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하얀 뭉게구름과 단풍든 산 그림자가 평화롭고 예쁘게 잠긴 호수 낚시터.아침저녁으로 물안개가 짙게 끼면 깊이 모를 아름다움까지 주는 낚시터 호수.그리고 섬처럼 노랑 초록 보라 빨강 등의 떠 있는 방갈로 좌대 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똥오줌을 그대로 받는 물이고티켓 다방 아가씨가 드나들고, 외지의 아저씨들은 아가씨들을 데려 와서 낚시를 하면서 섹스를 즐기고, 낚시터를 관리하는 무언의 처녀는 몸을 판다.
우선은 그 끔찍한 장면들에 소름끼쳐 하고 비명 지르고 뇌리에 담아두게 된다.양쪽 배의 살이 발려진 잉어는 고통을 느끼는지 못 느끼는지 헤엄치다가다시 잡힌다.
너 대 개의 낚시 바늘을 삼켜 바늘을 당겨서 처절한 고통을 토하는 남자.너 대 개의 낚시 바늘을 자궁에 넣고 당겨가며 고통을 삼키는 여자.
여자는 남자를 쫓는 형사의 눈을 피하기 위해 용변 보는 바닥 판을 통해남자를 물에 빠뜨렸다가 낚싯줄을 잡아 당겨 꺼낸다.그리고는 여자는 나무 조각으로 남자의 벌린 입을 고정시켜 놓고 뻰찌로 바늘을 하나 씩 하나 씩 꺼내준다.
남자는 고통에 못 이겨 물에 빠진 여자를 건지기 위해 낚싯줄을 잡아당겨여자를 물에서 꺼낸다.그리고 남자는 그 상처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부채질을 해준다.
이들은 다 살인의 경험들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사는 데에 그렇게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다.고독을 그렇게 괴로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그러나 서로의 현실도피 방식의 공통점을 일치시키고는 가까워진다.그리고 나서 몸도 나누고 질투도 경험하고, 살인과 뒤치닥 꺼리도 같이 한다.
나는 고독, 사랑, 질투를 어떻게 표현할까?고독, 사랑, 질투를 표현하는 방법엔 이런 식도 있다.
고독을 어떻게 넘을 것이며 어떻게 표현하겠는가?동류의식을 느끼고 고독을 이기는 방법엔 이런 식도 있다.
그러나,이들의 사랑의 발단은 놀랍게도 너무나 동시적이고 동화적이다.남자가 철사로 놀이터 그네 타는 여자 모습을 만들어 주고 나서였으니.......
작가의 상상력과 김기덕 감독의 연출력의 독창성, 엽기성에서하나의 정신이 느껴지게 하는 그런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