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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면 정치성 이야기 안 하기...
올 추석에 형제 내외들이 모였다가 끝이 안 좋게 헤어졌는데, 지나고 보니 뉴스에 날 뻔한 일을 겪었다.
으례 나누는 음식과 오가는 술 잔 속에서 서로 좋은 이야기만 하여야 하는데,
사람들이 모이면 동생은 정치와 교회에 대해서는늘 일방적인 독설 섞인 매도를 많이 한다.
내가 가끔 맞장구를 쳐 주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냥 듣기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날 내가 엄청난 독박을 쓰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계획되고 있는 부동산 관련 감세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매우 편향된 수구적인 목소리를 많이 내는 대형교회들의 목사들에 대한 비판과 매도가 이어지다가 일부 목사들의 적절치 못한 설교 내용과 행태에 대한 욕설이 나왔다.
마지막엔 청교도영성훈련원장인 전광훈 목사의 설교 행태가 동생의 혀에 올랐는데,
그는 목회자 부부들을 상대로 "여신자에게 빤츠를 내려 보라고 하면 담임목사에 대한 충성도를 알 수 있다, 신자에게 인감증명을 떼어 오라고 시켜 보아 아무 소리 없이 떼어 오면 되지만 '왜요?' 라고 물어 오면 충성도가 약한 것이다" 라는 농담이 진한 내용으로 강연한 사람이다.
그 때 여러가지 술을 짬뽕으로 잔뜩 마신 막내 매제가 매우 격렬하게 "그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 거짓말하지 마!" 라고 하면서 아주 거친 고함이 오고 가게 되었다.
몇 분 간을 고래고래 소리치고 식구들이 뜯어 말리고 하여 더 불미스런 일은 없었지만 두고두고 찝찝한 사건이다.
그래서 아예 선언을 했다.
"앞으로 명절 때건 제사 때건, 식구들이 모이면 절대 정치 얘기, 교회 이야기 하지 말아라!" 라고.
정치 이야기가 내 밥그릇을 채워 주는 것도 아니고,
교회 이야기가 나를 기분좋게 해 주는 것도 아니다.
예수 팔아 먹는 정치인이나, 목사는 다 예수님과 기독교를 망신시키는 사람들이니 "적 그리스도이다" 라는 게,
내 소신이지만 앞으로는 정치와 교회이야기를 아예 안 하기로 하였다.
원래 '정죄하는 대로 정죄 받는 것' 이며, '비판하는 대로 비판 받는 것'임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비판상대가 비판 받을 때에 잘못을 깨달아서 선뜻 고치는 것도 아니고,
회개하거나 설득되지도 않을 바에야 왜 신경을 끓여서 스스로 기분을 잡치는가 말이다.
나도 그냥 내 버려 두기로 하였다.
특히 요즈음 일부 목사에 대한 실망과 교회의 역할에 대한 회의가 들어서 교회도 출석하지 않고 있는 바에야,
내가 교회 비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주제넘은 짓이라는 생각도 든다.
목사와 교회를 통한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와 일 대 일의 관계가 더 긴요 하지 않는가?
당장 며칠 후의 아버님 기일에서 부터 정치와 일부 목사 비판의 소리가 안 나오게해야겠다.
<2008.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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