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략에 대한 세계 지성들의 편지를 보고 북한을 생각 합니다

그리고 뭔가... 2005. 4. 25. 18:20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노벨 평화상을 받은 몇 사람이 포함된 세계의 지성들이 작성하여

부시에 보낸 편지를 소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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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언제나 퇴행적인 것이다. 전쟁은 민주주의와 발전, 상호이해의 실패이고
인간성의 완전한 패배이다!

우리는 언제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살아왔고 폭력에 맞서왔다.
그러나 9ㆍ11 테러 이후 이라크를 향한 미국의 호전적인 태도는
세계의 공존ㆍ화합 국제법의 토대를 위협해왔다.
그 토대는 두차례의 세계대전 후 더 이상의 전쟁을 막기 위해 미국의 지도하에
마련된 것이었다.

유엔 안보리 결의 1441호는 갈등을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다시 열어놓은
것이었다.

유엔과 몇몇 국가들이 미국의 일방주의적 경향을 누그러뜨리고자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 당신은 유엔 사찰단의 사찰결과와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 국제기구, 정부의 지속적인 반대를 무시한 채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려 하고 있다.

그 전쟁은 압제에 이미 시달렸던 이라크 민중들에게 더 많은죽음과 고통과 절망을

줄 것이 틀림없다.

그들의 인내심은 극한적인 상황까지 시험되고 있다.

역(逆)정보를 제공하려는 (미국의)활동에도 불구하고, 예방전쟁을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세계인들 대다수의 여론이다.
미국 정부는 전쟁이 더 평화롭고 민주적인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정녕 믿고 있는가?
역정보 제공 노력과 예방전쟁이 보다 평등하고 자유롭고 정당하며 안전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구 곳곳에서, 아니 당신의 나라에서조차 울려 퍼지는 분노의 아우성이 당신은
들리지 않는가?

우리는 당신에게 엄청난 책임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당신은 기억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리고 인류가 본래 가지고 있던 믿음을 회복하는데 당신이 가진
엄청난 힘과 자원을 쓸 것을 요구한다. 당신의 나라 미국이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석유산업과 군수산업의 경제적 이득만이 세계의 초강대국(미국)을 움직이게 할 수
있고 더 많은 폭력과 빈곤과 증오의 씨를 뿌리게 할 수 있다는 험악한 얘기가
더 이상 돌게 하지 마라.

연대와 정의와 협력의 정신으로 이 문제를 대하라.
이것이 인류가 원하고 기대하는 바이다.

우리는 9ㆍ11 비극에 대한 미국인들의 슬픔과 두려움을 나눠왔고 이해해 왔다.
그러나 그 고통이 반복되고 확산되는 것을 막는 최선의 길은, 그리고 테러리즘의
뿌리를 뽑는 최선의 길은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평화와 정의, 발전을 위해 당신이 근본적인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전쟁이 더 평화롭고 민주적인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정녕 믿고 있는가?
"예방" 전쟁이 보다 평등하고 자유롭고 정당하며 안전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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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선의의 경쟁"이라는 말을 씁니다.
선의의 경쟁이란 목적도 선의여야 하며 방법도 선의여야 하지요.
"전쟁을 경쟁"하는 것과 "평화를 경쟁"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데
지금 미국이 몇 몇 국가를 향하여 벌이고 있는 일들을 보면
꼭 "전쟁을 경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평화를 위한 전쟁"이라면서......
그래서 세계 지성들은 "예방전쟁"의 허구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실 "예방전쟁"이 설득되려면 진실성과 더불어 자신의 도덕성까지 순결해야 합니다.

우리 한반도......
작년 대선 전에 북한의 미사일을 실은 화물선이 스페인과 미국에 의해 나포되었을 때
북한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럼 그들은 뭐 먹고 살란 거냐.....
그럼 세계의 무기 수출은 미국이나 미국이 인정하는 나라들만 독점해야 하느냐......

