상 교육과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 선생은 최근 이런 차이점이 없어졌다며, 안타까워 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1월 2일 대구에서 만난 양희창 선생은 이번 개정 사학법과 관련, 개신교계가 가장 격렬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방방 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반발하기 전에 우리가 그동안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는지 자문자답 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학을 운영하는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앞에서 정말 깨끗한 교육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극소수의 비리로 전체 사학을 매도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기독교인을 향해서는 "기독교인답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학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학이 아니었다. 사학은 말 그대로 건학 이념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사학이 이런 부분에 충실해왔다고 자신할 수 있나. 말로만 사학이었지, 공립과 다를 바 없지 않나. 사학법이 개정되면 학교 폐쇄니, 신입생 모집 거부니 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사학법 개정, 기독교인이 왜 반발하나"


일부 기독교인들은 사학법이 개정되면, 종교교육을 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양 선생은 지금 많은 학교에서 하고 있는 예배 중심의 교육은 종교교육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러한 종교교육이 지극히 형식적인 기독교인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양 선생은 기독교 학교면 기독교 학교답게, 불교 학교면 불교 학교답게 학교를 운영하면 그것이 곧 종교교육이라고 했다.


"지금 많은 종교학교가 예배를 의무적으로 드린다. 그러나 이런 걸 강요한다고 해서 신앙이 학생들 마음속에 들어가나. 천만의 말씀. 오히려 편협한 종교라는 인식만 아이들에게 심어준다. 특히 입시에 '올인'하는 교육은 하나님 중심 교육에 어긋나는 교육 방법이다. 입시 교육은 경쟁 교육이다. 다른 사람을 누르고 내가 일등이 되라는 얘기다. 하지만 하나님 중심 교육은 상생의 교육이다. 우리 모두 다함께 살자고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함께 가나."


그의 비판은 계속된다


"종교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에게 교훈이 뭐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모른다. 왜 그러나. 건학 이념을 한 번도 실현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 학교는 '맘몬 교육'을 하고 있다. 많이 가져라. 행복할 것이다. 예수님이 그렇게 살았나. 학생들에게 가난하게 살라고 왜 얘기 못하나. 다 머리가 되면 꼬리는 누가 하고. 몸통은 누가 하나. 우열반 제일 먼저 만들고, 서울대 들어가면 현수막 제일 먼저 다는 학교가 종교 학교다."


양 선생은 교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개방형 이사제도에 대해서도 내공을 기르면 된다고 조언했다. 건학 이념이 굳건하다면 개방형 이사가 오히려 학교의 이념에 감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교의 이념을 지키려는 마음이 강하다면, 한두 사람의 이사가 절대 장난칠 수 없다고 말하는 양 선생은 전교조가 진짜 빨갱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학교에서 몰아내라고 했다. 그만큼 개방형 이사제도가 겁낼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양 선생이 몸담고 있는 간디학교는 어떻게 운영될까. 산청 간디학교의 경우를 물어봤다. 이 학교의 경우 이사가 모두 여덟 명이다. 교사 출신이 세 명, 학부모 출신이 두 명,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추천 받은 사람이 세 명이다. 여덟 명 중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추천 받은 세 명이 소위 말하는 개방형 이사다. 이러다보니 물론 갈등도 있다. 양 선생은 그러나 서로 존중하는 마음과 양심을 지킨다면 이런 갈등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적당히 긴장할 수 있다는 것도 개방형 이사의 장점이다. 양 선생은 이사 모두가 학교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학교를 운영 하면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고 했다.


"머리가 돼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라고? 성경에 그런 말 없다"


양 선생은 기독교 학교의 교육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기독교 학교가 하나님 기준에 맞는 아이들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에 맞는 아이들을 길러낸다고 했다. 그는 머리가 좋은 것은 하나님의 주신 달란트 중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영성이 뛰어난 아이들, 가치관이 바른 아이들을 길러야지, 머리가 좋은 아이들 길러서 세상이 좋아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예수님이 제자 뽑을 때 성적순으로 뽑았나. 아니다. 기독교 학교가 살아남으려면 자본으로 승부할 것이 아니라, 정신으로 승부해야 한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도 다 옛날 말이다."


듣기에는 다 좋은 말인데 과연 이것이 실현 가능한 일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물었다. 솔직히 힘든 일 아니냐고 말이다. 여기에 대해 양 선생의 대답은 확실하다. 그래서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삶의 모델을 교회가 창출해야 된다고 했다. 우리는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스스로 그런 삶을 살아야 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혼자 하기 힘들면 연대해서라도 대안적인 삶, 대안적인 교육을 창출해야 한다. 머리가 되지 않고 꼬리가 되도 살아갈 수 있구나 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욕심을 버리면 길이 보인다. 가난하게 살 각오를 왜 안 하나.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 아니다. 이미 주어진 달란트를 개발하는 것이 축복이다. 왜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야 하나."


약 한 시간에 걸친 인터뷰 끝나고 양희창 선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에게 있어 교육은 '꿈을 꾸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가 직접 작사한 '꿈꾸지 않으면'이란 노래를 보면 이런 생각은 더욱 명확해진다. 우리는 언제쯤 아이들과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까.


