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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4.20 초 경량 비행기와 시화호 주변
- 2005.04.19 내가 흔히 좋아 하는 것 들...
- 2005.04.19 철원에서 고비 사막 까지의 크로스 컨츄리
- 2005.04.19 지리산 비행과 니코스카잔차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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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경량 비행기와 시화호 주변
나의 상상 에서만 날던 젓갈 잠자리 - 주로 물 위에서 노는 잠자리- 비행기를
드디어 타 보았다.
머리는 크고 몸통과 꼬리는 날씬한 헬기형 초 경량은 아니다.
시간이 허락지 않아서......
하늘에 떠서 안산의 개천 주변과
시화호로 인한 갯벌 들을 내려다 볼 때 땅 위에 보이는 희끗 희끗한게 눈 인가 했다.
야산이나 땅의 골을 따라 산맥 처럼 갈라진 모양새의 하얀 줄기들.......
그러나 그것은 바다의 소금 이었다.
어디서라도 쉽게볼 수 없는 장관 이다.
너르디 너른 공간에 어느 정도의 규칙성을 띠고
하얀 띠를 형성한 소금기의 결정....
그리고 청둥오리 같은 겨울 철새들이 무리 지어 모여 있던 갯 물.....
아직 오리도 사니까 사람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찬 바람 소리, 힘찬 엔진 음......
보통 땐 기분을 좋게 만드는 소리는 아닌데도 비행기 꽁무니에 타고
듣는 이 소리들은 정말로 살아 있음을 알게 하는 소리다.
하늘과 가까운 사람들은 무엇을 하거나, 어디에 있거나 비슷한 냄새가 난다.
삼일절 날 만났던 세 분들도 마찬가지다.
소탈하게 잘 웃고
뭐 하나는 별 것 아닌 것으로 삼고
눈 높이는 높은......
그리고 감성이 풍부한 사람 만이 보이는 반짝 거리는 눈 빛.....
나도 그렇게 보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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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흔히 좋아 하는 것 들...
"뗏목을 지고 다닌다" .......
어디서 만난 글인 것 같은데, 누구의생각일까?
끈달이를 주렁 주렁 달고 다니는 나로선 참 새삼스럽다.
터놓고 좋아한다는 것, 행복 중의 하날겁니다.
말 나온 김에 좋아 하는 것들 몇 개 드러내 보자.
누군가와
바위 돌 산 들 땅 흐르는 강 개펄 맑은 연해 두 개의 말(馬와 話) 친구 술
만화 하늘 사람................
언제 하나 하나 들어서 떠들고 싶다.
그러다 한 사람의 목청이 힘들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오래 듣고 싶으면,
혼자 말하게 두자.
아니면, 말없이 보고만 있든지,
다른 곳을 같이 보든지,
서로 다른 곳을 보든지
뭐,아무려면 어떠랴.
하나도 심심치 않을 것 같다
심심하면
또 어떠랴.
까짓 것, 멍청하니 명상이나 같이 하지.
예를 들자.
97년 선거 당시에 난 공교롭게도 몸살이 걸렸더랬다.
그런데 계획이 있었다.
나라가 바뀌면 고창과 정읍엘 갔다 오겠다는......
난 몸살이 한번 나면 아주 되게 앓는다.
3 일 정도를 40도 가까이......
덜 깬 몸으로 고창엘 갔다.
전봉준 선생 생가.....
사람 모으던 감나무.....
이렇게....
괜히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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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에서 고비 사막 까지의 크로스 컨츄리
적당히 딴딴해진 허벅다리,
튕길 듯한 탄력있는 어깨,한껏 취한 휴식과
목표의식에 의해 단련된 굳고 날카로운 눈,
수 없는 훈련과 단전호흡으로 뭉쳐진 딱딱한 아랫 배.
이제 준비는 끝났다.
우주의 시계를 따라 그는 가기로 했다.
해가 더 빨리 떠서가 아니다.
메마른 바람이 불어 오는 곳 이어서가 아니다.
