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두산 비행

흔한 생각과 취미 2005. 4. 19. 18:35

<Mary Chapin Carpenter - 10,000 Miles아름다운비행>

난 이번에 두산에서 이륙실패를 네 번이나 자행 했습니다.

창피하고, 미안하고, 불안하고......

그렇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고 끝내 날았습니다.

실패하면 할 수록 편해져 가는 마음으로 의지의 승리(?!)를 이루어 냈습니다.

이륙실패의 원인은 누가 보더라도 "견제 안 하기" 때문 입니다.

근 1년 반 이상을 쉬었다가 비행을 재개 한지 이제 세 달...

여섯 번 째의 비행......

횟수는 103회 째라지만, 매회 평균 비행 시간을 따지면 15 분이나 될까......

그 동안 결한 지상훈련과 비행이 아쉬워 집니다.

도깨비가 뿔에 불이 날 정도로 야단 치더니 나중엔 포기 합니다.

믿음사랑은 주능님 지상훈련 좀 열심히 하세요! 합니다.

어쨋거나 두 번은 바꾼 기체에 대한 미적응으로 라이저를 놓치고,

세 번 째는 눈에 미끄러지고,

네 번 째는 견제 타임 실기와 센 바람에 밀려 넘어지고......

그 사이에 두 댄가 세 댄가 먼저 나갔습니다.

"흠...생각을 하자~ 왜 견제 타임을 못 맞추나!?"

도깨비와 믿음사랑, 미미 총무가 잡아 주면서 띄워 주려고 그렇게 애쓰는데

왜 견제를 안 하나?

운동신경과 머리가 같이 좋은 데프님도 "견제가 안 되었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타임을 내가 스스로 못 맞추는 까닭이 뭘까?

바람 좋은 이 때에 왜 못 뜨나....

힘도 있고, 짠밥도 누구 못지 않은데....

새 기체라서?

어섬과 불탄산의 이륙장은 더 열악 하였는데.....

결론을 냈습니다!

의지에 익숙지 않았던 것,

사람들이 옆에서 잡아 줄 때의 이륙 방법을 잊었던 것 때문 입니다.

이륙에 미숙한 사람을 고수가 잡아 줄 때 라이저에 신경쓰지 말고

바로 견제를 한다는 생각을 잊었던 것 입니다.

"라이저 놔!" 소리를 듣고 나서 라이저를 놓고,

"견제" 소리에 견제를 하면 기체는 이미 저 앞에 나가 있게 된 것 입니다.

그러니 "라이저 놔!" 에 따르면 이미 기체가 헐렁헐렁해 져 있는 것이지요.

가뜩이나 리트모가 아닌 볼레로 플러스 임에랴...

우리 총무가 다시 잡길래 잡지 말라고 하고는 기체를 당겨 올렸습니다.

텐션을 느끼자 마자 라이저를 놓고 바로 견제를 들어가니 아주 사뿐하게

떠 올랐습니다.

리트모 하고는 완전히 다르게 편안하고 가볍게 떠 오르는 것 입니다.

그 후에 스쿨장의 유도대로 릿지를 즐기던 중 멀미가 나기 시작 합니다.

그래서 착륙 콜을 부탁하여 착륙을 시도하는데 영 고도가빨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물 말라 부영양화한 녹색 강물을 굽어 보며,

산 밑의 긴 뱀 같은 길을 굽어 보며,

이륙장의 높이를 가늠도 해 보며,

동네 위로 가 보기도 하며 팔자 비행으로 고도를 깎아서 착륙을 하였습니다.

참 오랜만에 하늘에서 놀았습니다.

철원에서 고비 사막 까지의 크로스 컨츄리

기본카테고리 2005. 4. 19. 18:31

적당히 딴딴해진 허벅다리,

튕길 듯한 탄력있는 어깨,한껏 취한 휴식과
목표의식에 의해 단련된 굳고 날카로운 눈,

수 없는 훈련과 단전호흡으로 뭉쳐진 딱딱한 아랫 배.
이제 준비는 끝났다.

우주의 시계를 따라 그는 가기로 했다.
해가 더 빨리 떠서가 아니다.
메마른 바람이 불어 오는 곳 이어서가 아니다.
더 푸른 풀이 있어서도 아니고,

먹을 것이 더 많아서가 아니다.
그가 나는 것이 운명이듯이 거기가 존재하는 것은 운명이다.
그래서 운명을 따라 가는 것이다.
그래서 날아야만 한다.

3월 30일 .......
바람은 겨울보내기를 아쉬워 하는 꽃샘 바람.

제법 강한 북서풍에 가끔 북동풍 마저 들어오는 측풍이다.
이 정도면 임진강 끝의 강화 앞 바다의 파도 높이는 2-3미터 정도?
그는 드디어 배에 잔뜩 힘을 주었다가 빼면서 철원의 땅을 박차고 날아 올랐다.
볼로 휘몰아 들어오는 찬 바람,

온몸의 털이 다 솟구치는 느낌.
쭉 뻗은 양 다리의 가벼움은 실 오라기 보다 가볍다.
눈썹은 휘날려도 눈동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

이 땅이 갈라 지기 전 부터 제일 기름지고 찰진 쌀과 콩과 옥수수를 생산하던
너른 땅이 조금씩 커지고,그 땅의 것들이 작아지기 시작한다.

