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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남해 하늘에 퍼진 '떠나 가는 배'...남해 패러 휴가
김기성 한진택 김진태 정은영 유기덕 리니야드 스잔님네 세식구
스카이필 무애 아이거 박종철 세식구 재열씨 재비꽃...
그리고 중간에 방문한 가을님......
거의 스무명에 가까운 대인원이었습니다.
남해 게시판에 조난 구조 과정 목격담과 감사의 글을 올려
놓고 보니 진이 빠졌네요.
(항동이나 namhae.gr.kr 이나 그냥 한글로 "남해하늘사랑"으로 들어가도 됩니다)
3일 간 거의 잠을 못자 놓으니 몸은 띵띵 붓고
팔뚝이 가려워 긁으니 두드러기 처럼 우들두들 일어나고.....
얼마나 실감나고 재미난 글이 될지......
첫날밤.....8월 1일
남해 망운산 이륙장,kbs 송신소 아래에서 텐트치고 자다...
상주 해수욕장의 무덥고 찌는 날씨는 망운산 이륙장에 오르니
완전히 딴 세상이 되다.
서늘하다 못해 춥기 까지 한 날씨에 총총한 별들...
은하수가 이곳 저곳으로 가로지르며 흐르고 별자리들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고 섬을 둘러 싼 광양 순천 여수 진주 하동
등의 불빛들이 초롱초롱한 경치....
송신탑에 바람이 머물렀다가 빠져나오는 세찬 소리들로
남해의 첫밤이 구성되다..
15년 전에 산 케빈형의 내 텐트를 비롯하여 텐트를 대여섯 동을
치고 나니 이 천막촌 또한 장관이다.
이튿날...8월 2일
바람 소리에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눈을 뜨니
새벽 다섯시 반......
일출을 보자고 하여 부시시한 눈으로 일어나 동쪽으로 가니
해가 막 뜨기 시작하여 붉은 아침 노을이 구름을 붉게 물들여
가고 있다.
이륙장에서의 일출은 비행을 하는 사람들에겐 참으로 감격을
주는 경험이다.
일찍 깬 사람들과 망운산 이륙장 정상에 가서 이륙장 상황과
착륙장 여건, 불시착에 좋은 곳, 섬 주변의 지형지물들을
익히다.
이륙장은 완만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망운산 활공장은 단단비행만으로도 20분이 걸리며
착륙장 까지는 네개의 봉우리를 능선따라 넘어야 한다.
고도가 일찍 떨어지면 네개의 봉우리를 다 넘지 못하기도
하니까 비상착륙 장소를 미리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참 아름답고 편안한 곳이다..풍요로와 보이고...
오전 10시가 넘어서 비행을 시작하기로 하다.
이륙장 바람은 좀 센 편이고 더미로 나간 박종철 팀장을
보니 오래 여기 저기서 놀 바람이 아닌 듯하다.
바로 착륙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바람이 약간 세어 후방으로 이륙하여 좌측 능선을 따라
적당한 고도를 잡고 내려가는데 저절로 흥이 난다.
2월에 시공제 비행을 하고 첨 비행하는 것이니 얼마나
긴장되고 설레었겠는가?
바다가 훤히 보이고 맑은 하늘에 안겨 있으니 노래가 절로 난다.
가곡 가고파의 몇 귀절을 부르니 어느새 착륙장으로 턴을
해야 할 위치이다.
남해 팀의 정회장님과 하치경씨가 유도를 해 준다.
바다에서 왼쪽으로 턴을 하여 남해 스포츠 파크 옆의
운동장으로 잘 들어 가서 학다리 착륙은 못하였다.
착륙장 바람이 쉬운 바람이 못되어서...
다들 오전비행을 마치고 나서 착륙장으로 실어 온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이 점심을 실어다 준 사람은 정병철 씨 팀의 멤버 인데 정병철씨 대신 혼자서 남해에 와서
오후 비행을 하기 위해 이륙장을 오르다가 차가 과열되어 라지에터 뚜껑을 열다가 손가락을
데어 비행도 못하고 그냥 귀가하게 되었다.
참 미안하기도 하고 안 되었다.
오후 비행은 그렇게 좀 무거운 심정으로 임하게 되었다.
바람이 더 세어져 몇 사람은 비행을 포기하였다.
전방이륙이 망운산 이륙장 입지에 맞다고 판단하여
서툰 후방이륙 대신 전방이륙을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
박종철 팀장의 자세한 주의에 따라 기체가 올라오자 마자
바로 견제하여 뛰어 오르니 역시 후방보다는 훨씬 쉬웠다.
