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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4.20 서해가 동해 보다 더 좋은 이유 -개펄
- 2005.04.20 윤중로 벚꽃 길에 비 내릴 때(♬)
- 2005.04.20 봄엔 새로운 게 하고 싶어 진다(♬)
- 2005.04.20 200 살 짜리 용주사 도장 나무
글
서해가 동해 보다 더 좋은 이유 -개펄
난 서해가 동해 보다 더 좋다.
동해의 그 물을 보면 "시퍼런"이란 꾸밈씨가 들어가는
안 좋은 사물이 같이 떠 올라 정이 안간다.
시퍼런 비수의 날, 서슬퍼런 기상, 시퍼런 멍, 시퍼런 도끼......
무슨 독기 품은 칼날 이나 냉기 같은 것이 떠 오른다.
그리고 깊이도 알 수 없는 그 속이 너무 끔찍 하다.
그에 비해 서해 바다는 얼마나 포근 하고 정감 가고, 풍부 한가...
동해엔 살아 있는 생물을 쉽게 찾아 보기 힘들지만,
서해엔 조금 바깥 만 나가도 게, 조개, 굴, 망둥이, 갯지렁이.....
생명체를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물이 막 빠진 개펄을 보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대지가 쫘악 펼쳐져 있다.
그야말로 어머니의 상징인 젖 줄과 감 쌈을 볼 수 있지 않은가?
물이 바로 썰고 난 개펄,
또 하나의 드러나지 않던 세계.
난 개펄을 막아 논이나 공단으로 쓰겠다는 존재는짐승이
악마의 사주를 받은 인간 탈을 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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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로 벚꽃 길에 비 내릴 때(♬)
<Masashi abe-voyage>
깊어 가는 가을에 겨울을 재촉 하는 비가 촉촉히 내릴 때엔
꼭 비의 소리만 있는 것 같지만비가 다른 사물과 만나는 소리가 더 많다.
초가 지붕, 기와 지붕, 양철 지붕, 스레트 지붕과 만날 때 나는 소리들...
흙 길, 자갈 길, 모래 사장, 시멘트 도로, 아스콘 도로 들과 만나는 소리들...
잎이 무성한 참나무, 은행나무, 소나무나 잣나무 들과 만나는 소리들...
각 종 꽃 잎 들과 만나는 소리들.......
어쨌든 보는 것 보다는 듣는 것이 더 맘을 기울이게 한다.
여의도 벚꽃 길- 봄이면 하얀 꽃이 활짝 피고 꽃비가 내리는 길-을 갔다.
아침에...
윤중로에는 쓸지 않은 벚나무 잎새 들이 인도에 수북히 쌓여 있어 또 다른길이 되어 있다.
국회의사당 뒤는 한 켠 인도에 벚꽃이 양쪽으로있기 때문 이다.
이것을 보니 때 아니게 11월 가을 정취를 그대로 뿜어 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언젠가 11 월에 비오는 윤중로를 지난 적이 있었다.
흥에 겨워차 에서 내려 그 길에 올라 서니 벚나무에 떨어지는 비 소리가 귀에 들어 왔다.
수북히 쌓인 잎새 위에도 차락 차락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빨갛고 노란 벚나무들 사이의 공간은
구도와 색이 잘 어울리는 한 폭의 유화 같고,
바닥 역시 빨갛고 노란 벚 잎 들의 장식 이다.
이 길은 봄에 그렇게 사람들의 아낌과 사랑을 받더니
가을엔 가을대로 낙엽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색의 시간으로 끌고 가는구나 하고 생각 들었다.
겨울에 눈이 펄펄 내릴 때
눈이 푹 쌓여 있을 땐 어떨 지도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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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엔 새로운 게 하고 싶어 진다(♬)
<Ralf Bach- First Messengers of Spring>
봄에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아 지는 것은 당연 하다.
괜히, 사람을 대자연을 닮은 소우주 라고 할까?
새 생명- 사실 전혀 없었던 새 생명이겠나? 먼저 존재 에서의 남일 뿐이다- 을
탄생시키는 데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경험과 과정이필요로 하는가를 보면 당연 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이 활발하고 꿈틀거리는 거다.
얼마나 힘이 많이 들어가면, 그 '저절로' 만 으로도 피로가 생길까?
새로운 것의 계절, 새롭기 위한 계절, 새로움을 즐기기 위한 운동.......
그런데도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매어 있으면 당연히 답답하고 우울증이 생기는 거다.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해 보자.
봄의 특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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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살 짜리 용주사 도장 나무
꺼다랗고 껑충 키가 멀쑥 하게200 년을 어떻게 살아 왔는지......
뒤의 대웅전 처마 끝을 바라 보면서 저 심은 정조대왕을 그리며
위로 위로 자라 왔는지......
난 어느 절에 가든지 꼭 지붕 전체가 다 보이는 곳과
하늘을 향해 치켜 올라 간 처마 모서리 선을 유심히 본다.
정조대왕의 기념식수인 회양목과 대웅전 처마 모서리 선이 참 잘 어울린다.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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