아!
이제 날았다! 이제 뻗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
귓가를 스치는 마지막 겨울 바람,

그는 이것과 경쟁하듯 속도를 점점 높인다.
임진강을 건너기도 하고,종주하기도 하고,
백두대간의 온 산을 굽어 보며 릿지를 타기도 하고,

골짜기를 횡단하기도 하며

어느새 맞은 황해도 위를 지난다.
온갖 재주를 다 시험해 가면 하나도 지루하지 않는 비행이다.
하늘 꼭대기로 솟아 오르다 다시 땅에 곤두박질 치듯이 뚝 떨어지고,
회오리에 휩쓸려 뱅글뱅글 돌다 다시 중심 잡아 수평을 회복해가며 비행한다.

하늘을 보라!
도대체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가?
imf 는 뭐고,

정치는 뭐고,

싸움은 무어냐?
무아 속에서 인간 이외의 것을 벗 삼아 날으니 바로 한반도 크로스컨트리다.
매일 400킬로 씩 날아 열 이틀 걸린 그랜드 크로스컨트리 이다.

저기가 어딘가?
버얼건 땅,

황금 빛깔을 보이는 저곳이 어디인가?
그 옛날 고구려라는 거대한 나라가 지배하고

말 달릴 때 먼지 자욱하던

그 땅의
한 쪽.
고비사막 아닌가?
얼마나 이 사막을 달려 보려 했던가!

우리의 아버지,어머니가 꿈에서도 못 잊어하던 모래의 세계.
그의 기억의 시작인 그 모래 땅.
운명을 따라 그도 역시 오고 만 것이다.

여기 까지 오는 동안 그는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다.
무엇 하나라도 부정타면 이 대장정은 실패라는 얘기를 골 백번도 더 들었다.
오직 경건과 기도로써 채운 1500km의 열이틀.
다른 팀은 아흐레 간 2000km를 날았다니 참 대단하다.

하기는 그게 무슨 상관이랴?
이제 기분좋은 피로가 온몸을 감싼다.
이 성취의 뿌듯함이여!

그는 해냈다!

그 역시 외친다.

여기는 "몽골 동남부 산악지대인 할하호루! 한반도 크로스컨트리 성공! 송신!"

< 99년 5월5일 동아일보 기사에 의하면 철원에서 살던 어느 독수리가 몽골 까지 씩씩하게 날았 답니다 >

인연과 공부(♬)

흔한 생각과 취미 2005. 4. 19. 18:04

<임태경- 옷깃>

어느 때에는 넓은 사람의 생각을 만나면 가슴이 참 편해 집니다.

인연이란 말......
헤아릴 수 없는 불가해, 불가사의, 한계를 설명 할때 그냥 뭉뚱 거려 쓰지요.
또, 어떤 결과에 대한 소급적 해석을 이 말로도 쓰기도 하지요.
엄밀한 질서를 나타낼 때도 쓰지요.

그래서 인연엔 우연성과 필연성이 다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혹은수양과 정진이 필요함을 말하기도 합니다.
좋은 인연을 맺기 위한, 좋은 인연 자체가 됨을

알기 위한 수양.
참 좋은 깨달음을 줍니다.

무지 커다랗고, 엄청 깊고, 누가 짠 그물 보다 촘촘한 인연......
그것을 누가 볼 수 있고 알수 있겠습니까?
누가 헤어날 수 있겠습니까?
다만 공부를 할 뿐이지요.

나도 자라면서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자기 보다 나은 친구를 사귀어라!"
그 때 나는 심각한의문을 품었습니다.

그럼 정말로 못난 사람은 누구와 사귀어야 하나?

하고 말입니다.
그 의문을 말 씨름, 생각 싸움, 글 싸움, 몸 싸움, 사람다운 사람 만들기 싸움.....
모든 종류의 싸움을 치열하게-나름대로- 하던 고교와 대학 시절에
대충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 말씀이 맞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똑 같다. 그러나 모두 다르다.친구의 나은 점을 보아야 한다.
어느 구석이 든지 나 보다 나은 자리는 분명히 있다.
그것을 찾지 못하면 스스로 그 사람의 친구 됨도 포기해야 한다.
그것을 찾으려는 성의, 마음이 없으면 과연 누구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자칫 잊어 버리기 쉬운 최소한의 의무에 속 하는 가짐이다.
이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사람을 찾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 해야만 한다."

이렇게 말입니다.

그래서 늘 공부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큐 에베레스트를 보고 - 하늘 아래 첫 땅 에서 노래 하고 싶다

흔한 생각과 취미 2005. 4. 19. 17:55
에베레스트!


