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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의 또 다른 재미- 소리
나홀로 일란을 즐깁니다.
물론 상암동 난지천 공원이지요.
어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서 성공하였습니다.
별 거 아니지만, 내게는 맘 먹고 시도한 도전이었지요.
여기서 아이거가 멋 모르고 내려갔다가 엄청 놀란 곳이고
필도 팔꿈치를 까이고 덴 곳 입니다.
전 부터 눈독 들이던 이 길, 하늘공원 까지의 0.8키로를
드디어 어제 주파를 해 냈습니다.
내리막에서 속도 줄이면서 내려 오는 기술을 숙련시키는
것이 요즘 일란 타기의 재미입니다.
쭉쭉 로드를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좀 싱거운 감도 있고
기술 배우기는 어차피 오래 걸리는 일이고......
가파른 언덕 길을 숨차게, 엉치뼈가 뻐근하도록 올라가서
태극 마크를 그려 가면서 내려오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지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전번에 다운힐 하기 위해 오르던 언덕,
난지천 주차장 입구의 초소에서 짧지만 아주 가파른 그 길...
요즈음엔 이 길로도 내려 옵니다.
짧지만 아찔할 정도로 가파르고 긴장됩니다.
컨디션 좋으면 원 셧 하지만, 좀 편하게 오르려면
3/2 정도 올라가서 한 번 숨을 고르고 올라 가지요.
거기서 오른쪽을 내려 가면 완만하고 안전한 내리막 길을
브레이크를 쓰지 않으면서 단 번에 쭈욱 내려갈 수 있지요.
자세를 낮추고 바람을 가르면서 내려가는 바람의 폼이 젤
멋진 곳입니다.
어제도 원샷으로 올라가 오른쪽 다운힐을 타고 나서 다시
올라 가 바리케이트 건너편을 넘어갔습니다.
그 길에서는 내가 아는 서행기술과 제동기술을 다 사용해 봤습니다.
힐브레이크, A 브레이크, 항아리, S 자 내려가기, 태극마크 그리기......
어젠 두 번을 하고 나서, 하늘공원을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내가 등산을 할 때에도 오르막에서 얼마나 느리고 힘들어
하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중간에 숨고르기를 여러 번 하면서 굽이굽이 오르니 어느 덧
차도의 끝에 도달합니다.
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바리케이트가 놓였는데,
거길 넘어 가면 노을공원을 거쳐 난지천 공원 저편 끝으로 이어집니다.
언젠가 여길 그대로 넘어가서 완전히 한바퀴를 일주해 볼 생각입니다 .
하늘공원에 관람객이 있는지, 나를 보고 그러는지 몰라도
공원 관리소에서는 마이크로 내려가라고 안내합니다.
드디어 다운힐!
0.8키로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 길...
업힐 만큼 시간이 걸리지나 않았는지 모릅니다.
태극마크를 그리면서 내려 갑니다.
도로의 좌우를 오가면서 반대쪽을 가면서 반이나 3/2정도
되는 지점에서 아래로 커브....
속도가 높으면 위 쪽으로 턴....
규칙적으로 들리는 바퀴들의 합창...
쫘악 쫘악!
나의 신체 구조상, 오른쪽을 향할 때에 오른발이 좀 더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오른쪽을 향할 땐 오른발을 안쪽으로 세우면서 중심을
잡고 왼발로 속도를 냅니다.
왼쪽으로 향할 땐 왼발을 축으로 하여 중심을 잡고
오른발로 속도를 냅니다.
물론 자세를 낮추면서 안정을 찾도록 하는데
자세를 안정시키는 것 보다는 맘의 안정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속도감과 불균형 상태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이 결국 몸의
리듬과 균형을 깨기 때문입니다.
일란 타기의 또 다른 재미가 소리 듣기에 있음을 알았습니다.
레이싱 하는 사람들이 속도감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도가 만들어 내는 쫘악 쫘악 소릴 즐기는
것이라는 생각 들더군요.
폭주족들이 머플러 음을 크게 키우는 심리 처럼...
중간까지는 두 발의 간격을 11자로 하여 태극을 그리면서
속도를 줄이기 위하여 약간 상향으로 커브를 그렸지만
그 이후에는 반 항아리 형태로 커브를 크게 그리면서
내려 갔습니다.
왼쪽으로 턴 할 때엔 오른발로 커브를 크게 그리고
오른쪽으로 턴 할땐 왼발로 커브를 크게 그리면서
내려 갑니다.
이 때 나는 소리가 진짜루 쥑여 줍니다.
일란 바퀴가 내는 특유한 마찰음....
얼마나 다이나믹하고 시원한지 모릅니다.
쫘악~~쫘악~~~
부욱~~부욱~~~
어느새 0.8키로를 다 내려 왔지만 올라가는 시간 만큼이나
걸린 듯 합니다.
일란은 못 타는 사람은 못 타는 대로 운동이 되고
잘 타는 사람은 잘 타는 대로 운동이 됩니다.
오르막은 오르막대로 운동이 되고
내리막은 내리막대로 운동이 되더군요.
그리고 기술 일란도 결국 많이 타다 보면 어느 정도될 것 같습니다.
순발력과 속도와 균형 조절이 나아지고 있는 걸 느끼거든요.
내가 상암동에서 새로운 코스를 두 개 알아 놨습니다.
경비원들 모르게 타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사람도 거의 없어 타는 맛이 납니다.
시야도 탁 트이고....
쫙 동호회 하나 만들까요?
<2003 년 다운 힐 인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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