꿈꾸지 않으면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학교폐쇄 서약은 조폭 혈서 방불

신입생 배정 거부땐 손해배상 청구"

[격정 토로] 상문고 이사장 역임했던 박경양 참교육학부모회 회장

-06.06 오마이뉴스에서

▲ 박경양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 6일 사학재단의 학교 폐쇄와 신입생 거부 움직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 직후 만난 그는 재단의 움직임을 맹비난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영화 <두사부일체>를 기억하시는가. 2001년 나온 이 영화의 모태가 된 학교가 있다. 서울 상문고가 그곳이다.


영화에서 조직폭력배 중간 보스 계두식(정준호 역)은 일자무식이다. 그는 이런 약점을 털어버리려고 한 사립고교(상춘고)에 들어간다. 상춘고에서 두식은 '해도 너무한' 사립학교의 비리를 목격한다. '성적을 조작하라'고 교사한테 엄포를 놓는 재단이사장, 이를 세상에 알렸다고 학생과 교사를 개 패듯 때려 교문 밖으로 쫓아낸 재단.


계두식은 말한다.


"하늘같은 선생님을 자기 말 안 듣는다고 짜르는 게 그게 학교야. ××야. 돈 없어서 몸이라도 팔아서 학교 다니는 애를 개 패듯이 패갖고 쫓아내는 게 학교야. 너는 그거 그냥 넘어가냐."


이 영화가 대박을 터뜨린 때, 공교롭게도 이 학교 재단이사장을 맡은 이가 있다. 바로 현재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경양(49) 목사다. 그는 비리 재단이 쫓겨나간 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관선 재단이사장과 이사를 맡은 바 있다.


"영화에 나오는 '상춘고'와 '상춘만', 누구 배역이 누구인지 다 알더군요. 상문고 졸업생과 교사들 얘기를 들으면, 영화랑 정말로 똑같았다고 합디다. 그 때마다 슬픈 생각이 들었던 게 엊그제 같습니다."


6일 사학재단의 학교 폐쇄와 신입생 거부 움직임에 반대하는 학부모 기자회견 직후, 오전 10시30분부터 한시간에 걸쳐 박 회장을 만났다. 그는 추위에 목도리를 한 채 언 손을 비비면서 "어제 사립학교장들이 학교 폐쇄 서약을 하는 모습은 바로 조폭들의 모습과 너무 닮았다"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정말 야비하다, 왜 대학은 그대로 신입생 뽑고 중고생들만 거부하겠는가"


- 사학비리의 종합전시장이라고 일컫는 상문고 재단이사장을 했는데….

"사립학교에서 이사장을 해보니까 정말로 잘 알겠더라. 사립학교 운영은 마음만 먹으면 이사장 개인이 운영하는 학교다. 상당수의 학교가 이사들의 도장을 행정실에 맡기도록 한 채 허위 이사회를 열고 있다. 사립학교 복마전은 정치권 이상이다."


- 참교육학부모회가 제일 먼저 학교 폐쇄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섰다. 왜 그런가.

"나는 지금 사학재단의 행태를 보면서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아이들을 인질로 잡은 인질범의 모습을 떠올린다. 아이들 교육권을 이렇게 다 짓밟아도 되는가. 우리 어린 아이들은 말을 못한다. 아이들이 알까도 무섭다. 미성년자인 아이들을 대신해서 학부모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 바로 전 기자회견에서 사학재단에 대해 강하게 쏘아붙였다. 그렇게 화가 나는 일인가.

"사학법인은 정말 야비하다. 대학과 중고교를 같이 운영하는 재단이 많은데, 대학은 그대로 신입생 뽑고 어린 중고생들만 거부하겠다고 나선다. 대학은 구조조정한다고 하니까 정말로 겁이 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교육자라는 분들이 할 짓이 아니다. 평범한 어른으로서도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 어제 서울지역 사립학교 교장선생님들은 서약서를 썼다. '학교 폐쇄 끝까지 같이 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수십년 동안 아이들 앞에 섰던 분들이 바로 교장들 아닌가. 나는 어제 그 소식을 들으면서 조폭들이 모여서 혈서 쓰는 모습을 떠올렸다. '조직 배반하지 말라', 이런 내용 말이다. 아이들을 사지에 몰아둔 채 사학이라는 조직에 충성맹세를 한 교장들은 교육자로서 마지막까지 간 것이다."


"재단의 행태는 학습권 침해가 아니라 말살"


▲ 경기도 성남의 한 초등학생이 6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개정 사립학교법에 반대하는 사학들의 신입생 배정 거부 움직임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이런 모습을 상당수의 언론들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보수언론들은 사학법 문제에서는 진짜 전단지 노릇을 하고 있다. 사학 재단과 연결된 자기들 이익이라는 잣대로 기사를 쓰기에 바쁘다. 전교조 하루 연가를 놓고 '교육대란'을 부르짖던 언론들이 이런 사태에 침묵하는 것을 보면…. 한나라당도 그렇고, 사학재단도 그렇고, 일부 언론도 그렇고. 자기 패거리들의 이익 때문에 교육을 짓밟고 있는 것 아닌가. 기득권야합이고 조폭연대다."


- 서울지역 교사들은 '사학비리'를 고발했다가 학부모들이 고발해서 학습권 침해죄로 1백만원씩 물어낸 사례도 있다.

"그래 좋다. 사학재단의 폐교는 학습권 침해가 아니라 학습권 말살이다.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는 순간, 사학법인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다. 재판부는 선임판결 내용을 잘 따라줄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