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詩]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는 날

기본카테고리 2005. 7. 18. 13:37

남 놀 때 같이 노니 좋다.
남 놀 때 일하면 싫다.
남 돈 벌 때 딴 일로 돈 쓸 때는 더 싫다.
남 돈 쓸 때 솔곳이 돈 벌 때 기분 좋다.
학교 다닐 때엔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너무나 아쉬웠는데
나이 먹으니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흐뭇 하다.
모든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쳤으면 좋겠다.

이제 쇼 프로도 잘 안 보고
작은 스포츠 중계도 안 보고
드라마도 여간해서는 볼 일이 없고
뉴스도 예전 보다는 관심 없다.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묻는다면
그래도 재미있다며 그냥 웃는다.

전녀가 닭 짓 하면 웃고
조선 홍 기자가 누군가의 거시기를 걷어 차 망신 당했을 때 웃고
개똥녀가 지하철 안에서 강아지 똥꼬 닦아 줄 때 웃는다.

제헌절은 일요일.
대한민국 공휴일.

나는 부담 없이 놀러 가고
어떤 사람들은 곤색 까망색 양복이 되어
넥타이 꽉 조여 놓고 애국가 부른다.

너무 너무 재미 있다.
이것이 너무 고소한나는
행복한 소시민...

05. 7월 17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