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

기본카테고리 2005. 6. 15. 11:28

우리 집 앵두를 다 따 먹고 탐내던 이웃 집 앵두를 땄습니다.

우리 집 앵두 나무는 아직 작아 많이 안 열렸지만, 이웃 집 앵두 나무는 커서

우리 집 쪽으로 휘어 져 넘어 올 정도로 다닥 다닥 달렸지요.

윗 집에게 허락을 구한 후 담에 올라갔는데, 따면서도 집 사람에게

"난 왜 이런 일이 이렇게 재미있나 몰라~ 수렵 채취 생활이 정말로 좋아!"

했더니 "시골에가서 사세요~" 합니다.

"음, 낚시는 싫지만 웅덩이 물 퍼서 고기 잡고 그물로 고기 잡는 일, 열매 따 먹는 일이

정말 재미있단 말이야." 하고 맞장구를 쳐 가면서 앵두를 따고 가지를 자르고 했습니다.

한 바구니는 주인 집으로 보내고 한 바구니는 내 몫으로 하였습니다.

오늘 딴 앵두는 농 익어 손만 닿으면 물이 흐를 정도 입니다.

보기에 제일 예쁠 때는 이 상태 보다 좀 일러서 반짝 반짝 빛이 날 때 입니다.

정말씨가 들여다 보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투명한 빨간 빛을 띱니다.

웃음 파는 에레나가 된 갑순이를 찾아 서울로 갔다는 갑돌이 노래.....

"앵두 나무 처녀" 를 생각 하며 신나게 앵두를 땄지요.

수줍고 뽀얗고 눈길을 확 잡아 매는 앵두...

입 속에선 약간 새콤 하면서도 달착지근 하지요.

뭐, 맛으로 먹나요?

기분으로 먹지...

보기에 좋은 마알갛게 새빨간 앵두...

농 익어 입술만 닿아도 그대로 단 물이 되어 침과 섞일 때 참 행복 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기분 좋게 하루를 열었습니다.


<앵두나무처녀 - 김정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