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시 번개, "부드러운 직선" - 오리지날

흔한 생각과 취미 2005. 4. 19. 14:22

강화에서 시 낭송 번개를 갖기로 했다.

강화 외포리 바닷가에 가면 언제나 썰물 때 촛불과 간단한 제수를
차려 놓고 치성을 드린다.

여기저기 종이컵을 씌워 놓은 촛불들도 드문드문 보이고.....
각자 2000년 맞이에 바빠할 때, 혼자서 100개의 촛불을 켜 가며
안타의 회복을 간절히 기원하던 향기가 생각이 난다.

참 대단한 정성 이었다.

이렇게치성드리는 사람을 보니 확실히 알겠다.

난 도 종환 님의 "부드러운 직선"을 준비 했다.
참교육 운동과 전교조 활동을 할 때, 고생을 하면서도 꿋꿋한 기개와
역사의식을 가졌던 그 분의 면모를 보게 해주는 귀절 들이 좋아서다.

"............................................................
휘어지지 않은 정신들이
있어야 할 곳마다 자리잡아
지붕을 받치고 있는 걸 본다
사철 푸른 홍송 숲에 묻혀 모나지 않게
담백하게 뒷산 품에 들어 있는 절 집이
굽은 나무로 지어져 있지 않음을 본다

한 생애를 곧게 산 나무의 직선이 모여
가장 부드러운 자태로 앉아 있는...........................

달이 떴으면 그 빛에 읽을 수 있었을 텐데, 눈 밝은 나로서도 잘 안 보였다.
그 때 지킴이가 라이터를 비쳐 주었는데, 바람이 불어 낭송이 자꾸 끊긴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 내렸다.

<2000 년 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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