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휴가 비행

기본카테고리 2005. 8. 3. 12:33

이번 휴가 비행에서 나는 두 가지의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리버스의 실용화 이고

또 하나는 바리오를 활용한 서클링 시도 이다.

결론적으로 보고를 하자면 서클링은 열이 없어서 못 했으나 리버스는 성공 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저의 이런 일지를 보면 "언제 까지 초보 티 내나?" 하겠지만

비행을 할 절대 시간이 모자라는 처지와 순발력 부족으로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든지 비행 배우기 부터의 꿈인 "설악 대청봉 비행"은 꼭 이루려 하고 있다.

웬만하면 올해에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꿈 꾸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는 것은 알피네의 설악 비행 성공에 바친 나의 헌사 였기에

내게도 꼭 적용하고 싶다.

대청 비행에서는 리버스 이륙이 꼭 필요함을 확인 했기 때문에 나는 리버스 이륙의 숙달에

많이 집착 하고 있다.

남편이 비행하는 것에 아직도 조마조마 하고 무섭게 보는 아내를 이번 휴가 비행에 동행 하였다.

집에 있어 뭐 딱이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리고 텐트에서의 대관령 잠으로 유혹하여 성공을 하게 되었다.

7.30일 밤에 출발 한덕에 횡계로 빠져 나가 대관령에 도착한 것은 새벽 두시 반 정도...

주차장은 깜깜하였고 텐트와 차량 몇 대가 보인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제법별 들이 초롱초롱하다.

원 터치 텐트를 대충 치고 이얘기 저 얘기 하는 사이에 쌩쌩 거리는 바람 소리를 자장가 삼아서

어느 새 잠이 들었다.

햇살이 텐트 안을 비추니 벌써 여섯 시가 넘은 듯 하다.

대관령 공사 기념비와 자연학습장을 둘러 보고 평창으로 내려 와서 필 일행을 만나다.

먼저 도착한 일진은 어제 좋은 비행을 원 없이 하고 두 번째의 래프팅을 갔다 온다.

쓰리에스 김선종 씨에게 연락하여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아내가 운전하는 카렌스에 기체들을 실고는 이륙장으로 올랐다.

이륙장 바람은 그런대로 정풍이 제법 잘 들어 온다.

바로 리버스로 나갈 만 하다.

스카이 필로 부터 바리오 사용 요령을 듣고는 이륙 준비...

첨엔 너무 서둘러서 돌았기 때문에 힘 없이 풀썩...

다시 시도하여 쭈욱 나간다.

필의 말대로 두 손을 다 놓고 하네스에 앉지 않도록 하며 천천히 앉는다.

보조산 손잡이를 한 번 만져 보고 수시로 기체를 쳐다 보며 몇 번의 릿지를 시도 하였지만

고도가 바로 깎여서 착륙 하였는데, 그만 엉덩이 착륙을 하고 말았다.

아직도 백프로 차렷을 좀 일찍하게 되는 듯 하다.

하네스에서 몸을 빼 놓고도 그 타이밍을 정확하게 못 맞출 때가 많은 듯...

점심은 순남씨가 싸 온 오리고기를 다리 밑에서 먹기로 하여

재작년에도 신세졌던 그 다리 밑으로 갔다.

서늘할 정도로 시원함을 즐기고 있는 사이에 쓰리에스가 두 딸을 데리고 와서 자기 텐덤 보다는

딸 들 텐덤을 부탁 한다.

평창 봉평의 별미 메밀 부침개를 한 상자 갖고 와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오리고기와 함께 한 감로주는 진천의 구기자 동동주에 버금 갈 정도로 시원하다.

두번 째의 비행...

리버스로 무리 없이 나갔다.

근데 앞에서 나간 연세 드신 여자 분이 자꾸 내 궤도의 앞에서 알짱알짱 거린다.

이러다가 내가 저 기체를 위에서 밟게 되지나 않나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는데

매가와 필이 주고 다급하게 주고 받는 무전음이 들린다.

서울파라의 현옥씨의 무전 콜을 못 받고 있기 때문 이다.

이제 7 번째의 비행인데 낯선 활공장에서 무전기 밧데리가 나간 것이다.

그래도 침착하게 비행하고 착륙을 잘 하여 모든 이들이 안도 하였으며 감탄 섞인 칭찬과

주의를 받았다.

밧데리 체크는 본인이 확실하게 미리미리 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착륙 시에 동그라미 표적에 들어 가려다가다리를 삐끗 하다.

