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 라는 호칭(♬)

흔한 생각과 취미 2005. 4. 18. 14:55
동창 동기 동우 동학 동지 친우 친구 .........

어른되면서 배운 말들인데, 어릴 땐 동무라고 불렀다.

동무란 말을 잃고 나서 잊어 버리기 시작한 것이 내 기억으로는

아마 중학교 때 부터였지 않나 싶다.

이북에서 기계적 평등을 빠르게 고착화 시키기 위해 도입했을 법한

"동무" 의 칭호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치가 웬만한 것을

지배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통일이 되거나 남북 간에 화해가 정착이 되어 양 쪽의 말들을 주고 받을 때

가장 먼저 되살리고 싶은 말이 동무라는 호칭이다.

사실 동무라는 호칭을 쓰지 말라는 법이 남쪽에 있을 것 같진 않다.

국가보안법의 고무찬양죄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 하고

사람의 생각까지 처벌할 수 있다고도 하지만

내가 박찬규, 황성하, 성백빈이 들을 "나의 고등학교 쩍 동무"라고 부른다 해서

날 감옥에 가두진 않을 것 같다.

그런데도 우리가 다른 표현을 쓰는 건 굳어진 언어습관이기도 하고

동무란 말에 이미 귀 설고 입 설은 때문이기도 하고

미리 주눅 들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웬지 찜찜하다는 거.......

난 지레 든 주눅을 좀 떨치고 싶다.

중동학교 아이들을 부를 땐 동무라고 부르고 싶다.

초등학교 시절에

"동무들아 오너라 오너라 오너라, 밤에는 달동무 낮에는 새동무,

우리들은 즐거운 어깨동무........"

어쩌구 하는 노래를 티 없이 부르던 것 처럼

활짝 웃으며 부르고 싶다.

찬규가 同友라고 쓸 때엔 아무래도 동무의 뜻으로 썼을 것 같아

내가 좀 길게 풀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