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만의 유명산 비행- 무콜 우중

기본카테고리 2005. 5. 23. 16:19

유명산 첫 무콜, 우중 비행..

사람들은 이 제목을 보고 저를 놀릴지 모르겠으나,

나는 기던 갓난 아이가 비척비척 이라도선 기분 입니다.

양평의 무슨 정형외과가 유명산에서다치는 패러인들로 부자 되었다는 이야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특히 착륙장 부상이 유난히 많다는 주의를 들어 온 터라

유명산은 내게 늘 망설임과 위축의 대상 입니다.

그래서 사이버 팀을 늘 높이 평가하고 부러워 했지요.

어제 서울파라에 얹혀서 유명산을 갔습니다.

날씨는 뿌옇고 간혹 가느다란 비가 뿌려서 비행이 제대로 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바람은 부드럽고 적당하여 이륙하기에는 아주 편해 보여서

아이거와 순남씨가 먼저 이륙 하였는데 순남씨의 전방 이륙이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며칠 전 지상연습 시에 이슬에 젖은 기체를 말릴 겸 일찍 폈는데,

피자 마자 빗 줄기 숫자가 많아져서 바로 중단하고는 정상 오르기를 했습니다.

864 m의 산을 차를 타고 오르다니 참 행운이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됩니다.

더 기다려도 날씨는 좋아지지 않겠다고 허 공자가 먼저 뛰어 날아 올랐습니다.

비 구름이 갑자기 밀려 올 때는 갑자기 위로 빨려 올라가서 위험하지만

우중 비행이 특히 더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하여 이륙 채비에 들어 갔습니다.

나는 아직도 이륙 준비를 할 때에는 웃음이 나질 않습니다.

필이 주능님 날이 아니니 조심하라고 하고

리니야드님과 무애가 한 번 뛰어 보고 실패하면 접으라고 권합니다.

바람은 여전히 완전 무풍 이라서 전방 이륙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알았다고 하며 자세를 낮추고 끌어 올리면서 뛰었습니다.

조금 젖은 기체라서 그런지 꽤나 늦게 올라 오는 느낌이 들어 더 당기고

날개왼쪽을 보니 다 뜬 것 같아 라이저를 놓고 더 뛰면서 조금 견제를 하고 계속 뜁니다.

뒤에서 " 기체를 왜 봐요!" 하는 필의 꾸지람이 들리길래 더 뜁니다.

아~

뜰 듯 말 듯한 느낌이 드는 사이에몸이 떠서 그대로 자세를 유지 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자리를 제대로 잡으니 참 오랜만의 유명산 비행임이 실감 듭니다.

온 천지가 다 파랗습니다.

푸르름의 세계...

새 순이웬만큼 자라 연하고 푹신해 보입니다.

저 나무 숲에 떨어져도 다치지는 않겠다고 생각하며 보조산 손잡이를 만져 봅니다.

어느새 첫 능선을 넘고 한화가 내려다 보이는 능선에 도달 합니다.

이륙장에서 보는 기체의 높이는 능선을 못 넘을 것 같아도 막상 닥뜨리니

쉽게 넘게 되는 것을 확인 합니다.

비가 얼굴에 와서 부딪칩니다. 기체에는 비 맞는 소리가 안 나는 듯....

굵지는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기체를 올려다 봅니다.

팽팽하고 빠알간 케노피가 참 예쁩니다.

리트모 보다는 이 기체가 훨씬 더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내 체력으로썬 리트모로 이륙하기가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이 기체가 더 맘에 듭니다.

정말로 비 올 때의 비행이 금기는 아니구나 라고 확인 했지요.

철골 구조물 오른쪽 처마와 앞 능선을 번갈아 오가며 팔자 비행으로 고도를 깎아서

진입 하라는 필의 가르침에 따라 두번 왔다 갔다 하다가 앞으로 쭉 날아 갔습니다.

연못도 보이고 한화 건물도 나타나길래 바로 착륙장 쪽으로 턴을 합니다.

고도가 제법 되어 전에 아이거가 알으켜 준대로 두어번 팔자 비행을 하여 고도를 깎았습니다.

어쨋거나 착륙장 가운데로 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다리를 빼지 않았구나 하고 반성하며 조종줄을 쭉 당겨 엉덩이로 착륙을 마무리 했습니다.

'배풍엔 발 빼지 않는 게 좋다, 다리 착륙이 위험할 것 같으면 그냥 엉덩이로 하는 게 좋다'

는 내용을 따랐습니다.

무전기 짹이 고장나 무전이 제대로 되지 않은 덕에 완전 무콜 비행을 성공한 셈 입니다.

아이거와 허 공자가 가까이 와서 격려와 축하를 많이 해 주어서 뿌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도심은 "유명산 무콜 착륙 성공은 자신감을 많이 줄 거" 라고 더 크게 칭찬해서

좀 쑥스러웠지만, 정말로 뿌듯 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리니야드 님이 이륙 장면이 많이 좋아졌다고 평 합니다.

전 보다는 덜 콩콩 뛰진 않는다, 콩콩 뛰면 기체가 흔들려서 안 좋다...

이젠 더 잘 뛰는 것 같다....지상연습을 많이 한 때문인가 보다....

음...틈 나는 대로 전방 후방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을 또 해 봅니다.

우중 비행을 양평 첫 무콜로 이루어 기분이 좋습니다.

고수들은 흉 보고 놀리겠지만, 촛짜 만의 기쁨입니다.

미얀마 국민이 세계 제일의 행복지수를 가지고 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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