이렇게 에베레스트를 가까이에서 본 적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에베레스트를 크게 본 적은 없었습니다.

일 억년 전 부터 인도 대륙이 대서양 쪽으로 이동 하면서 중간에 낑기게 되어

튀어 올라 만들어 졌고, 지금도 매년 0.6센티 씩 올라 가고 있다는 에베레스트......


그 지진 현상을 연구하기 위한 장치를 정상에 설치 하려는 사람.

아버지 텐징에 이어 산에 오르려는 쎌파 잠링.

스페인 여성 암벽등반 전문가.


이들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오르는 과정을 그린 기록영화 이지만

극 영화 못지 않은 재미와 스릴을 맛보게 해준 좋은 영화입니다.


여섯 살 때 힐러리 경과 더불어 에베레스트 초등에 성공 했던

아버지 텐징이 가르쳐 준,

자연 앞에 겸허한 생활을 강조하는 교훈 들을,

수 많은 등불에 불을 붙이면서 들었던 2대 쎌파 잠링이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한 훈련으로써 처음 시작한 것은

빙설이 쌓인 산에서 미끌어지면서 몸을 멈추는 훈련이었습니다.

그리고 광대한 히말라야 산 자락에서 경쾌 하게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힘을 축적 하는 체력 훈련.


이런 모습들이 눈과 바위로 덮인 히말라야에서 한동안 펼쳐 집니다.

아이맥스 기술에 의한 화면 변화를 그대로 따라 가면 실감은 확실히 나지만,

어지럽기 짝이 없습니다.

구부러진 길, 계곡, 능선, 사면, 봉우리들을 휩쓸어 오듯이 앞으로 끌어 오면

내 몸이 거기에 실려 있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에베레스트 등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고 헬리콥터를 따라

전개되는 높은 데서 보는 히말라야 모습을 따라 가는 건 정말 색다른 경험

이었습니다.


촬영을 맡았던 일본 여성의 시각과 기술에 정말 감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밑에서 위,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펼쳐 지는 히말라야가 일종의 무서움 같은 것을 주더군요.

영화에 불과 한데도.....

꼭 산이 살아 있는 느낌을 주는, 그런 촬영술 이었습니다.

등정에 필요한 짐의 무게가 30 톤이나 될 정도에 대부분은 먹을 것 이랍니다.

이것은 산의 생리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랍니다.

고산 기후에 적응 하기 위해 약 50일을 캠프에서 생활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거나 고산병에 걸려 큰 고생을 하게 됩니다.


폭 120 미터에 이르는 높은 계곡의 얼어 붙은 강,

지구 끝에 이른다는 깊이를 알 수 없는 크레바스,

그 곳을 사다리 놓고 서서 건너는 모습,

여기에선 앉아서 엉금 엉금 기어 가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무시무시 합니다.


까마득한 빙벽을 오르는 저 힘들......

길이가 얼마나 될지도 모를 고드름 덩어리들......

번쩍이는 얼음 능선 위로 떠 오르는 파아란 달.....

태양의 여덟 줄기 빛살.......

에베레스트를 에베레스트 답게 하는 빛 입니다.


그리고 천지를 무너뜨린 듯한 눈사태.....

그 투명한 하늘과 하얀 구름들........

에베레스트는 일 년 열두 달 강풍과 눈보라가 몰아 치지만,

5월 한 달만은 조금 약해 지기 때문에 이 때를 놓쳐서는 안 된 답니다.


이 팀의 바로 앞 팀이 좀 서두르다 대원 중의 여덟을 잃는 사고를 당했지요.

이 팀도 바로 정상 밑에서 5 주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일분에 40 회씩의 숨을 헉헉대며, 긴 발자국과 푹푹 들어가는 지팡이 자국을

만들며 천천히 한 발 한 발 올라갑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오르는 것인가?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증명하기 위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니 무슨 생각이 들고 있을까?


그러나,

그러나!

마침내

꼭대기!


정복 했다 라고 말하지만, 정복의 의미 자체를 인간이 만들어 놓고

그 행위를 실행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산을 가두어 놓고, 자기가 큰 체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요.

산에 뜻이 있어 제가 받아 들이고 싶은 사람 만을 받아 들였을 뿐.....

산의 뜻에 맞추는 사람 만이 살아남고,

한 구석 높은 자리에 잠깐 서 봤을 뿐인 것을.


잠링이 남긴 것도 앞 선 사람이 남겼던 깃발 옆의 몇 조각 깃발 뿐....

그리고 아버지가 했던 것 처럼 일만 오천 개의 등불을 켜고 또 교훈....


그러나,

그러나!


나도 오르고 싶습니다!

거기서 다른 허무를 발견 한대도 나는 오르고 싶습니다.


올라서 기도하고 노래 부르고 외치고 싶습니다.


아무도 불러 보지 않은,

나 만의 노래를 새로 지어서 부르고 싶습니다.

영혼에서 우러나는 어떠한 기도든지 드리고 싶습니다.

거기서 만의 어떤 외침을....


아아,

그리고 훨훨 날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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