유도에 따라 릿지 소아링을 통하여 고도를 잡아 한참을
비행했다.
거의 한 시간 가까지 되지 않았나 싶은데 어깨가 아플 정도로
열심히 릿지를 했다.
착륙장에서 필이 어깨가 아프면 아예 손을 놓고 몸으로써만
방향 전환을 하라고 일러준다.
그렇게 하니 한결 더 편해진다.
어느 지역엘 도달하니 고도도 떨어지는 것 같아 다시 고도를
잡아 끝 능선 쪽으로 가서 착륙하겠다하고 하니 바다 쪽으로
나갔다가 들어 오란다.
바다 쪽으로 가니 필이 노래 한 곡 불러 보란다.
그래서 가곡 "떠나가는 배"를 불렀다.
...저 푸른 물결 외치는 거센 바다로 떠나는 배
내 영혼이 잊지 못할 님 실은 저 배는 야속하리
날 바닷가에 홀 남겨 두고 기어이 가고야 마는가......
노래를 부르다 보니 좀 멀리 간 듯 하여 황급히 돌아서
착륙장을 향하였다.
필의 유도를 받아 정풍을 따라서 들어와 무사히 착륙하였다.
반가운 사람이 멀리서 왔다.
바로 가을님이다.
밝은 얼굴과 시원한 말투, 수줍어 하는 눈웃음이 여전하다.
작년 대천에서 내 백마의 고삐를 맡겨 가면서 운전을 시켰던게
주효하여 도로 연수를 하더니 레조를 산지가 벌써 7개월이란다.
옆자리에 타보니 운전이 제법 익숙하고 침착하고 과감하다.
감속을 늦게 하는 듯한 것이 좀 흠일 뿐...
이번에도 회를 4키로나 떠 갖고 와서 여러 사람을 즐겁게
해 주었다.
반갑고 기쁘고 믿음직 스럽기 이를데 없었다.
두번째 날의 잠은 우리 팀에선 찜질방에서 자자고 하여
네 명이 따로 떨어져 나와 찜질방을 찾았으나 역시 나는
잠을 제대로 못잤다.
40도가 넘는 찜질방 휴게실은 도저히 잘 만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다른 회원들은 잘 잤다고 하니 내가 좀 이상한가 보다.
그 외의 사람들은 남해관광 호텔 뒤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자기로 하였다.
가을님과 리냐드님은 또 이륙장에서 텐트를 치고 자다..
셋째날...8월 3일
아침 밥은 전날 저녁에 동태찌개를 맛있게 내 온 그 식당에서 하였다.
오후에 바람이 좋을 때가 많으므로 오전엔 해수욕을 하고
오후에 비행을 하기로 하다.
남해 관광호텔 뒤의 송림 앞 바다에서 모두 들어가 해수욕을
즐기다.
상주 민박집에서 이동한 여자들과 아이들까지 물 속에 들어가
몇 시간을 신나게 수영 하였다.
가을님과 아쉬운 작별을 하다.
점심을 라면을 때우고선 이륙장엘 올랐다.
날씨는 여전히 맑고 깨끗하였으며 바람은 어제 저녁 보다는
좀 순한 것 같았다.
남해팀의 정회장님이 몸소 올라와 이륙장 통제를 맡아 주셨다.
외지에서 많은 클럽이 방문하여 비행을 즐겼다.
청주 스콜피언 대전 까치...천지풍....
보니 이륙 스타일이 조금씩 달랐다.
후방이륙을 정상적으로 하기도 하고 공중에 떠서 몸을
돌리기도 하고 이륙하면 바로 몸을 낮추고 발을 높이 들면서
떠 오르기도 하고.....
다른 팀이 대개 비행을 끝내 가면서 아이거가 스잔님 텐덤 비행을 시켜 주었다.
참 차분하고도 정확하게 비행을 하는 사람이 아이거다.
여자에겐 유난히 자상하여 스잔님을 태우고서 상당히 오래 동안 비행을 한다.
이사람이 얼른 내려가서 착륙장 유도를 맡아 줘야 하는데...
한참을 비행하다가 내려가서 착륙장 콜까지 잘 해 줬다.
물론 나에 대한 콜까지....
