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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의 시를 읽고- "아름다운 장면"
아름다운 장면
삼베에 싸인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
노란 꽃잎 가운데 붉은 술들이 하늘거렸어
곧 땅에 묻혀 어둠 아래로 들어갔지만
그건 눈부신 눈물이었어, 그녀의
물에 빠져 건져낸 노인의 팔다리가
덮은 가마니 밖으로 나왔어
푸른 이끼 낀 가는 팔다리에는 검은 꽃이
점점이 피어났지, 아무도 울지 않는 주검은
무심한 고통이었어
지독히 눈이 아린 가을에
서주지 않는 차바퀴를 피하다
깔려버렸어, 개가
낑하는 소리에 피는 하늘로,
하얀 칠한 횡단 보도에
안개처럼 흩뿌렸어
당연한 슬픔.
안개꽃 속의 흑장미 처럼, 죽음은 사는것 속의 향연이야
연미복 입은 지휘봉 아래 치솟는 피아노 콘체르토
천둥이 치기전 섬광으로 투명한 세상이 열려
해면 처럼 어둠과 밝음을 흡수하고 나는,
스며 들었어
사랑 속으로 절망 속으로
가물거리는 느낌이 원으로 흩어지는 작은 미소
미소의 지평 위로 아이들이 모였다 흩어진다
....................................................
원래 시라는 게 생략과 축약, 혹은 확대 과장을 통한 느낌 표현과 전달이지만
이 시엔 제목을 충분히 설명하는 내용이 좀 빠진 것 같군요.
혹시 누가 쫓아와서 마지막을 뺐나요? 리니야드 님...
세 종류의 죽음,
여자, 노인, 개...
개의 가을날의 교통사고로 미루어 보아 위의 죽음들도 비상한 죽음이겠죠?
그러나 꽃과 색갈이 있는 죽음들...
어떤 죽음에도 일말의 아름다움,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아름다움에도 죽음의 그림자는 다 있지요.
안개꽃 속에 꽂힌 흑장미처럼......
죽음과 아름다움이 같이 있는 모습이겠지요?
연미복 입은 지휘자와 피아노 콘체르토,
섬광으로 번쩍거리는 새로운 세계,
죽음을 맞아 들이는 또 하나의 세상과 또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
새로 탄생하는 자의 환희,
그런 환희의 아름다움인가요?
사랑에 실패하여 절망인가?
사랑을 알아서 절망인가?
사랑이 없어서 절망인가?
더 이상 사랑 할 수 없어서 절망인가?
아니, 절망을 지나고 나서의 첫사랑인가?
사랑도 절망도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세계야말로 진정한 환희를 주는가?
어쨋든 사랑과 절망, 그리고 죽음 사이의 뭔가가 빠져 있는 느낌입니다.
사랑과 절망, 그리고 그것을 뛰어 넘은 환희 아름다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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