더 푸른 풀이 있어서도 아니고,
먹을 것이 더 많아서가 아니다.
그가 나는 것이 운명이듯이 거기가 존재하는 것은 운명이다.
그래서 운명을 따라 가는 것이다.
그래서 날아야만 한다.
3월 30일 .......
바람은 겨울보내기를 아쉬워 하는 꽃샘 바람.
제법 강한 북서풍에 가끔 북동풍 마저 들어오는 측풍이다.
이 정도면 임진강 끝의 강화 앞 바다의 파도 높이는 2-3미터 정도?
그는 드디어 배에 잔뜩 힘을 주었다가 빼면서 철원의 땅을 박차고 날아 올랐다.
볼로 휘몰아 들어오는 찬 바람,
온몸의 털이 다 솟구치는 느낌.
쭉 뻗은 양 다리의 가벼움은 실 오라기 보다 가볍다.
눈썹은 휘날려도 눈동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
이 땅이 갈라 지기 전 부터 제일 기름지고 찰진 쌀과 콩과 옥수수를 생산하던
너른 땅이 조금씩 커지고,그 땅의 것들이 작아지기 시작한다.
아!
이제 날았다! 이제 뻗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
귓가를 스치는 마지막 겨울 바람,
그는 이것과 경쟁하듯 속도를 점점 높인다.
임진강을 건너기도 하고,종주하기도 하고,
백두대간의 온 산을 굽어 보며 릿지를 타기도 하고,
골짜기를 횡단하기도 하며
어느새 맞은 황해도 위를 지난다.
온갖 재주를 다 시험해 가면 하나도 지루하지 않는 비행이다.
하늘 꼭대기로 솟아 오르다 다시 땅에 곤두박질 치듯이 뚝 떨어지고,
회오리에 휩쓸려 뱅글뱅글 돌다 다시 중심 잡아 수평을 회복해가며 비행한다.
하늘을 보라!
도대체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가?
imf 는 뭐고,
정치는 뭐고,
싸움은 무어냐?
무아 속에서 인간 이외의 것을 벗 삼아 날으니 바로 한반도 크로스컨트리다.
매일 400킬로 씩 날아 열 이틀 걸린 그랜드 크로스컨트리 이다.
저기가 어딘가?
버얼건 땅,
황금 빛깔을 보이는 저곳이 어디인가?
그 옛날 고구려라는 거대한 나라가 지배하고
말 달릴 때 먼지 자욱하던
그 땅의
한 쪽.
고비사막 아닌가?
얼마나 이 사막을 달려 보려 했던가!
우리의 아버지,어머니가 꿈에서도 못 잊어하던 모래의 세계.
그의 기억의 시작인 그 모래 땅.
운명을 따라 그도 역시 오고 만 것이다.
여기 까지 오는 동안 그는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다.
무엇 하나라도 부정타면 이 대장정은 실패라는 얘기를 골 백번도 더 들었다.
오직 경건과 기도로써 채운 1500km의 열이틀.
다른 팀은 아흐레 간 2000km를 날았다니 참 대단하다.
하기는 그게 무슨 상관이랴?
이제 기분좋은 피로가 온몸을 감싼다.
이 성취의 뿌듯함이여!
그는 해냈다!
그 역시 외친다.
여기는 "몽골 동남부 산악지대인 할하호루! 한반도 크로스컨트리 성공! 송신!"
< 99년 5월5일 동아일보 기사에 의하면 철원에서 살던 어느 독수리가 몽골 까지 씩씩하게 날았 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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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비행과 니코스카잔차키스(♬)
<mantovani - Zorba's Dance>
하늘을 만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전합니다.
그대들은 그대들의 삶을 풍부 하게 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꿈을 꿉니다.
이번 지리산 여행에서 무엇을 확장시키고 오십니까?
지리산을 바라며 무엇을 꿈꾸십니까?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육체"가 여행을 통해 꿈을 심화시키고,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영혼"이 꿈을 통해 여행의 무대를 확대시킵니다.
