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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4.14 호남 애정은 지역 감정 차원이 아니다
- 2005.04.14 늙어 가며..(♬)
- 2005.04.13 낙화 - 조지훈
- 2005.04.13 숨 길 내기(♬)
글
호남 애정은 지역 감정 차원이 아니다
승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적인 의미....
.....승화 (昇華) ①(물리학)(화학) 고체가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기체로 변하는 현상. 상온(常溫)에서는 나프탈렌·드라이 아이스 등에서 그 예를 볼 수 있음. 기화(氣化).
②사물이 한 단계 고상한 영역으로 높아지는 일. ¶ 정신적 고뇌를 시로 ∼시키다.
③(심리학) 정신 분석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충동·욕구를 예술 활동·종교 활동 등 사회적·정신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치환하여 충족시키는 일.......
대통령 선거의뚜껑이 열렸습니다.
이번의 호남 몰표는 승화 혹은, 우화와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지역감정은 영호남 간의 대립이 아닌 것 임을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겁니다.
표면적으론 영호남 간의 대립, 갈등,경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 지역-난 경기도- 사람들의 호남 쪽에 대한
경멸, 무시, 오해, 소외 현상입니다.
어느 반에서 무엇인가 잃어버리든가,
생각지도 않은 실패를 겪거나
누군가에게 배신과 실망을 당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디 어디 사람 때문에 그래..."라며 자신의 떳떳함,
자신의 잘못 없음을 강조하고 다른 것에 책임을 돌릴 때
호남 사람들을 쉽게 떠 올리는 일.......
얼마나 자주 있는 일이었습니까?
어떻게 보면 비 호남인들은 원죄의식 마저 가져야 하고 엄청나게 통회하여야 합니다.
박정희 군사정권 이후로 호남의 단결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지대한 공헌을 해 왔습니다.
타 지역으로 받는 소외를 민주화 열망으로 승화시켜
왔습니다.
그에 비해 영남의 단결은 무엇을 불러 왔습니까?
오직 영남 자존심 지키기 말고 무엇이 있었습니까?
호남과 디제이 대한 미움과 적개심과 복수 말고 무엇이 있었습니까?
호남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보는 걸출한 영남 정치인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의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해소시키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신념 하나로 부산에서 군사 쿠데타 주역 허삼수한테 한번,
무명의 허태열이 한테 한번, 부산시장선거에서 또 한번 떨어진 사람.....
야권 분열에 규탄 항의해 종로에서 출마했다 한번 떨어진 사람.......
이런 사람을 호남에서 안 밀어 주면 누굴 밀어 주겠습니까?
호남의 이의가 별로 없었던 거죠.
한 마음이었다는 거지요.
이런 연대의식, 동지의식, 가족의식은 그야말로
신비적이라고 까지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승화요 우화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지역감정 해소와 동서화해 국민통합에 대한 종교적인
신념을 표출한 것이라고 봅니다.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잘못을 노무현이가 갚아 주기를 소망하고,
디제이가 제대로 평가 받게 해 달라는 뜻도 있었을 것입니다.
호남사람 이상으로 호남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영남사람 노무현을 어떻게 안 찍겠습니까?
승화를 바라는 좋은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거지요.
적대적 단결 보다는 우호적인 단결이 더 세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지요.
전자는 감정만에 급급하나 후자는 감성과 이성이 같이 결합하므로 더 센 거지요.
신비스러울 정도로......
호남에 새삼 존경과 사랑을 느낍니다.
<2002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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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 가며..(♬)
<배경음악-해변의 길손>
이제
자란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좋아진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10년 전에 심은 나무가 훌쩍 커 버려 내 키를 훨씬 넘기고
아이들이 어느새 나의 한창 시절의 나이가 되어 있음을 알고
TV가 번갈아 장수 프로를 틀어 댈 때에도 이제 채널을 돌리지 못한다
장수촌의 할배 할매들이 건강한 웃음을 지어 보일 때
기껏해야 저 정도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어쩌면 저 모습만도
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세배돈 준비하는 어른이 되었지만 세배돈 받는 나이가
다시 되면 기분이 어떨까?
당뇨에 고혈압에 심장병에 신경통에 시달리는 노년이 되면
결국 어떤 생각을 하면서, 무엇을 즐겨 가면서 살아야 할까?
아니 살아 가는 것이 아니라 지내 가야 할까
지나간,
아니 지나온 것이 가슴에 사무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살갗은 메마르고 눈빛도 희미하고 귀도 흐릿하고 손발에 힘이 없어지고
욕망도 없어지면 무엇으로 살까?
우리 엄마 아버지는 어떻게 노년을 마주하셨을까?
