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본 모란과 대문

기본카테고리 2008. 4. 23. 08:18



어제 봄비가 밤까지 내렸다.

이 비로 봄은 한층 무르익고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움직이지 않는 모든 것들이 다 살이 오를 것이다.

밤에 오랜만에 아내와 "테이큰"이란영화를 보았는데 처음에는 역시 졸다가 납치 당할 때부터 재밌게 봤으나 보고 나니 남는 게 없다.

꼭 남는 것이 있고 교훈적인 것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야말로잠깐을 즐기고 가는 것을 노리는 상혼에 감탄할 뿐이다.

인신매매범에 납치된 딸을 구출하기 위해 모든 악한 것들을 거침없이 해치우는, 정말 숨을 고를만한 망설임도 없이 시행하는부성애가 끔찍하다.

대리만족을 즐기기에는 너무나 초인적, 초법적인 것에 오히려 주눅듦을 느끼게 되는 것을 보니 난 어쩔 수 없는

소시민이다.

자고 나니 세상이 다 촉촉해진 것 같이 감나무 잎이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듯 하고 잔디가 더 파래졌다.

대문과 바위들도 다 자기를 뽐낸다.

안방에서모란과 철쭉. 그리고 대문을 넣어 한 장 찍었는데 감나무 옆의 인동 덩굴과 능소화도 예쁜 존재를 알린다.

<2008.4.23>

<조수미 - 꽃구름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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