그대들이 지리산을 여행하고 꿈을 꾸는 동안 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수행 쪼가리들을 만났습니다.
그는 아토스 산에서 영혼 지상주의자 수도자와 육체 지상주의자 파계자를 만납니다.
수도자에게 한 마디 합니다.
"하느님 만나시거든 인간이 이렇게 죄악과 악마에 시달리는 것은 하느님 탓이라고
전해주세요. 하느님이 세상을 너무 아름답게 만든 탓이라고요."
그리고 스물이 안 되어 수도승이 되었다가 20 년 간 손바닥에 굳은 살이 박히도록
땅 바닥을 짚고 하느님을 뵙고자 기도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 한
60 살 된 한 파계승의 얘길 듣습니다.
"한 여자를 우연히 알고 동침까지 하고 나자 하느님이 두 팔을 벌리고 내게
다가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날이 밝아 오기 까지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전 날 까지만 해도 나는 기쁨을 모르는 인간, 기뻐 해서는 안 되는 인간 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자를 알게 되는 순간 나는 다른 인간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창조하신 아름답고 우아한 여자를 통하여 나를 잠시 나마
천국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 후 40년 간 나는 죄 역시 하느님을 섬기는데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그 후 카잔차키스는 영혼과 육체의 이분법을 뛰어 넘는 더 긴 여정에 빠집니다.
그 과정에서 불교적인 결론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렇게 기도합니다.
" 1. 주여. '존재하는 건 당신과 나뿐' 이라고 하는 이들을 축복하소서.
2. 주여. '당신과 나는 하나' 라고 하는 이들을 축복하소서.
3. 주여. '이 하나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이들을 축복하소서....."
" 1. 주님. 나는 당신의 손에 든 활입니다. 당겨 주소서.
2. 주님. 너무 세게 당기지는 마소서. 나는 약한지라 부러질지도 모릅니다.
3. 주님. 마음대로 하소서. 부러뜨리든 말든 뜻대로 하소서. "
편도나무에게 신이 무엇이냐고 묻자
편도나무는 대답 대신 꽃을 피워 버렸 답니다.
그의 소설에서 오딧세우스는 절규 합니다.
"네 고향 이타카에 집착 하지 마라. 너의 항해가 곧 너의 고향인 것을......"
조르바는 그에게 참으로 화끈한 가르침을 내립니다.
"확대경으로 보면 물 속에 벌레가 우글우글 합니다. 갈증을 참을 건가, 아니면
확대경을 부숴 버리고 물을 마시겠는가? "
"그 많은 책 일랑은 다 쌓아 놓고 불을 싸 질러 버리시오. 그러면 인간이 될지?"
초라한 언어가 뱉어 놓는 온갖 시비를 삶 속으로 용해 시킵니다.
인식의 주체인 '나' ,
인식의 개체인 '세계'를 통합함 으로써
무수한 개념을 하나로 통합하려 합니다.
사업에 실패 하자 바닷가에서 중력에 저항이라도 하듯 벌떡 일어나
펄쩍 펄쩍 춤을 추던 그리스인 조르바!
그가 외칩니다.
"하느님, 작고하신 우리 사업을 보우 하소서. 오, 마침내 거덜났도다! "
이 장면이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안소니 퀸이 해변에서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 이랍니다.
극장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과 난생 처음의 하룻밤을 약속 하자 마자
온 몸에 돋는 피부병.
그 여자와의 잠자리를 포기 하자 마자 씻은 듯이 깨끗해 진 카잔차키스.......
의사는 "성자병" 이라고 진단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
내재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
영원히 모순 되는 반대 개념에서 하나의 진리를 도출 하려던 그에게
육체와 영혼은 둘이 아니라 하나였습니다.
"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인이므로......."
정교회에 의해 작품들은 신성모독 이라 하여 파문 당하고,
아테네에 매장 마저 불허된 카잔차키스.......
그가 생전에 남긴 묘비명의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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