모 팀의 한 사람이 후방이륙을 하다가 돌아 서질 못하고
주저 앉아 이륙 실패를 하더니 두 번째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륙장 통제자가 등을 쳐 대고는 억지로 떼밀어 공중으로
띄웠다.
이륙이 불안하더니 콜을 정확히 이행하지 않는다.
오른쪽, 송신소 쪽으로 한참을 날아가서 통제자의 큰소리
꾸중을 들었는지 아슬아슬하게 왼쪽으로 돌려 나온다.
그 후 좌측 능선 쪽으로 적당한 고도를 잡아 날아가더니
능선 좌 사면을 넘어간다.
통제관의 애타는 호통이 점점 커진다.
무전이 들어가면 발을 흔들어 보라는데 반응이 없다
어떻게 하여 오른쪽 사면으로 나왔는데 그런대로 고도가
확보된 듯 하였다.
그런데 나중에 들으니 이사람이 바로 두번째 봉우리의 절벽에
걸은 사람이었다.
이 사람으로 인하여 남해 전 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전방이륙으로 떠서 고도를 잡기 위하여 필의 유도에 따라
릿지 소아링을 하다.
턴을 할 때 마다 지적을 받게 되었다.
왼쪽을 돌 때에도 오른 쪽을 적당히 견제하여 팽팽한 긴장을
갖도록 해야 하는데 나는 자꾸 만세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자꾸 의식을 하여 팽팽한 압을 느껴가면서 턴을 하여
어느 정도 고도를 확보하였다.
덕분에 단단비행으로 내려 오질 않고 여러 차례 릿지를 하고선
적당한 고도를 확보하면서 내려와 착륙장에 제대로 들어 와
착륙을 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두발 착륙이 아닌 털썩 착륙이 되었다.
차렷의 시점을 자꾸 놓치게 된다.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는데 아까 그 사람이 절벽에
걸렸다고 한다.
내가 비행할 때 걸린 모양인데 난 보질 못하였다.
절벽에 기체가 걸린 상태고 하네스에 매달려 있다고 한다.
남해팀에서 회를 마련해 놓았다 하여 가보니 전어회 무침이
잔뜩이다.
유자 동동주를 곁들여 전어회를 맛있게 먹고 있는 사이에
현지팀 김종욱 회장이 침낭과 랜턴을 갖고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구조자를 위하여....
혼수상태의 경우를 대비하여 청심원과 따는침, 그리고 침낭을
들고 따라 나섰다.
필과 함께....
이륙장에 오르니 우리 팀의 정은영 회원과 정희섭 회장님,
사고팀의 회원 한 명이 초조하게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낮 부터 지금 밤 9시가 넘도록 있었던 것이다.
이 후의 상황은 "남해 패러 구조 목격담"에 썼습니다.
새벽 세시가 넘어서 텐트 친 곳에 오니 몇 사람들은
길 바닥에서 자기도 하고 있었다.
모기가 별로 없는 모양이다.
잠에서 깬 사람들이 상황을 묻는다.
대충 설명을 해 주고는 텐트에 들어가 잠을 청했으나 제대로
잠이 오지 않는다.
넷째 날...8월 4일
아침이 되어 들으니 헬기가 떴다고 한다.
드디어 구조가 제대로 된 모양이라고 안심을 하다.
아이거에게 인라인을 배우기로 하였는데 어젯밤에 구조대를
따라 이륙장에서 밤을 새우는 바람에 타지도 못하였다.
올라오는 일정은 팀의 사정에 따르기로 하여
우리는 바로 서울로, 서울패러와 리냐드님은 하동을 거쳐서
가기로 하다.
남해대교 건너편에서 섬진강 재첩국으로 맛있게 아침을 먹고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참으로 재미있기도 하고 일도 많았던 남해 여행이었다.
두고 두고 남해의 하늘과 바닷물과 이륙장의 별과 바람이
생각 날 게다.
좋은 비행도.....
종철씨와 필의 정확한 유도, 종철씨의 에어쑈,
무애의 오랜만의 비행, 재열씨의 솔선수범의 기체 팩킹 돕기..
리냐드님의 주도로 이루어진 이륙장에서의 야영,
시끄러우면서도 귀여웠던 스잔님네 식구들...
오랜만에 같이 했던 김기성 회장과 미미 식구들....
그리고 남해사람들도......
한동안 좋은 기억 속에서 나의 기분을 즐겁게 해 줄 게다.
감사와 뿌듯한 동지애와 더불어서......
<2002 년 8월 남해 패러 여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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