좀 충격이 컸었던 듯 많이 아프고 기체를 개고는 양말을 벗어 보니 금방 부어 올랐다.

이 쪽 저 쪽 움직여 보니 뼈에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절룩이면서 바로 이륙장엘 또 올랐다.

세 번 째의 비행...

다른 팀에서 초보자들을 많이 데려 와서 비행을 시키고 있다.

보조자가 옆에 둘이나 붙어서 기체가 기울면 잡아 줘 가면서 열심히 뛰게 만들어

이륙을 성사 시키는 것을 보고는다리 하나도 없던 내 올챙이 시절도 생각이 난다.

그 때에는 팰킴이 그렇게 잘 가르쳐 줬었다.

그 때 많은 비행 경력자들이 리버스로 가뿐하게 날아 가는 것을 보고 어찌나 부러워 했는지 모른다.

이번에도 깨끗하게 리버스로 떴다.

아까도 아내에게밤 늦은 시간에 상암에서 기체를 잡아 준 덕에 이렇게 쉽게 뜬다고

감사를 표 했지만, 리버스 할 때 마다 감사를 느낀다.

역시 몇 번의 릿지 후에 착륙 모드로 들어 갔다.

이번엔 좀 좋은 곳을 목표로 하여 잘 내리자고 작심하고는 착륙 지점을 찾아 보았다.

앞에 모래판이 보여 저기로 내리면 다리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아서 목표로 하여 사뿐하게 잘 내렸다.

이번에는 풀 견제 시점을 좀 늦추다가 고도가 1 미터 남짓 하였을 때 확실히 시행하여

좋은 결과를 본 것 같다.

- 그 밖의 이륙장 풍경-

종철 씨가 세 살 짜리 예림이를 텐덤 해 주다.

스카이 필이 쓰리에스의 두 딸을 텐덤 해 주다.

큰 딸은 멀미를 하였다 한다.

모든 식구들이 다 모여송어 회로 평창의 별미와 명물을 맛 보았다.

재작년에 들렀던 주작님의 고교 친구가 운영하는 집 이다.

모두가 아쉬운 작별을 하고필과 종철씨 가족, 임승균 씨 내외가 하루를 더 자기로 하였다.

종철씨가 가져 온 장작을 강 가로 갖고 가서 모닥불을 활활 피웠다.

오늘 따라 안 되는 색스폰을 불어 가며 깊어 가는 여름 밤을 즐겼다.

하늘을 찌를 듯이 활활 타 오르는 불꽃을 보며 투명한 노란 빛으로 달아 오른 돌 위에다

남은 오리 고기를 굽고, 쥐포를 구어 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 특별 하였다.

비가 올 거라는 예보와는 다르게 별이 드문드문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또 야영을 하기로 하였다.

필은 재작년 숙소로 들어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텐트로 들어 갔는데

비가 한 두 방울후둑후둑 떨어지더니 제법갯 수가 많아져서 텐트를 걷었다.

너무나아까웠다.

비가 쫙쫙 쏟아지는 길을 뚫고 필이 자는 아파트로 들어가 매트리스를 깔고

건넌 방에서 잠을 청한다.

생 무를 얇게 저며서 부어 오른 발목과 다리에 붙이고는 잠을 불렀다.

비가 와서 비행은 못 하고는 강릉으로 바다 구경이나 갔다 오자고 하여

경포대엘 들렸다.

해수욕장은 여러 번 구경 했지만 진짜 "경포대" 정자는 본 적이 없어서 경포대 관람을 했다.

경포대 정자에선 경포호가 한 눈에 들어 온다.

경포대 처마 선과 소나무가 잘 어울렸으며 빠알간 목 백일홍이 인상적 이다.

초당 두부 식당에서 강릉 별미를 맛 보고는 또 아쉬운 작별을 고 하였다.

오는 길에 에어콘 가스 보충을 물어 보니 무려 5-6 만원을 요구 한다.

내심 "순 도둑놈들, 서울 사람이라고 바가지 씌우는구나. 서울에선 3 만원 밖에 안 하는데..."

하며 그냥 길을 재촉 하였다.

올라 올 때엔 오랜만에 드라이브나 즐기자고 하여 운두령을 거쳐 홍천 양평 길로

아주 즐겁고도아슬아슬하게 왔다.

올해의 파라 캠핑도 잊지 못할 추억을 쌓게 되었다.

모든 참가자 님들께 감사와 그리움을 전 한다.

2005. 7.31 일 109, 110 ,111 회 비행을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