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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옷 입은 한경이와 할아버지
한경이는 내 손을 잡고 계단 오르고 내리기를 참 좋아한다.
그리고 이층 마루에서 베란다의 불, 마루의 환한 불, 계단의 약한 불을 다 켰다 껐다를 되풀이한다.
밝은 것을 좋아해서 그런 듯 싶다.
오늘은 한경일 안고서 이층엘 올라가서 방들을 들여다 보면서, 하나는 아들 부부 방, 하나는 한경이 방, 하나는 둘째 아이의 방, 혹시 셋을 낳게 되어도 이층으로 다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흐뭇해진다.
내려 와서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아가와 같이 웃는다.
애기가 며칠 동안 정성을 들여서 목수건을 만들어서 감아 주었더니 빨간 옷과 참 잘 어울린다.
손으로 바느질을 하였는데 아내 말로는 재봉틀 땀 같다고 칭찬해 주었다.
케이블 쇼핑몰에서 구입한 주름 없애기 에센스가 앙증맞아서인지 한참을 갖고 논다.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오히려 눈을 찡긋 감았다.
요새 눈을 가늘게 뜨는 장난을 자주 하는데 버릇될까 걱정스럽다.
거울도 좋은 놀이 친구이다.
손 거울을 보면서 한참을 갖고 논다.
어느 때의한경이 표정은 상당히 진지하여 조숙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무뚝뚝해 보이기도 하고 자주 웃지를 않는 것 같아 일부러 웃게 만들려고 한다.
웃기만 하면 표정과 분위기가 이렇게 다르다.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다.
오랜만에 품에 안고서 잠을 재웠다.
요새 며칠 감기가 들어서 한약을 먹이고 먹느라고 곤욕을 치루지만 잘 치료되고 있는 중이다.
한경이는 다산 정약용의 소아과 처방인 인갈음이 잘 듣는다.
나는 아이들이 한약을 먹기 싫어 하여 토하면 가래가 배출될 기회가되기 때문에 더 좋다고 말한다.
내가 귀가할 때는 벨 소리를 듣자 마자 소리를 지르며 현관 앞으로 뛰어간다고 하지만 막상 현관 문을 열면 제법 점잖은 척 한다.
아주 오래간만에 재웠다.
<20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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