북한 정권이 변화하기 전에는 결코 돕지 말자는 정파와 일부 언론들에 대해
선의와 인도적인 견지에서, 혹은 통일비용, 평화비용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북한을 궁지에 몰아 넣어 수백만명을 굶어 죽게 하고 탈북하게 만들어 자멸하거나
내부분열을 일으켜 스스로 붕괴하여 무릎을 꿇게 하는 것이 좋으냐 라는 물음......

그러나 북한도 끊임없이 의심하고 조심하고 있을 겁니다.
이러 저러한 남쪽과 국제적인 도움들이 인민들을 나쁜 자본주의에 길들이게 하고
반체제 심리를 갖게 하여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려는 음모 아닐까라고...
이러다가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이면서도 최강의 미국이 멀리 항공모함에서라도
핵미사일 단추 하나라도 누르면 우린 그대로 끝장 나는 거 아닐까라고......

미국과 일부 보수언론, 그리고 한나라당에서도 끝없이 의심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궁지에 몰린 북한 정권이 지난해 서해 교전처럼 언제 어디에서든지 총질을 해댈
것이다......
이들이 핵개발을 하여 핵무기까지 갖게 되면 언젠가 핵전쟁을 일으켜서 공멸하게 될
것이다......
육이오 전쟁을 일으키고, 청와대를 습격하고, 울진 삼척 사태를 일으키고 육영수여사를
암살하고 칼기를 폭파하고, 아웅산 사태를 일으킨 이놈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안타까운 것은 미국과 북한 간의 경쟁은 불신과 위협을 먹고 자란다는 것입니다.
97년 대선 이전까지 우리정권과 북한정권은 소위 "적대적 상호의존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는 미국과 남쪽이 같구요.

이에 비해 남북 간에는, 그러나 98년 이후론 남북은 표면적으로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지요.
동족 간에 전쟁은 무조건 안된다, 전쟁위협은 평시에 줄여야 한다,
그래도 우린 동족이다, 이제부터라도 좀 믿어 보자 라는 실낱 같은 신뢰를
키워 왔습니다.
그래서 2000년의 6.15 공동선언은 남북 신뢰의 허리인 것이지요.

북미 간의 관계가 불변인데 비해 남북 관계가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구요.
"불신과 위협의 유지" 와 "신뢰"의 싹을 꺾지 않기......
대선 전날 정몽준씨 측에서 내세운 "북미 관계에서 왜 우리가 중재하려 하느냐,
미국과는 혈맹이므로 미국편에 서야지...."라는 논리는 단순한 배신 이유만은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수 많은 평범한 시민들은 피할 수 있으면 전쟁을 피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미국편에 서서 북한을 계속 압박해야 전쟁을 예방할 수 있는 건지......
막상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일부 친일 친미 언론과 한나라당 지지인들이 북한에 대한 불신과 경계를 계속적으로
설득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북한을 좀 더 믿어 보자고 생각하고 있으며 믿고 있습니다.
북한은 잘해 줄수록 더 의기양양하니까 이 참에 더 궁지로 몰아야 한다고 하지만
북을 화해의 한 대상으로 보고 지원하자고 하는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킬까 겁나서
그러는 것만은 아닙니다.

이미 세대가 바뀐 것입니다.

우리나라 반 세기를 이끌어 온 육이오 전쟁을 겪은 친일 숭미세력이 주류로서의
자격과 힘을 잃어가는 시대로 바뀐 것입니다.
한 시대를 지배하던 이념과 사조와 인물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절대 믿을 수 없는 악의 무리라고 하는 사람들이 지배하던 시대에서
북한도 믿을 수 있는 우리 형제 동포이며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아진
시대로 바뀐 겁니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한반도에 먼저 핵무기를 터뜨릴 것이라는
가능성이 북한이 자신의 위기를 넘기기 위하여 핵으로써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이
어느 쪽에 더 크겠습니까?
언젠가는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막연하게 추측하고 그에 맞춰 사는 것은
세상에 전쟁이 한 번도 안 일어나리라고 장담하는 것과 같습니다.

북한이 남쪽 국민에게 그나마 쌓아 온 신뢰를 잃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