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안 먹는 이유

기본카테고리 2005. 5. 10. 17:41
우리 집엔 큰 개가 세 마리가 있었다.

혈통서 있는 숫 컷 진도견 한 마리와 스누피의 모델이 된 비글 암수 두 마리...

전엔 맹수의 종류에 귀속시키는 아메리칸 삐플 암놈도 있었는데,

이 녀석과 진도개가 결혼하여 무려 11마리의 새끼를 낳아 젖꼭지 한 개가

부족할 정도 였다.


개를 끔찍히 좋아 하는 정도는 아니고, 그냥 사람과 가까운 넘들이라고 생각하며

작은 실내 애완견 보다는 중형견 이상의 실외용 개를 더 좋아 한다.


사람들이 애완견를 키우면서 완벽하게 의인화 시켜,

개에게 말을 걸때, " 해피야, 아빠한테 가 봐..... 엄마한테 와 봐....

언니가 안아 줄께, 오빠가 먹여 줄께......"하는 것을 보면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거의 개를 육식이나 반찬으로 삼는 것을 용납치 못하나

가끔 사랑 따로, 먹기 따로인 사람들이 있긴 하다.


나도 개를 안 먹는다.

왜냐하면, 사람의 감정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읽고, 제 감정을 표현 하는 방식이

사람과 너무 흡사하기 때문 이다.


정을 주면 정을 받아 들이고, 제 넘의 감정을 주인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할 줄 안다.

사람의 희노애락에 가장 가까운 짐승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감히 먹을 생각이 안 든다.

소나 닭을 오래 길러 보아도 그런 면이 있어서 불쌍 하지만,

개는 이 소 닭 염소 고양이 등 보다도 훨씬 더 감정이 풍부 하다.


그리고 주인에 대한 충성심은 또 얼마나 대단한가?

얼마 전 홍수 때 잠자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깨워 목숨을 건지게 하기도하고

또 언젠가 무섭도록 추웠을 때 술에 취한 주인을 몸으로 감싸 죽음으로부터 지켜 주기도 했고......


사실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을 때 소나 돼지 오리의 얼굴은 안 떠오르는데,

개고기를 먹어야 할 것 같으면 개들의 얼굴 표정이 떠 오를 것 같다.


구제역이니 광우병이니 하여 개 값이 엄청 비싸져서 개 도둑놈들이 들끓는다고 할때가 있었다.

한 동네의 개들을 싹쓸어 간다고 하니........

세태가 참 어지럽다.

'기본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 년 만의 유명산 비행- 무콜 우중  (0) 2005.05.23
[펀 글] 아들에게 주는 교훈(♬)  (0) 2005.05.17
장모님 이야기 - 어버이날의 기도 한토막  (0) 2005.05.10
만남  (0) 2005.05.07
어머니 번개  (0) 200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