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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계속 된다...월드컵 4 강 전 관람기...
상암동 경기장은 마포나루에 드나들던 황포 돛배를 형상화 하였답니다.
양쪽 골문을 직선으로 하였을 때 좌우 지붕은 펼쳐진 돛의 선을
그대로 살린 것 같이 날렵하고 예쁘더군요.
북쪽과 남쪽은 사잇 하늘을 보게 하였고...
골문 뒤에서 보니 115미터 된다는 거리가 의외로 짧아 보였고
골문은 더 넓어 보였습니다.
66000명 정도가 들어 찬 응원석도 의외로 시끄럽지 않았고...
오히려 잠실에서 응원할 때가 더 요란했던 것 같습니다.
그 소리가 관중석에서는 분산이 되고, 운동장이나 하늘 위로는
집중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전엔 이운재의 등에서, 후반전엔 칸의 등 뒤에서 봤지요.
전반전에 독일 선수들이 공격주도권을 갖고 우리의 골문을
위협하였지만, 하나도 걱정이 안 되었습니다.
티비에서 볼 때 처럼 그렇게 위험스러워 보이지 않더군요.
독일 선수들의 집요한 공격은 부정확했고, 각도가 없었고
이운재와 우리 수비수들의 선방은 유효적절해 보이더군요.
그러나 막상 후반전이 되어 골문을 바꾸고 나서 보니
우리의 골문이 그렇게 위험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김태영의 패스미스 하나가 그대로 골로 연결되었지만
그 이전부터 우리의 패스미스,드로잉 미스가 자꾸 맘에 걸렸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공격에 가담했던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기도
전에 가로채이더니 그대로 한 골로 이어지고 말더군요.
그 때가 15분 정도 남겨 두고 있던 시점이었지요.
경기장 시계는 전반 후반을 따로 따로 표기하지 않고
90분으로 표기 합니다.
이 때, 한 골 정도는 어떻게 되든지 간에 들어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
막상, 칸의 몇 개의 선방과 우리 선수들의 헛발과 뻥차기가
계속되는 것을 보고는 정말로 초조해지더군요.
정말 정말 너무 너무 지쳐 있었습니다.
슛의 예리한 각도와 높이와 쎄기가 맞지 않더군요.
송종국 이천수 안정환 박지성 등의 슛, 설기현의 밀리는 모습....
예의 버벅이 또 나오더군요.
차두리는 골과는 인연이 약하지만, 공과는 인연이 있는 듯
이 아이가 공을 잡기만 하면 일단은 센터링까지 하더군요.
제치고 치고 들어가고 달리는 모습이 야생마 같습니다.
그러나 부정확함과 상대의 덩치에 밀리는 것은 눈에 훤히 보입니다.
작은 차이가 결과에 가서는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이말을 실감한 날이었지요.
적의 골대 뒤에서 보는 적은 너무나 잘 막아 내고 있었고
우리 선수들은 극심한 피로에 따른 부정확이 여실했습니다.
아 아......
그러나 한 골이라도 넣고 졌더라면......
하는 마음이 자꾸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양측을 다 축하하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기립 박수는
이 날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고 우리 선수들의 사면을 향한 인사와 이에 대한 박수는
마지막 경건 의식이었습니다.
아 아..언제 또 이런 날을 맞겠습니까?
우리 국민 모두 너무도 장한 하루 하루 였습니다.
허탈의 깊이와 농도는 얼마나 오래 갈지......
하루라도 빨리 빠져 나와야 할지,
아니 좀 더 잠겨 있어야 할지,
가슴이 찬 것 같으면서도 비어 있고
아쉬운 것 같으면서도 뿌듯하고
진 것 같으면서도 이긴 것 같고
잃은 것 같으면서도 얻은 것 같습니다......
포만도 아니고 주림도 아닙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우린 뭔가 하려 했으며 해 냈으며 멋진 꿈을 꾸었으며 이뤘습니다.
그리고 꿈은 계속될 것입니다.
<2002년 독일과의 준결승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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