하고 싶은 것을 못 하실 때 어떠셨을까?
운명에 익숙해 져 나중에 하고 싶은 것도 없어 졌을 때 어떠셨을까?
좋은 기억들을 떠 올리며 사실까?
아니면 떠 올리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들마저 잊었음을 분 해 하셨을까?
세상의 돌아 감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언제 아셨을까?
정작 이것이 궁금한 것은 아니다
두려움이다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고 너희들에게 폐만 된다"
"그저 늙으면 빨리 가야지......" 라는 말씀들을 너무나 쉽게 생각했다
한낱 겸허와 미안한 뜻으로 하시는 말씀으로 알았다
사실 그 말씀의 무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무거웠음을 몰랐다
그래서 이것 저것 생각한다
잘 생각할 수 있는 지금에 생각한다
세상에 대해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아직이라는 시간에 생각한다
선운사 옆길, 맑은 시냇물에 비치는 나무들의 예쁨을 느낄 수 있는
지금에 생각한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걱정해도 안 올 시간이 아니란다
그 때 가서는 잊는단다
인간에게 주어진 끔찍한 운명 중의 하나가 기능한단다
"망각"이 일하게 된다 고......
레떼의 강물의 고마움 마저 알지 못하게 될 정도로 잊는다고......
그리고는 포기한다고.....
전에는 "연약한 순응" 이라며 그저 멀리만 하려 했던 것......
망각과 포기.......
이것이 나를 지키는 벗이 된단다
그 때는 그 때
지금은 지금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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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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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길 내기(♬)
<이은주 - .Only When I Sleep주홍글씨 ost>
난 가끔 한친구와 가벼운 등산이나 여행을 다녀 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충남 금산의 진락산엘 다녀 왔습니다.
능선과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금산 벌판이 시원하고 풍요했습니다.
까만 천 씌운 인삼밭도.....
한번씩 이렇게 나오면 답답함이 풀린다고 그 친구도 참 좋아하지요.
숨이 터지는 것처럼...
성산대교는 남북 어느쪽에서든지 정체가 늘 생겼었습니다.
한강 다리 중에서는 제일 악명 높은 상습 정체지역이지요.
이 다리를 향하여 진입하는 길만해도 너댓군데라서 늘 막힙니다.
그런데 북단에서 신호등을 없애고 나니 술술 흘러 갑니다.
남단은 신호등을 못 없애고 있다가 어느 날인가 없어졌습니다.
역시 악명을 떨치는 서부간선도로에서 연결되며 공항로와
양화로 쪽에서 합류되는 다리이기 때문에 늘 막혔었지요
그런데 신호등을 없애고 다리 이전의 세 개 차선을 하나로
줄이고 나서는 오히려 훨씬 덜 막히는 겁니다.
참, 누가 머리 썼는지 기가 막힙니다.
그러고 나니 성산대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남북 양쪽으로
전 보다는 훨씬 잘 지나가는 다리가 되었지요.
신호등 없애고 나서!
역시 숨 길 내주기의 전형적인 예이지요.
웬만한 신문마다 보안법을 만화로 그릴 때에는 사나운 불독이 못 박힌 목걸이를 차고
있습니다.
3,4,5,6공,영삼이 때 호의호식하고 호령 잘 치고 그 정권을 지키기에 충성을 다하던
할배들이 나와 "원로" 랍시고 다시 가래를 돋우는 모습을 보니 더 답답해지더군요.
어제 엠비씨 백분토론인가에 이동복이 나와서 떠드는 것을 보고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북이 헌법과 형법인가에서 북조선 수도를 서울에서 평양으로 옮겼다는 것,
반국가사범 대상도 북조선 지역 내의 세력들에 대한 것으로 바꾸었다는 것을
"북의 변화"로 인정하기 싫으니 "믿느냐, 못 믿느냐" 의 차원이라는
보안법 광신도의 설교에 이르러서는 숨 막힘의 절정이었습니다.
미국은 믿을 수 있나, 일본은?중국은?......
미국 중국 일본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 하고 되묻더군요.
증오와 완고와 폭력을 영원히 우상으로 숭배하는 짐승의 무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똘레랑스...
자유...
반똘레랑스까지 관용하여야 하는 건지, 독재까지 자유케 하여야 하는지......
보안법...
이제 없애고 숨 길을 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낳은 아이들이 살아야 하는 이 땅이 숨 쉴만한 곳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변치 않는 우리의 사명이다라는 생각도 했지요.
모두 풍요하고 즐거운 가을 되시길......
<이 글은 2004년 가을에 어느 홈에다 올렸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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