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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강추위 끝의 한탄강
나는 겨울 한탄강이 참 좋다.
한탄강 주변은 고즈넉한 분위기의 대명사 같다.
선운사 위의 냇가 길, 문경 새재 넘어가는 길이 주는 느낌이 각별한 것 처럼 야산 같지 않은 얕은 절벽 산 아래를 씻고 지나가는 폭 좁은 강,현무암 돌들과 모양이 예쁜 돌 들이 깔린 강가......
정말 예쁜 경치이다.
그러나 한탄강 주변을 정비한답시고 강을 뒤집어 놓고, 강변과 주변을 콘크리트로 덮어 놓고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아서인지 물은 시커멓다.
몇 년 전엔 이곳강가에서 촛불을 켜고 징을 울려대며 공을 올리는 것도 간혹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볼 수 없게 되었다.
영험함이 사라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 같다.
춥디 추운 겨울 날에 "징 징" 울리는 징소리가 만드는 풍경이 새삼 추억의 한 장이 되고 만 셈이다.
올해 들어서 벼르고 벼르다가 설이 지난 첫 주 일요일인 2.6 일 한탄강을 갔다.
기선이 화룡이 부부와 함께...
지난 주에는 갯벌장어 먹는다는 핑계로 세 부부가 강화를 다녀 왔는데 오랜만의 동생네 부부와의 나들이가 새삼스럽다.
나이 먹으면서 좋아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는 일들은 행복이라는 그림의 빼 놓을 수 없는 한 조각이리라.
아이들이 어릴 적에 어른들끼리 자주 어울리면서 즐거웠던 일들을 떠올리면서 정말로 부담없는 주제들을 가지고 다녔다.
이 날은 마침 강추위 끝의 따뜻한 날씨가 만든 안개와 포근함이 우리들을 반겨 주었다.
아직 눈이 쌓여 있는 강가, 녹고 있는 강의 얼음 수면, 검은 물 위에 비친 산 그림자, 반대편 동네로 이어 주는 시멘트 다리....
겉 보기 모양은 여전히 고즈넉하고 차분하고 아름다웠으나 검은 물이 자꾸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한참을 거닐다가 세멘트 다리를 넘어 큰 길로 빠져 나가는 길을 찾았으나 멀리 가도 길이 없어 보여 되돌아 나왔다.
<20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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